낙원이라는 두 글자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오래도록 태평성대를 누리는 이곳은 아홉 겹의 하늘 중 가장 깊은 곳,
천계의 황궁이 자리하고 있는 월륜천입니다.
천지가 개벽한 이래 오계에는 크고 작은 재난이 닥쳤으나 그 중에서도 신선들이 거주하는 이 천계만큼은 재난을 쉬이 비껴가 자연히 부귀하고 번성하여 만만이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당신, 류시화는 이 천계의 수많은 신선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공덕을 쌓은 자 중 하나로,
거리를 지나다 보면 꼭 누군가는 당신을 알아보고 인사를 올리고는 합니다.
오늘도 보세요,
당신을 알아본 아이 하나가 어머니의 다리 뒤로 숨어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군요.
류시화:(아이와 눈이 마주치자 눈웃음으로 인사를 건넵니다.)
상냥한 사람.
아이는 부끄러워 하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얼굴이나,
안타깝게도 오늘은 아이와 함꼐 놀아 줄 시간이 없습니다.
시화는 오늘 오랜만에 시화의 스승인 남두성군과 만나기로 하였으니까요.
남두성군은 수명의 길고 짧음을 담당하는 신선으로 예로부터 인망이 두텁고 성정이 후덕하여 역시나 많은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평일의 그는 수명을 관리하느라 바쁘니, 이렇게 한번 시간을 내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남두성군과 만나기로 한 주루에 들어서면, 그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진작 연락을 받은 점소이는 당신을 위층의 좌석으로 안내합니다.
탁 트인 시야,
아래에는 [이야기꾼]이 인파의 중심에 서서 설화와 전설을 노래하고,
멀지 않은 탁자에는 오전부터 술에 취한 [술꾼]들이 무언가 속작거리고 있습니다.
속...닥...
류시화:(멱리를 벗어 내리고 스승을 기다리고 있자니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술꾼들의 소리가 먼저 들려옵니다. 뭐라고 하고 있는 걸까요..)
술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듣기 판정입니다!
류시화:(20의 수치야 힘내보렴)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그럼 그렇지..)
어림도 없지
시화는 술꾼들의 어눌한 발음을 애써 구분하고 그들의 대화를 엿듣습니다.
그러나 술에 흠씬 취한 이들의 대화를 알아듣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대화의 내용은...
자네들도... 그, 왜, 그, ... 음, 그거, 들었나?
뭐! ... ... 비난하는 게야?! 썩 말하지 못해?
아, 또 왜들... ..., 무슨 ... ... 그래?
큼, 흐... ... 불가살이 나타났다고 하더군.
그럴 리 있어? 천계에 감히 어떻게... ... 말세로군, 말세야...!
류시화:(...불가살. 알아들은게 이 단어 뿐이라니, 꼬인 발음으로 어찌 저리들 잘만 대화를 나누는지. 취한 이들의 대화는 언제나 신기할 따름입니다. 뭔가 일이 일어난 것 같긴 한데...정말 문제가 된다면 머지 않아 다시 들을 수 있겠죠. 그 전에 직접 알아볼 수도 있고...시선을 아래로 내려 이야기꾼을 구경합니다.)
직접 알아볼 각오까지, 역시 명망이 두터운 신선은 거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화와 같은 신선들이 천계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막아 주니,
이 곳의 사람들에게 이리 웃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겠지요.
이야기꾼은 당신에게 무척 익숙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바로 신수 응룡과 대장군 해묘원의 이야기지요.
과연 만 년이나 흘렀으니 누군가에게 과거는 그저 재밋거리에 불과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군요.
이야기꾼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야기꾼: ...하지만 응룡이 누구던가? 그야말로 견줄 데 없는 신력을 가진 상고의 신수요, 한때 천군의 호령을 맡던 장수 중의 장수.
그가 겹겹이 둘러싼 병사들을 향해 한차례 팔을 뻗으면 산이 무너지고! 한 차례 꼬리를 뻗으면 호수가 범람하니! 멍하니 선 이들은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설 수가 없었네.
이때, 앞으로 나서 천존의 명을 이행하겠다 한 것이 바로 묘원 장군이었다는 것이지. 용맹한 장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을 들고 맞서 싸우니, 이 전투가 또다시 구백구십 그리고 또 구 년의 세월 동안 지속되었고...
딱! 천 년이 되던 그날에야 두 사람은 승패를 가릴 수 있었으니, 상고 적부터 불패를 자랑하던 신수 응룡에게 일 승이 돌아가고, 용감하기 짝이 없으나 경험이 부족했던 장균 묘원에게 일 패가 돌아감이라.
아아, 안타까워라, 모두가 목숨을 잃은 장군을 기리고 그리워하며 그의 장례를 치르려 하나 이 전투가 어찌나 격렬했는지 그의 사체조차 찾지 못한 병사들은 터덜터덜 빈손으로 월륜천에 돌아오지만, 우리 백성 사이에는 이 존경스러운 장군이 어딘가에 분명히 살아 있어 언젠가 다시 나타나리라는 믿음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일대 미담이 되었다는 말씀일세.
이야기꾼은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처럼 생생하게 장면을 묘사하고
그가 말을 끝마치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옳소, 잘한다, 소리를 내고 손뼉을 칩니다.
정겨운 풍경, 하늘은 높고 땅은 굳어 이전과 동일한데,
님께서는 가 버리고 오직 이야기만 남았군요.
어찌, 그의 얼굴을 떠오려 보시렵니까?
류시화:(이야기꾼의 입으로 모두가 듣고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있다는 것이 현재가 평화로움을 증명해주는 것일 테죠. 누군가에겐 미담으로 남고 누군가에겐 후회로 남는다는 것이....
만 년이 지났으나 그 아이의 얼굴이 잊혀질 리가 없습니다. 옆이 비었으나 다시 제자를 받지 못하는 이유 또한 그것입니다. 살아 있을것이란 믿음을 가진 자들. 그 중에 자신도 있고 싶은 것은, 당연한 바람입니다.)
살아 있을 것이라는 믿음.
그것은 분명히 아주 아름답고, 기쁜 것입니다.
그것이 진실이기만 하다면요.
그리운 제자의 얼굴을 떠올린 시화, 이성 판정입니다.
류시화: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당신이 저들의 이야기를 듣고 골몰하던 그때,
남두성군이 어느새인가 다가와 맞은편에 자리합니다.
허허 웃는 얼굴, 온화한 목소리.
남두성군의 모습은 시화의 기억과 일치합니다.
이 남두성군은 시화의 사존이나 묘원의 사조로, 박학다식하여 그가 모르는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남두성군:무슨 생각을 그리 하고 있나? 그나저나 오랜만일세.
류시화:(너무 깊게 생각에 잠겨 있던 탓일까요? 조용히 추스리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올립니다.) 사존. 제자가 오신줄 알아차리는 것이 늦었습니다. 잠시 생각을 하다보니...언제나 변함 없으시군요.
남두성군:심려치 말게. 다 늙은 것이 부득불 제자의 인사를 받으려 들 이유가 있겠는가? 다만 낯빛이 좋지 않구만 그려. 요즈음의 소문 탓에 걱정이 많이 되는 모양이지?
류시화:(소문보다는 이미 없는 제자의 탓도 있겠으나, 굳이 털어놓을 이유는 없죠.) 아무래도, 평화가 깨어질 일은 걱정스러울 수밖에요. 소문이 퍼질 정도면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남두성군:(그뿐만은 아님을 모르지는 않으나, 내 그를 언급하여 무엇 하겠습니까.) 허허,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는 곳이 없더군. 화성천에 불가살이 나타났다는 이야기 말이네. 정말인지는 이 스승도 잘 알지 못하네만. 늙어서도 노동에서 벗어날 수가 없구만그려. (이런발언)
남두성군에게 물어보거나, 혹은 화성천, 불가살에 대해 지능 판정으로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류시화: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휴... 타이핑의 굴레
천계의 영역은 아홉 겹의 하늘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 바깥이 일중천, 가장 안쪽이 구중천으로 천존의 궁전과 중요 기관들은 구중천에 세워져 있습니다.
각각의 하늘은 별명이 존재하는데, 일중천이 종동천, 이중천이 경성천, 삼중천이 토성천, 오중천이 화성천, 육중천이 일륜천, 칠중천이 금성천, 팔중천이 수성천, 그리고 구중천이 월륜천으로 불립니다.
한자리에두분두라지에네분세자리에여섯분네자리에여덟분다섯자리에열분까지젖는여기는천계
당연히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경계가 삼엄하여 도력이 강한 신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불가살...
지능 판정 한번 더 돌려 봅시다
류시화: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역시 똑똑합니다
우주의 기운이 시화를 쓰다듬습니다.
이 요괴는 몸집이 작을 때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온순한 동물입니다.
코끼리를 닮은 불가살은 불로만 죽일 수 있습니다. 다만 철을 먹고 사는 요괴라 전시에 불가살이 나타나면 악한 징조로 여기며, 철을 많이 먹을 수록 몸집이 커지고 이성을 잃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천계 외곽은 물론 중간 지역에서까지 불가살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선량한 불가살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스스로 천계에 침입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한 번 지능 판정 해볼까요?
류시화: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ㅇ0ㅇ
류시화:(늙어도 머리는 제법 유연한가봅니다.)
남두성군:이것이,,,연륜,,,이라는,,,것이어,,,^^
잘 생각해 보면,
이전 천계를 노렸던 악신 샤그나 판이 이 불가살과 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남두성군:내 제자가 아주 영특하구만,,,^^
류시화:누구의 제자인데, 늙어도 머리는 제 몫을 해야죠. ^^
남두성군:늙었다고 하지 말어... 내가 슬퍼지니까...
류시화:하지만 젊다고 하기엔 제자의 양심이 찔립니다...(늙었다는 말은 끝내 거두지 않았다.) 불가살이 나타났다는게 사실이면, 그대로 지나칠 일은 아니군요.
남두성군:떼잉쯧 젊은 것이... 그리 팔팔한 나이에는 연인과 마음도 조금 나누고! 그래야지! (구천 년 전 타게한 묘원의 혼이 시화의 새 연인을 저주할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지만 모른척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 가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자네도 힘을 써야 할 순간이 올 것이네. 그리 된다면... 백성들의 안위를 부디 우선으로 여기어 주게나. 내 시화에게는 크게 걱정치 않지만.
내가 참... 잘 가르쳣어...^^
류시화:다 늙어서 연인을 두어 무엇합니까? (연인을 둘 의지가 없음을 표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러기 위해 오래도록 살아있는 것 아닙니까.
남두성군:떼잉쯧 멋진 사랑을 하는 것도 효도이건만.
그놈이 정말 돌아온대도... 고생깨나 하겠어...
한참을 남두성군과 담소를 나눴을까요?
입구에서 주인을 기다리던 당신의 하인이 어쩐 일인지 헐레벌떡 달려옵니다.
두 눈을 크게 뜬 것이 금방이라도 눈알이 쏙 빠져 바닥을 구를 것만 같습니다.
당신은 귓가에 들려오는 말들에 혼을 쏙 빼앗기고 맙니다.
대인! 대인!
장군께서... 묘원 장군께서 살아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장시불상견 長時不相見
오랜 시간 서로를 만나 볼 수 없었으니.
종복이 가져온 놀라운 소식을 듣자마자 남두성군은 시화를 이끌고 천제의 궁전인 자미궁으로 들었습니다.
천궁에서부터 전해진 이야기라고 하니, 늦지 않게 간다면 이 자미궁에서 묘원과 배회할 수 있겠지요.
당신은 어떻던가요?
발걸음을 옮기는 사이,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오래도록 보지 못한 제자의 생환 소식이 놀랍던가요,
혼란스럽던가요,
그도 아니면...
류시화:(묘원의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사존의 뒤를 따라오기만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 말도 못했다는 것이 더 맞겠죠. 그도 그럴 것이, 만 년 입니다. 이야기꾼조차 죽었다 말하는데, 살아 있을 것이라는 몇 안 될 이의 믿음이...자신의 터무니 없는 생각이 정말로 돌아온 것 같아 생각을 쉬이 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게 새하얗게 변해선 다른 생각이 들지를 않습니다. 정말 묘원이 살아돌아온 것이라면 저는...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쉽사리 매듭지어지지 못한 채 길게 늘어질 뿐입니다.)
결국에는 희게 바래 버리는 것. 죽음이란 꼭 그 색을 닮아 있습니다. 장례의 흰 천도, 생명이 꺼진 자리 남는 백골도, 도대체, 도대체 무엇도 떠올릴 수 없는 머릿속까지도.
호위들이 지키고 선 남천문을 지나면 곧 능운전에 도착합니다.
능원전 내부에서 천제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색의 옅은 안개가 둘러싼 천궁,
금색의 빛이 구름 새로 쏟아지고 곳곳에 박힌 금은보석이 눈이 부시는 천궁에.
정말로 당신의 제자가 있을까요?
...실상, 이 능운전이야말로 비극이 시작된 장소가 아니덥니까.
만약 그낭, 묘원이 이곳에서 천제의 명을 받지 않았더라면.
그낭, 누군가 묘원을 대신하여 전장에 나가겠다 말을 꺼냈더라면.
그랬다면...
어전의 호위들은 당신과 남두성군을 확인하고는 낮은 목소리로 묻습니다.
"두 분이 드신다 아뢸까요?"
문이 열리면 높은 천장에서부터 뻗어 오는 붉은 기운이 대전 안을 비추고 있습니다.
봉황의 꽁지깃과 같은 상서로운 붉은색이 전 내를 수놓고,
고개를 조아린 채 중앙의 천제를 향해 선 이들은 숨소리 하나 내지 않습니다.
높기만 한 천제의 좌.
그 아래 무릎을 꿇고 있는 이의 등이,
어쩐지 친숙하기만 합니다.
살짝 뒤를 돌아보는 고개.
눈과 눈이 마주치고 오래도록 떨어지지 않습니다.
풀로 붙인 듯 끈끈하게 시선이 엮이는 동안에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일 초가 한 세월인 양, 쉽게 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묘원 또한 같습니다.
천제:오셨는가, 시화, 남두성군.
천존이 고개를 살짝 들고 내려다봅니다.
곧 그는 다시 말을 이으며 묘원에게 줄 상벌을 정합니다.
천제:해묘원은 천계의 장군으로써 응룡을 상대하는 중요한 전투에서 패배하였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미담을 낳고 병사들의 사기를 올렸으니 공으로 실수를 덮었다 할 수 있다.
이에 몸을 추스룰 수 있도록 삼십 년의 휴가를 주고 금실로 짠 비단 열 포, 마노옥 한 쌍, 산삼 열 상자, 봉황 깃 피풍의 하나, 달 토끼의 수정과 다섯 통과 선단 스물다섯 알을 상으로 내리니, 장군 묘원은 명을 받잡고 이루에도 천계의 안정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묘원은 담담한 얼굴로 천제의 명을 받듭니다.
그의 얼굴에는 감정이 희박하여 속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곧 천제가 조회를 해산시키면,
묘원은 그제야 몸을 일으키고 당신과 남두성군을 향해 다가옵니다.
소중한 제자의 전사 소식을 듣고 뒤척이며 잠 못 들던 무수한 밤,
그날들이 무색하게도 이렇게나... 여전한 모습으로.
해묘원:...돌아왔습니다, 시화.
받은 것이 많으니, 불초 제자, 사존께 옷이라도 한 벌 지어 바쳐야 하겠군요. (우스갯소리를 하듯 읊습니다. 여상하게도.)
류시화:.....(입은 떨어지지 않으나 시선만큼은 상대에게 붙박힌 채, 가만히 서 있기만 하다 그제서야 걸음을 뗍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손을 뻗어 그의 뺨을 만져보면, 온갖 불안을 순식간에 날릴 정도로 닿아오는 온기에 그제야 숨이 터져나옵니다.)
....남들 앞에선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 하지 않았더냐. 옷 한 벌로는 한참 부족하다.
해묘원:(볼에 닿는 따스한 감촉에 눈을 감고, 닿아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기울입니다. 나를 걱정하였을까요? 당신 역시 애달파 잠 못 이룰 만큼, 나를 그리워하였을까요? 감히 바라지 않는 마음이나, 이 순간 이 감촉이 기껍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제자, 예가 부족하다 여기신다면 혼내키어 다시 가르쳐 주시지요. 어찌 하셔도 좋습니다. 옷 한벌이 부족하시다면, 그리하시다면 속절없이 이 한 몸을 스승께 바치면 만족하시겠나이까.
남두성군:(뗴잉쯧)
(나는... 갈란다...) 좋은,,,시간,,보내게나,,,^^
류시화:(제자만 바라보다 사존에게 제대로 된 인사도 못 올렸습니다. 마찬가지로 불초 제자가 되어버림....나중에라도 제대로 다시 찾아봬야겠어요.) ....되었다, 그 일이 있었는데도 어찌 네 한 몸 소중한 줄을 몰라...(이제서야 비로소,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이 누구인지 실감이 나는 듯 합니다.) ...그래, 정말...정말 너구나. 돌아왔으면 되었다. 그거면 돼.
해묘원:(저를 두고 어딜 신경써요 사존 ㅍㅅㅍ)
온전히 스스로 바라마지않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시화, 당신보다도 제가요. (어쩐지 만족한 듯한 어투에, 기쁘면서도 조바심이 들어 볼에 얹힌 손 위에 제 손을 겹칩니다.) 되기는 무엇이 되었습니까. 일만 년만의 재회에, 이 제자와 더 시간을 보내 주시지 않으시고요. 그래, 의원이라도 함께 들러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사존, 이 제자 사존께서 안아 지탱해 주시지 않으시면 홀로 갈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욜라 멀쩡해 보이면서 안겨들어요)
류시화:아니, 멀쩡해 보이는데 무슨..(멀쩡해보이는 모습을 보았음에도 안겨오는 몸을 조금 놀란 채 받아냅니다. 평소때였다면 나잇값을 하라는 둥의 소리를 했겠지만..지금은 한가득 느껴지는 따스함을 좀 더 느끼고 싶을 따름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꿈결 같은 걸요. 안은 등을 두어번 쓸어줍니다.) ...대장군이 생환했다 들었는데 내 앞에 있는 이는 여전히 어리광이나 부리는구나.
해묘원:그리하여, 싫으십니까? 이 제자를 내치고 싶어지셨나요? 무어, 파문에 주신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좋습니다. 그럼 더 이상. 제자가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사존이라 부르지 아니하고, 어린아이같이 비치지 않으며, 한 명의 사내로 바라보아 주시렵니까? (안기었으나, 안기었다기엔 끌아안고 있는 모양새이군요. 괜시리 웃음이 납니다. 지금 당장은 몰라 준다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리 함께 있을 수 있으니까요.)
류시화:...그래, 그리 입을 놀리는 것을 보아하니 너는 진정 해묘원이 맞다. (사내로 본다니, 너무 오랜만에 죽은줄 알았던 이를 다시 만나 모든 것이 생경해 그런 것일까요. 괜히 이유 모를 헛기침을 한 번 합니다. 몸을 조금 뒤로 물린 뒤 그의 얼굴을 다시 보며 뒤늦게나마 살펴봅니다.) ..겉으로 보기엔 크게 상하지 않았구나. 일단 이렇게 서 있지 말고 돌아가자.
해묘원:(귀 기울여 듣지 않으실 줄이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서럽습니다. 시화, 당신만을 그리며 아흔 온에 아흔 아홉 해를 싸우고, 또 구천 년을 돌아 이 곳에 섰겄만. 눈을 꾹 감습니다. 어쩌면 다행이겠지요, 만일 당신도 진정 나를 은애하였다면 안온한 나날을 보낼 수 없었을 테니. 이것은 잘 된 일입니다. 진실로요.) 매정하십니다. 제자가 이리 아프다 고하는데.
(힝입니다)
능운전을 나서면 곧게 뻗은 대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래로 흐르는 맑은 강물이 구름 사이를 걸치고 그 위에는 둥근 다ㅣ가 놓여 있습니다.
둥근... 다리가...
난간 위 유리 등은 안에 담긴 불꽃이 일렁일 때마다 오채를 내뿜고,
금갑을 착용한 시위들은 한치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꽃이 피고 지는 데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하는데,
자미궁에 심긴 초목들은 계절을 타지 않아 섭리를 거스릅니다.
이토록 완벽한 궁궐을, 변하지 않는 풍경을 지키기 위해 묘원이 오래도록 고통받은 것이겠지요.
두 사람이 함께 찾아오자, 소문난 명의, 보생대제는 픽 웃음을 짓고서 묘원을 자리에 앉히고 맥을 짚습니다.
천궁의 신선들이야 이처럼 몸이 상하는 일이 적으니 이만한 환자도 오랜만이겠지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진작 결론을 내렸어야 할 텐데,
묘원의 몸을 살피던 보생대제의 얼굴이 굳어집니다.
보생대제:해묘원, 자네 대체 얼마나 몸이 상한겐가?
원기가 상했군, 과연 응룡의 수완이 보통이 아니군 그래...
해묘원:(아프다구 햇자나요...)
류시화:많이 상했습니까? (정말 상했다 하니 이쪽이 제일 심각해짐..)
보생대제:응룡이 당최 어떤 술수를 썼는지 알 수가 없구만. 물론 대장군씩이나 되는 이가 당장에 쓰러지지야 않겠지만 오래 둔다면 큰 해가 될 것이네.
해묘원:(이때다 싶어 사존한테 기대요)(역시나 욜라 멀쩡해 보임)
류시화:....(정말 걱정이 되기 시작하니 멀쩡한 모습으로 기대와도 부축하며 받아줌)
심리학 판정, 한번 해 볼까요?
류시화: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39
판정결과:
실패
10의 기적
아이고
류시화:(될리가 없죠)
해묘원:(좋다 거기 의원 더해봐)
보생대제:이 원기라는 것이 원래는 회복하기 어렵지만...
천계가 어떤 곳인가?
약재를 하나 구해 온다면 이 보생대제가 노력해 볼 수도 있음이야.
해묘원:(째려봐요... 지금 딱 좋았는데)
류시화:(겨우 돌아온 제자가 이대로 쓰러지도록 둘 순 없는 노릇이죠. 그 말에 바로 보생대제를 바라봅니다.) 어떤 약재입니까?
삶과 죽음에 연연하지 않기로 유명한 보생대제이지만, 분명 그 역시 묘원이 전장에서 고생한 일을 들어 신경을 써 주려는 것이겠지요.
말을 듣자 하니, 보생대제는 상고시대 삼대 고수로 알려졌던 자향도임으로부터 만병을 치유하고 선인이 먹으면 원기를 채울 수 있다고 알려진 감로수의 제작 방법을 배운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 감로수의 재료가 하나같이 귀한 물건뿐이라, 보생대제는 이 감로수를 세 방울 만들기 위해 무수하게 많은 약재를 소모하였으나 마지막 재료인 반도를 구하지 못하였습니다.
보생대제:마침 묘원은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니, 자네, 시화가 서왕모께 반도를 얻어 온다면 내 감로수를 완성하여 한 방울을 시화에게 내어 주도록 하겠네.
아무리 원기가 상했다고는 하지만, 신선에게 주어진 세월은 깁니다.
오늘 당장 감로수를 완성하지 않더라도 묘원 쯤 된다면 다른 방법으로 원기를 회복할 수도 있겠지요.
게다가 서왕모가 누구입니까?
서령성모 서왕모는 죽음과 혼인을 동시에 맡은 여신으로 그리 쉽게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더욱이 반도는 원래도 약효가 뛰어난 과실로 한 알 한 알이 귀중한 가치를 지녀 구하기가 어려울 테지요.
삼천 년에 한 번 과실이 열린다는 선도는 토지를 가리는지라 서왕모조차 많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 선도 한 알이면 묘원의 몸을 회복할 수 있다 이 말이지요...
보생대제:어찌하겠는가?
해묘원:(사존한테 이상한 거 시키지 마...)
류시화:(만 년만에 살아돌아온 제자인데,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구해오겠습니다.
해묘원:...가실 것이라면 함께 가지요. 이 제자를 홀로 두실 셈은 아니시겠지요, 네? 시화. (택도없이 올려다봐요)
류시화:(따라오겠다는 말에 묘원을 봅니다.) 원기가 크게 상했다는데 쉬어야지.
해묘원:싫습니다. 다, 다 거짓입니다. 조금 전에도 멀쩡해 보인다 이르시지 않으셨습니까. (흰 소맷자락을 다급히 채어 붙잡습니다.)
저를 데려가지 않으신다면...
힝입니다
데려가지 않으려면 근력, 민첩이나 대인관계 판정으로 떼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류시화:.....(지금만큼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나잇값 좀 하거라! (하지만 옛날에도 그러했듯, 자신이 언제 이 제자를 제대로 이겨본 적이 있긴 했던가요.) ...그래, 같이 가자. 같이 가면 될 것 아니냐, 이제 진정하거라. (일찌감치 판정 포기)
산 세월이 얼만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해묘원:(꾸중을 들었으나 기쁜 기색입니다. 기다려왔다는 듯 쏜살같이 몸을 일으켜 채비를 합니다.) 언제는 어린아이 같으시다 해 놓으시고서는요. 뭐, 아무래도 좋습니다. 저는 역시 시화와 함께 하는 것이 좋아요.
마음을 둔 이의 곁에서라면, 그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 거리낌이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어, 시화는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은.
곤륜산으로 가려면... 정신력 판정입니다!
류시화: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화는 익숙하게 발끝에 도력을 모아 구름을 응집시키고 그 위에 몸을 싣습니다.
가볍게 부는 바람이 시화의 뺨을 간지럽히고,
월륜천은 물론 천계의 곳곳을 메운 국화꽃 향기 사이를 가르면 머지않아 곤륜산에 세워진 서왕모의 거처에 도착합니다.
해묘원:(이몸, 등장)
함께 구름에 오른 묘원은 등 뒤에서 단단히 당신에게 몸을 붙입니다.
류시화:(이녀석은 대체 언제쯤..나잇값을 할런지.)(그러면서도 굳이 막지는 않는 이런 행동..)
해묘원:(진정 나잇값을 하여 저를 부담스레 여기실 바에야 아이인 척 어리광이라도 부리는 것이 이익이지요.)
류시화:..내가 방심하다 제자의 앞에서 실수를 저질렀구나. (팔에 생긴 상처를 잠시 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둡니다.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요.)
해묘원:(짧게 한숨을 내쉬고, 제 오른 소매를 조금 찢어 상처가 난 당신의 팔에 감습니다. 아프지는 않게, 그러나 단단히 팔을 붙잡은 손은 쉬이 놓아줄 듯 보이지 않습니다.) 제게는 이깟 것보다도 시화의 안녕이 중요합니다.
류시화:...(죽다 살아 돌아와서는 원기가 크게 상한 와중에도 자신을 걱정하다니, 때때로 자신은 묘원이 보내오는 이유 모를 깊은 애정에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요.) 그렇게까지 중한 상처는 아니다. 그리고 그리 말하지 말아, 나에게는 너의 안위 또한 더없이 중요하단다.
해묘원:예, 그리 여겨주실 듯하여 이리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제게는, 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온통 흰 데에 검은 천이 감겨있는 것이, 어울리지는 않으십니다. 당신께는 늘 환한 것이 따르니, 어찌 이 같은 제자를 두셨는지. (그리고 어찌 이 같은 불손한 마음을.) ...그런데, 본디 흰 옷을 좋아하셨던가?
류시화:항상 같기만 하면 무엇이 좋겠느냐. (확실히, 그와 함께 있을 땐 흰 옷은 잘 입지 않았었죠. 하지만 살아돌아온 이 앞에서 너를 기리며 흰 옷만 입었다 하고 싶진 않아요.) ..어쩌다보니, 흰 옷을 입었을 때에 네가 돌아왔구나.
해묘원:(진실로 다른 마음을 아시는 것도 아닐 텐데. 자신을 긍정하는 그의 음성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누그러들고 맙니다.) 그렇지요? 당신께 주어진 그 무엇과도 같지 않으며, 같아지지 않을 이 제자가 어찌 조금 기꺼우시다 이해하여도 좋습니까? ...아, 이리 가만 두었다가는 때려눕힌 저 치가 사라지겠습니다. 꼬리를 취하시지요.
류시화:음? 기껍지 않을 이유는 또 무엇이더냐? (이매에게 다가가 꼬리를 베어냅니다. 이것으로 반도를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팔에 난 상처는 이미 잊은지 오래입니다.)
꼬리를 베어내어 돌아오면...
해묘원:
건강
기준치:
65/32/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뭐야 완전 건강하잖아
잠깐 눈을 뗀 사이, 묘원은 주변의 나무에 기대 숨을 몰아쉽니다.
아까의 전투에서 상처를 입거나... 품고 온 것이 무리가 되기라도 한 모양이지요?
잠시 이곳에서 길을 쉬어 가며 그를 돌봐도 좋겠습니다.
류시화:(나무에 기대 있는 묘원에게 서둘러 돌아갑니다.) 괜찮으냐? 역시 무리하였던 것이지, 상처도 입었으니...(표정에 드러나는 걱정을 숨기지 못합니다. 괜히 자신이 헤매어 묘원도 검을 들게 만들었으니까요.)
해묘원:아무렇지도 않다고 답하면, 기대 앉게 허락해주지는 않으실 텝니까? (시선 한 자락을 받고자 어리광을 피워 온 것이 오늘에도 수 번이지만, 역시 진실로 고통을 고하는 것은 싫습니다. 그러니 되려 혼날 만한 이야기를 입에 덮고 마는 것이겠지요.) 그럼 어린 제게 그리해 주셨던 것처럼, 무릎이라도 빌려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류시화:......그래. (잠깐 당신을 말없이 보는가 싶더니 순순히 응하며 당신을 잡아 앉히고는 그 옆에 앉아 제 허벅지를 두어번 두드립니다.) 눕거라.
해묘원:매정치 못하셔라. (눈을 감고, 당신의 무릎게 제 머리를 뉘입니다.) 누군들 이리 다정히 구시니, 이 제자 지난 만 년간 불안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었지 뭡니까. ...혹, 그새 혼인을 하셨다거나, 그리하지는 않으셨겠지요...
류시화:...(순순히 그런 적 없다고 하려다가, 말을 바꿔보기로 합니다. 누운 그의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 넘겨주며 답해요.) 눈치가 제법 빠르구나. 작은 아이가 너처럼 내 무릎에 눕는 것을 아주 좋아한단다.
해묘원:... 그리하여, 지금 아이가 있으시다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까? (옅게 미소가 베어있던 입가가 굳어집니다. 눈을 뜨고 당신의 얼굴을 가만 들여다 보아요.)
류시화:(생각했던 것보다 제법 굳어있는 얼굴에 그렇게 충격을 먹을 일인가도 싶습니다. 잠시 그 시선을 마주했다가 눈꼬리를 접어내리며 웃습니다.) 그렇게까지 굳을 일이더냐? 당연 농이지. 다 늙어서 혼인이라니 부인 되는 이가 불쌍하지 않겠느냐.
내 무릎을 베고 눕는 아이는 예나 지금이나 너밖에 없다. 아이라기엔 너무 장성했지만...
해묘원:(늙지도, 부족하지도 않다고 말할까 하다가 그저 입을 다뭅니다. 무슨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분명 그 옆에 아무도 서지 않았음에 기뻐해야 하는데도,) 사존께서도 사모의 감정이란 것을 아시는가 하였더니... 역시 아니었나 봅니다. (진실이었다면, 감히 입을 맞추고 파문이나 당해 볼까 하였는데. 자꾸만 그 옆의 빈자리가 눈에 들어오니, 또 자꾸만 헛된 희망이 깃들어서.) 그래도 언젠가는 반려를 들이셔야지요. 기왕이면 시화와는 달리 성격이 무르지 않아 뭇 사람들에게 만만히 비치지 아니하고, 당신을 위해 암만 긴 시간이라도 기다릴 수 있는 이가 좋겠습니다.
류시화:(당신의 말에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어째, 내 사존이 하셨던 말씀과 비슷한 말을 하는구나. 네 말마따나 나는 타고난 성격이 무른지라 만만히 비칠 법한 사람인데, 누가 나를 위해 긴 시간을 기다려준다니 모순되지 않더냐?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한 것인지 대충 생각해보다가 당신의 이마를 약하게 손가락으로 누릅니다.) 그렇게 따지면 나보단 네가 더 빨리 반려를 들여야지.
해묘원:사존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는 듯 하시다가도, 정작 중요한 것을 모르십니다. 그리하여 기다리고, 안간힘을 쓰고, 모든 것을 쏟아부을 만큼이나 간절해지는 것이, 그것이 진정 연모의 마음인 것을요... (이마를 누르는 손길에 작게 미간을 찌푸리다가, 이어지는 이야기에 헛웃음짓습니다.) 되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다음 생까지는 기다려야 할 듯 싶군요.
(손을 위로 뻗어 멱리 자락을 아래로 살며시 당깁니다. 자연히 가까워진 얼굴에, 나지막이 이릅니다.) 경애합니다, 사존. (경敬에 애愛를 감추고, 신체의 고통에 마음의 그것을 감추고. 이도 나쁘지 않을지 모릅니다. 나는 이런 당신을 알고도 사랑에 빠지었으니, 어찌 보면 이것은 온전히 나의 죄입니다.)
아니, 이리 된 김에, 반려는 들이지 말고 살아가시지요. 역시 시화의 옆에 서게 될 이가 가엾습니다. 여기, 사존을 빼앗겨 패악질을 할 아주 성격 나쁜 아들놈이 하나가 있으니 말입니다. (뉘인 몸을 일으킵니다.) 돌아가요, 사존.
묘원은 여상치 않은 표정을 하고 당신의 소맷자락을 이끌어 보챕니다.
그 손길을 따라 서왕모에게로 돌아가면 호쾌한 웃음과 함께 반도 두 개를 내어줍니다.
반도를 얻는 데 성공한 두 사람은 천궁으로 귀환합니다.
천계의 궁궐은 밤을, 달을 몰라 여전히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보생대제는 마침 대문 앞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탐스러운 분홍색의 복숭아를 받아 든 보생대제는 무언가 담긴 호리병을 두고 그 자리에서 정신을 집중하니,
곧 옅은 구름이 주변에서 몽글몽글 피어납니다.
보생대제:자, 되었네! 그나저나, 둘이나 얻어 올 줄은 몰랐군.
그 엄격하신 모심께서 자네들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야! 그렇다면 남은 반도 하나는 이 보생대제가 가지고 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또 약을 만들어 주어도 되겠는가?
류시화:운이 좋았습니다. (보생대제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응당 그리 쓰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두 알이나 얻어온 보람이 있군요.
남은 반도 한 알을 모두 내어주고 나면, 보생대제는 감로수가 든 병을 건네줍니다.
묘원은 감로수가 담긴 병을 깨끗이 비웁니다.
이전보다 안색이 확실히 나아진 것을 보아하니 과연 보생대제의 의술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한시름 놓았던가, 싶은 그때.
해묘원, 천존의 명으로 당신을 체포하겠습니다.
갑자기 한 대열의 군인이 몰려와 세 사람을 둘러쌉니다.
층층이 목을 겨누는 창끝이 예리합니다.
묘원은 그들의 말에 반박도 하지 않고 눈을 지긋이 감았다 뜰 뿐입니다.
하지만, 체포라니요?
이제 돌아온 사람이 아니덥니까?
이 짧은 시간 동안 묘원이 무슨 잘못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묘원의 무리를 둘러싼 천군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묘원을 보고 있습니다.
말을 건네 보려면, 대인 기능 판정입니다.
류시화:
말재주
기준치:
65/32/13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무슨..무슨 말입니까? 체포라니요?
천군의 사내: 천제 본인께서 명하신 일입니다. 아직 죄가 확정되지 않아 당장은 감옥에 가두라 명했을 뿐이지만 만일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해묘원은 축생도에 떨어지고 다시는 등선할 수 없는 형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보생대제:혹 이 자의 죄목을 모르십니까?
아이고오
천군의 사내: 혹 이 자의 죄목을 모르십니까?
류시화:..모릅니다. 죄목이라니,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입니까?
천군의 사내: 이 자는 현재 반역을 일으키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천제께서 내리신 하사품을 두러 온 시종 하나가 해묘원의 집에서 마계의 흔적을 찾았다고 하더군요. 군사를 이끄는 이가 마계에 방문하고도 그 행적을 천계에 알리지 않았으니 의심을 사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심지어 근래에는 천계까지 요괴들이 침입하고 있어 마계와 관련된 일에는 더욱 민감합니다. 아무리 시화 공이라 하여도 이 체포를 막으실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묘원은 천군의 호된 꾸짖음에도, 추포의 명령에도, 그리고 시화의 물음에도 묵묵부답하여 서 있을 뿐입니다.
잠깐 시화를 돌아보던 묘원은 희미하게 웃으며 겨우 한 마디를 토해 냅니다.
해묘원:제가 어찌 사존을 해치는 일을 하겠습니까. 부디 안심하시길. 명이라 하니 이 제자는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순종적인 태도로, 묘원은 발버둥치지 않고 유유히 호위들을 따라 걸음을 옮깁니다.
궁궐의 깊숙한 지하 감옥으로...
이제 겨우 상처를 치료했는데, 차갑고 습한 감옥에서 다시 고생을 한다면 그의 원신에 무리가 가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무래도 [천제]에게 직접 찾아가 정에 호소하거나, 그도 아니면 [묘원의 장군부]로 가 묘원의 결백을 밝히어 줄 증거를 찾아내야겠습니다.
류시화:....(혼란과 걱정이 담긴 눈으로 멀어져가는 묘원을 바라보다가 묘원의 장군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장군부의 입구에는 천제가 파견한 시위들이 그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검은 담장 위로 뻗은 은행나무 가지에는 노란 물이 들어있습니다.
스치는 바람, 섞여 든 국화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지나갑니다.
이 저택은 묘원이 장군의 직함을 받을 때에 천제가 묘원에게 내린 상이기도 합니다.
장군부는 속세의 부귀영화를 추구하지 않아 단촐한 모습입니다.
이전에도 묘원은 종종 시화를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하고는 했으므로, 장군부는 시화에게는 익숙한 장소입니다.
현재, 주인과 함께 화를 입은 장군부의 시종들은 모두 연금되어 찾아볼 수 없고, 빈 건물만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아무래도 시위들을 제압하거나 교란하여 내부로 진입해야 할 것 같군요.
다양한 판정으로 닌자해봅시다!
류시화:(몰래 숨어드는 것을 민첩으로 시도해보아도 될까요? 수치를 보면 흐린눈이 되지만서도..)
시도해봅시다!
류시화: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왜 두번이나)
어라
두번째가 성공햇으니... 성공한 걸로 치죠
류시화:(보이지 않는 우주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시화는 민첩한 몸놀림으로 시위들 몰래 장군부 내로 들어갑니다.
오래 머무를수록 들킬 위험이 높으니 잡다한 시설들은 제쳐 두고
[서재], [침실]이나 [창고]와 같은 장소들을 우선 둘러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류시화:(서재로 먼저 들어섭니다!)
어두운 색의 원목으로 꾸며진 서재는 차분하고도 정갈한 인상을 풍깁니다.
서재는 묘원이 부에서 업무를 보는 장소로, 장군의 이름에 걸맞게 벽에는 여러 장의 지도가 걸려 있습니다.
꽂이에 꽂힌 [붓]은 오래도록 주인이 자리를 비웠음에도 털끝이 갈라지지 않았으며,
[서가]에는 병서가 한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탁상] 위에는 간단한 서신 하나 놓여 있지 않습니다.
류시화:(탁상 위를 먼저 살펴봅니다.)
관찰력 판정 해봅시다!
류시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묘원의 책상은 그의 지위를 생각하더라도 지나치게 무거운 목재를 사용한 감이 있습니다.
이렇게 두꺼운 나무판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상한 생각이 들어 책상을 들어 올리려고 하자 상판이 들리며 숨겨진 공간이 드러납니다.
비어있는 틈 사이에 목간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목간을 살피니 이는 천계의 후장군인 흑갑장군이 묘원에게 보낸 서신으로 보입니다.
서신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화는 수백 년 전 흑갑장군의 하나뿐인 딸이 화친을 명목으로 귀계의 왕에게 시집간 일을 떠올립니다.
이후 흑갑장군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지만 그를 잘 아는 이라면 그가 그 일로 우울해한다는 것을 모를 수 없겠지요.
설마 흑갑장군과 묘원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걸까요?
류시화:.....(서신을 읽고 미간을 찌푸립니다. 억울한 일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서신을...두고 가야 하나요? 챙길 수는 없는건가요?)
챙겨도 좋습니다. 서신을 챙길까요?
류시화:(서신을 챙깁니다!)
시화는 서신을 챙겼습니다!
류시화:(서가...를 살펴보려다 걸려있는 붓을 봅니다.)
관찰 판정 해봅시다!
류시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꽂이에 꽂혀 있는 붓은 모두 손때 묻은 물건들로, 그 질은 훌륭할지 모르나 오래 사용한 낡은 것들뿐입니다.
대부분의 붓은 바짝 마른 상태이나, 손으로 만져 보니 그중 하나의 속이 덜 마른 상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
시화가 알기로는 어제오늘 사이에 장군부에 들리지 못했으니, 분명 묘원이 아닌 사람이 중간에 붓을 사용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류시화:(서가를 살펴봅니다.)
관찰 판정~!
류시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까는 노안이더니 어째 묘원이 얽혀있는 일엔...)
눈에 띄는 서간은 단공삼십육계, 논어 등입니다.
또 살펴본다면 다른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류시화:(다른 것이 있나 더 살펴보기로 합니다.)
서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결보선법이라는 책을 발견합니다.
류시화:(결계술...)
결계술...
서가에서 더 찾을 것은 없어 보입니다.
류시화:(서재에서 나와 침실로 들어가봅니다.)
묘원의 침실은 시화의 기억과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검은 색의 이불은 천궁에서는 찾을 수 없는 밤 구름을 씌운 듯하고, 주인이 오래 떠났음에도 화병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화꽃] 향기가 코를 찌릅니다.
[침상] 위에는 무엇을 담았을지 모를 상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분명 집사가 곧 집에 돌아올 장군, 묘원을 위하여 새로 단장을 해 두었겠지요.
그가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류시화:(방에 들어서자 코끝에 걸리는 꽃향기에 국화꽃을 봅니다.)
교육 또는 자연 판정 해봅시다
류시화: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와우
한 손에 다 들어오지 않을 만큼 머리가 큰 송이송이 국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국화는 전부 보라색의 꽃을 피우는 품종입니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정치를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작은 상징에도 눈을 들이는 법입니다.
하필이면 황족만 사용할 수 있다는 자색.
하필이면 반란을 상징하는 국화라니요.
...만일 묘원이 정말로 반역을 도모하고 있다면, 어째서 이렇게까지 그 계획을 드러내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류시화:(그 아이가 진심으로 반역을 도모하고 있었다면, 이렇게 허술하게 내놓지는 않을 텐데. 아니라면 드러내는 것에 다른 의미라도 있는 것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침대에 놓인 상자를 봅니다.)
의미가 있다면 어떤 의미가?
그는 늘 알 수 없는 사람이었으니, 그 마음 속을 헤아려 보는 것은 아득한 일입니다.
그 스스로가 아닐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겠지요.
관찰 판정입니다!
류시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침상의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비단 장포가 고이 접혀 있습니다.
상자의 안쪽에는 '흑갑'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아마도 평시 묘원과 사이가 좋은 흑갑장군이 묘원의 귀환을 축하하며 보낸 선물일 것입니다.
...어라?
옷을 살피던 당신은 경악하고 맙니다.
옷감을 뒤집은 자리에 짤막한 글귀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류시화:(너무나도 명백한 뜻이 담긴 글귀에 잠시 멈칫하고야 맙니다. 대체 그가 없던 만 년동안 무슨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다른 곳을 더 살펴보도록 해요. 이렇게나... 이렇게나 명백한 것은 도리어 거짓이라고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류시화:(흑갑장군과 오히려 사이가 안 좋아지기라도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침실에서 나와 창고로 들어가봅니다.)
창고는 여러 칸으로 나뉘어 무기들을 보관하는 무기고, 곡식을 보관하는 곡창, 그리고 그외 잡동사니를 보관하는 장소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창고 깊숙한 곳에는 유독 깨끗이 청소된 진열대가 눈에 띕니다.
진열대에 올려진 물건들은 하나같이 오래되어 색이 바래 있습니다.
하지만 시화는 묘원이 어째서 이 물건들을 애지중지 보관하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묘원에게 처음으로 사 주었던 신발 한 쪽,
처음 검을 가르칠 때 쥐여 줬던 목검,
하다못해 당신이 주석을 남긴 첫 번째 시험지까지 작은 추억 모두가 이곳에 모여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괄목할 만한 물건은 묘원의 일기로,
일기는 만 년 전 묘원이 출병하기 전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류시화:......(대문 앞에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였다는 글귀에서 시선이 잠시 멈춰 섭니다. 그가 이렇게, 자신의 안위보다 나를 위하는 것을 중시할 때마다 나는...
오늘 보았던 묘원이 괜히 눈에 밟히는 듯 합니다. 만 년을 잃은 줄 알았다가 겨우 다시 만났건만, 사존이 되어서 다시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기만 하였다는 것이 참으로 무력하다고밖엔 할 수 없습니다.)
늘 홀로 다가오고 홀로 물러서며,
당신에게 헌신하는 그 제자가.
이리 장군부를 살피고 나면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소 과격한 면이 있으나, 묘원은 한없이 자랑스러운 제자였습니다.
어디에서든 빠지지 않는 걸물이자 당신께 충효를 다하기도 하였잖아요.
그러나 장군부의 종종 놓인 단서들은 의심을 지워 주기는커녕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적어도 증거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제자가,
감히 병권을 악용하여 천제를 좌를 뒤집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어째서입니까?
단지 이기지 못할 전쟁에 억지로 출정하였기 때문일까요?
정말 반란을 하고자 한다면 어째서 이리도 노골적인 단서를 남겼다는 말입니까?
천계의 장군으로 일하고 있는 자가 어쩌면 이처럼 어리석다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믿기 어렵습니다.
혼란스러워 하고 있자면, 그 때에,
집사:...드디어 뵙습니다, 시화.
적막을 깬 사람은 묘원의 관저를 총괄하고 있는 집사입니다.
이 집사는 묘원과 함께한 세월이 길고 충직하여 언제나 그의 신임을 받아 왔습니다.
류시화:...! (익숙한 얼굴을 보게 되자 급히 집사에게 다가갑니다. 그는 연금되었던게 아니었던건가요?) 무사하셨군요, 이곳에서 일하던 이들은 전부 연금된 줄 알았는데...
집사:장군께서 천제의 행동을 예측하신 덕에 군사들의 눈을 피해 이 곳에 숨어있을 수 있었지요.
물으시는 것은 무엇이든 답해 드리라는 명을 받아 이곳에 있습니다.
류시화:(무엇이든...) ..전부 알고 있던 겁니까? 역모의 혐의로 잡혀갈 것이란걸......그게, 전부 사실인 겁니까?
집사:장군께서는 자신이 추포될 것도, 공께서 그를 위해 이 장군부를 살피실 것도 알고 계셨지요. 전부 사실이느냐... 저도 그 분의 속내를 온전히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이 장군부에 남아 있는 것들이, 적어도 다른 이에 의해 조작된 것은 아닙니다. 흑갑장군과의 연락책이 되었던 것이 다름아닌 이 집사인 것을요.
아는 것이라 하면... 장군께서 마계에 지내다 오신 것은 맞다고 하더군요. 응룡은 천 년이나 자신과 맞서 싸운 장군의 기개를 높게 사 목숨은 빼앗지 않았으나, 자신을 쫓을 수 없도록 마계로 떨어뜨렸다고 하더이다.
류시화:..마계로 떨어트렸다고요.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그래서 만 년동안, 원기가 크게 상한 채 돌아왔던 것일까요.) 혹, 묘원이 흑갑장군과 이런 연락을 하게 된 연유를 압니까? 자신처럼 억울한 일을 겪었을 거라고 적혀 있던데.
집사:그 이유까지는 저도 알지 못하여 송구스럽습니다. 아무래도 속내를 말하지 않으시는 분이다 보니...
제가 아는 것은 말씀드린 것이 전부입니다. 또한... 반드시 자신을 만나러 감옥으로 와 주시기를 부탁하셨지요.
류시화:...알려주어 고맙습니다.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합니다.) 이대로 남아있다가 걸리면 화를 입을 수도 있으니, 몸을 숨겨두세요.
집사:허허, 천계에 이야기가 길이 남을 선인이라 하시더니, 이 몸까지는 신경쓰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장군부를 나선다면... 갈 곳은 천제가 있는 통명전이나, 묘원이 있는 지하 감옥 정도이겠습니다.
다만 당장은 지하 감옥에 들어가 묘원을 만날 것을 허락받지 못하였으니, 그리 하겠다면 또 다양한 시도를 해야겠습니다!
류시화:(길이 남을 선인이면 무엇하나요? 제자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채 이런 모습인 것을요.)
(잠시 고민하다 통명전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리 될 것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니,
정녕 지키지 못한 것일는지.
통명전, 천제는 자신의 대전 내에서 고개를 숙인 채 침묵에 빠져 있습니다.
자미궁의 풍경이야 언제나처럼 찬연하지만, 건물 내부에 맴도는 고압적인 분위기는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이미 한차례 대노하였는지, 천제의 주변에는 깨진 유리 장식이며 자기가 나뒹굽니다.
종복들은 몸을 한껏 움츠린 채, 바닥과 한 몸이 되어 어깨를 떨고 있습니다.
태감이 당신의 도착을 알려 안쪽으로 진입하면,
통명전에는 [천제]뿐 아니라 당신의 스승이자 묘원의 사조인 [남두성군] 역시 당도해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 중에는 [고서] 한 부가 섞여 있습니다.
류시화:(안으로 들어서다 고서를 봅니다.)
모국어 판정 해봅시다!
기본치는 20입니다...
시화는 똑똑하니 적당히 추가하셔도 좋습니다
류시화:
언어(모국어)
기준치:
20/10/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추가했어도 안됐을듯한 수치)
ㅠㅠㅠㅠㅠㅠㅠ
바닥에 펼쳐져 있던 고서는 고대에 쓰이던 문자로, 현재의 문자 체계와 비슷하지만 분명하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이런 문자를 보니 헷갈려 해석이 어려운 곳이 있네요.
책은 지난날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류시화:...(괜히 묘원의 서가에서 보았던 결계술에 대한 것이 떠오르는 고서군요. 안으로 들어서며 사존인 남두성군에게 조용히 다가섭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당신을 본 남두성군은 목소리를 낮추어 천제에게 들리지 않도록 속삭입니다.
남두성군:마침 묘원의 당도 이후 곳곳에서 요괴의 움직임이 보이고, 당사자의 집에서 마계의 물건이 나오니 의심하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자네도 알다시피 요즈음은 결계의 약화로 마계와의 사이가 심상치 않으니...
하지만 나는 진실로 묘원이 마계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지는 않네. 어디, 그가 응룡과의 전투 중에 결계에 금을 남긴 것을 들어 천제는 더욱 의심하고 있는 것 같네만, 그 전투를 명한 것 역시 천제가 아닌가.
류시화:...제자 또한 그리 생각합니다. (작은 목소리로 답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 천제를 자극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되면 묘원에게 더 큰 화가 끼칠 겁니다.
남두성군:그래, 그는 옛적부터 맹목적으로 자네를 따랐으니... (마음은 좀 불순했던 것 같지만) 자네에게 해가 갈 일을 하지야 않았겠지. 그래서 말인데, 내 천제에게 감옥에 내려가 묘원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 두었네. 나보다야 자네가 마음이 더 안좋을 테니 대신 이야기해 보겠는가?
류시화:(마침 감옥으로 묘원을 찾아가기로 했었으니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끄덕입니다.) 배려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사존.
남두성군:(사랑에 장애물이,,, 많구만,,,)
류시화:(남두성군에게 고개를 잠시 숙이며 인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천제에게 다가갑니다.)
천제는 진노한 상태로, 묘원의 스승인 당신에게 그리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대화를 하려면 대인 기능 판정이 필요합니다.
류시화:
말재주
기준치:
65/32/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아)
아
천제:(흥칫뿡)
다른거 돌려봐도... 좋습니다...
류시화:(흥칫뿡.....)
(제대로 된 대화를..포기합니다.)
천제:(흥)
감옥으로... 갈까요?
류시화:(천제를 이런 눈으로 보면 안 되는데 불경한 시선 그만둡시다)
(감옥으로 향합니다.)
제가 어떻게 사존께 누가 되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 이야기했던 묘원의 말이 무색하게도 모든 상황은 묘원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드디어 찾은 지하 감옥, 대기의 밀도가 높고 아직 겨울이 되지 않았는데도 안기가 뼈에 사무칩니다.
출입 자격을 위해 함꼐 들어온 남두성군은 감옥의 좁은 길목에서 멈춰서 당신에게 들어가라 손짓합니다.
더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빛 한 점 들지 않는 독방, 무거운 수갑에 팔을 묶인 묘원은 그 눈만을 형형히 빛내며 다가온 시화를 바라봅니다.
감옥 안은 쥐들의 작은 발소리와 천장의 누수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만이 선명합니다.
한참이나 쉽게 입을 떼지 못하던 묘원은 어렵사리 말을 건넵니다.
해묘원:...분명 전부 보고 오셨겠지요.
실망하셨습니까.
그는 묻습니다.
해묘원:한심하게 여기십니까.
그는 묻습니다.
해묘원:이런 제자가... 부끄러우십니까?
그는 묻습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뜻을 저버리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사람은 분명 묘원이거늘,
그는 이미 배신을 당한 사람처럼 눈시울을 붉히고 있습니다.
해묘원:행여 이렇게 저를 돌아보실까 봐...
언젠가는 저를 이리 돌아보실까 봐.
제가, 희망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이야기합니다.
하여 부러 찾아올 수밖에 없도록 길을 터놓았다고.
묻고 싶은 말이 생기도록 안배하였다고.
그는, 묘원은 대체 무슨 일을 벌일 생각인가요.
류시화:...전부 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요, 지금만큼 속에 담긴 말을 신중히 고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네가 무슨 이유로 그리하였는지 나는 모른다. ..네가 마계에 떨어졌을 만 년동안 나는 이곳에서 안정된 삶을 살았으니, 내가 감히 너에게 이해한다는 말을 건넬 자격이 없어.
...다만 너에게 실망한 적 또한 없다. 한심하게 여긴 적도, 부끄럽게 여긴 적도 없다. 제자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사존이 되어 잘 알지도, 지키지도 못했으니 너에게 죄가 있다면 분명 나에게도 그 책임이 있겠지..
......내가 진심으로 너에게 전할 수 있는 것은, 살아돌아와 주어 기쁘다는 것 뿐이란다.
해묘원:안정된 삶. (비소합니다.) 그리 멍청하게 세상에게 상냥하니, 자꾸만 이리 되는 것이 아닙니까...! (억누른 외침이 비통합니다. 악을 쓰는 몸이 한 차례 요동칩니다.) 다 보고 오신 것이 아니었습니까? 천계의 결계는 흔들리고 있고, 그것을 수복할 수 있는 이를, 그 빌어먹을 자향도인은 청렴하여 흠이 없는 이가 아니면 수복할 수 없게 해 두었다고. 이 천계에, 두터운 명망에 그 선함이 널리 알려져 모두의 존경을 받으며 결계를 다룰 만큼 선력이 있는, 나이가 찬 신선이 누가 있단 말입니까. 사존, 누가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류시화:.....(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었습니다. 불안정해진 결계는 수복해야 하고, 그것을 명 받을 이는.. 잠시 눈을 감다가 뜹니다.) 세상은 원래 누구에게도 상냥하지 않지. 따뜻하기보단 차갑고, 인정이 있기보단 박한 것이 세상이다. 그 안에서 사는 이들 또한 박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을 모르지 않아. ...하지만, 그러니 나라도 상냥해야 하지 않겠느냐. 태생부터 본성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자조하듯 웃습니다.)
..네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안다. 하지만 결계가 깨어진다면, 이런 삶조차 부서져버릴테니...바로잡을 수 있는 힘이 있는데 외면할 수 없지 않겠느냐.
해묘원:늘, 다정하여 무르신 듯 하다가도 이리 정작 중요한 것에 있어서는 매정하시고... 그러니 이 불초 제자는 자꾸만, 원망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 다정을, 차라리 나 같은 밑바닥에게 배풀지 말으셔야 했다고... 아니, 저는 실로 감사해야 함이 옳지요. 이리.... 그대를 구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저 타이를 대상에 그치지 않는 듯 싶습니다. 그래요, 그대의 이런 점이 좋고, 애섧어서... 무엇이든 물어오신다면 제자 된 도리로 답해 드리며, 저 또한 묻고자 하였으나... 이야기는 꺼내기도 전에 좌절되고 말았군요.
사존께서는, 암만 해도 이 묘원을 택해 주시지는 않으실 텐가 봅니다.
아십니까? 저는 이리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제게는 다른 이들이 어떻게 되는 중요치 않아요. 오로지 그대가 무사하기만을 바랍니다. 제가, 제가 처음부터 이리 말씀을 드렸더라도 사존께서는 저를 택해 주시지 않으셨겠지요. 제가 무엇을 한다 해도 사존께서는... 이 미련한 제자는.
이제는 되었습니다. 어차피 상냥하실 테라면, 마지막 한 줄기를 제게 배풀어 주시지요. 시화, 사존. 결국 저는 그대에게 내가 바라는 무엇은 되지 못하고, 아픈 손가락의 제자로 남아야만 하겠다면... 예처럼, 잘 하였다 쓰다듬어 주시렵니까.
어르고 달래 품에 안아 주시렵니까...
류시화:(참으로 모순된 일입니다. 그저 당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건만 당신은 이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작고 어렸던 아이를 품에 안아 데려왔을 때부터 노력해보았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가 봅니다. 그리고 그가 이렇게 부탁할 때, 어렸을 때부터 그랬죠. 자신은 유독 이 아이에겐 더 물렀습니다.)
...네가 그렇게 말하는데 내가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겠느냐. (묶여 있는 그에게 다가갑니다. 그동안 무의식중에 덮어버렸지만, 이젠 그의 말에서 오는 애정이 여타 평범한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를 지금에 와서 답하는 것조차 기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묘원:(당신의 품에 굳어진 고개를 묻습니다. 기실 이것은 다정이 맞아요. 저가 이상하다 이르는 것이 이치에 옳은 줄로 압니다. 고작, 고작 단 한 명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부수어도 좋은 것이.) 역시 그렇지요. 역시, 제게 조금은 무르실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니까.
웅얼이며 답하는 묘원의 얼굴이 파리합니다.
기억합니까, 시화.
작고 거친 손으로 당신의 옷깃을 쥐고 사존, 하며 부르던 그의 어린 시절을...
그러나 세월은 흐르고,
당신에게는 그를 감화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쿵!
분명 단단하게 묘원의 몸을 붙들고 있을 수갑이 맥없이 땅에 떨어져 둔탁한 소리를 냅니다.
희게 웃는 낯,
묘원은 어떤 광기에 사로잡힌 채 앞으로 손을 뻗고,
그의 검지 끝부터 붉은 기운이,
검붉은 마기가 새어 나와 어두운 옥 안을 틈 없이 메웁니다.
"무슨 일입니까...!"
기세 좋게 달려오던 옥졸은 묘원의 손짓 한 번에 무너집니다.
끼익, 늘어지는 소리와 함께 여유롭게 문을 연 묘원은 이제는 다소 무감한 표정으로 당신의 허리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서로의 눈동자가 거울처럼 상대의 모습을 비춥니다.
이다지도 어둡건만, 그의 눈동자 안에 살아 있는 당신의 그림자는 여전히도 밝게 빛납니다.
어쩌면 그래서일까요?
시화, 당신이 지독하게도 아름다운 광망이었기에,
묘원은 깊게 빠져들어 당신의 그림자를 자처하였는지도 모른다고...
묘원:걱정 마세요.
아무도, 사존을 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게, 사존 본인이라고 하신대도, 그리 두지 않습니다.
이제 묘원이 고개를 숙이면 그의 머리칼 사이로 당신의 얼굴이 가려집니다.
완벽한 어둠.
흐려지는 기억의 끝자락에는 안개 낀 자미궁의 대로에 번진 붉은 액체들이 보였고,
당신을 안고 유유자적 자리를 떠나는 묘원의 모습이 있습니다.
...
몸을 가누지 못하고 눈을 감은 시화는 꿈을 꿉니다.
꿈속에는 아주 익숙한 얼굴이 나왔습니다.
당신은 그가 이렇게나 크게 다친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살이 문드러지고 뼈가 삭아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묘원의 모습은 본 적이 없어요.
그러나 어쩌면 예견했는지도 모릅니다.
천제가 처음 그에게 태초의 신수를 상대하라고 할 때, 모두가 묘원이 생환하지 못하리라 이야기하였으니까요.
응룡의 발톱에 깊게 심장을 찔린 묘원은 무기를 손에서 놓치고 하늘에서 떨어집니다.
어쩐지 당신에게도 응룡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후생가와라 하였으니, 차마 이리 죽게 두기는 아깝구나."
장면이 전환되고, 강물을 타고 흐르는 묘원의 모습이 보입니다.
몇 번의 폭포를 지나고, 거센 물길에 너덜한 근육이 찢기고, 이내 그는 탁한 기운이 버겁게 쌓인 마계에 도착합니다.
욱신거리는 몸을 일으키고 넘어지길 반복했다가, 겨우 비틀거리며 거처를 정하고 몸을 숨깁니다.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았지만, 어쩐지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침내 몸을 어느 정도 회복한 묘원은 마계를 탈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정보를 수집합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기 위해.
그건 우연일 뿐이었습니다.
어느 마군의 거처에 숨어들어 간 묘원은 마족의 대화를 엿듣습니다.
"천제 녀석들! 또 멍청한 짓거리를 했다지?"
"아아, 이대로라면 결계가 무너질지도 모르지. 그래, 저들끼리 싸우다 결계에 금이 갔다고? 하여간 잘난 척 외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녀석들이야."
"하지만 또 알아? 그 빌어먹을 자향도인처럼 결계를 수리할 녀석이 나타날지?"
"천제는 이미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던데. 첩자의 말에 따르면 누구라더라... 그, 류시화라는 선인이 이 일에 그렇게 적합하다고."
"하지만 누가 정말로 그런 일을 하겠어? 그런 녀석이라도 인생에 미련 한 가지쯤은 있겠지. 그런 결계를 치면 원신까지 파괴된다고...!"
어둠 속에서 대화를 엿듣는 묘원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시화는 그의 심정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심장이 떨어지는 기분.
더없을 나락으로 발이 가라앉는 듯한 기분...
묘원의 꿈을 꾼 시화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소름 돋게 생생한 꿈의 내용에 시화, 이성 판정입니다.
류시화: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눈을 뜨면, 짙게 깔린 어둠 속에 묘원이 시화를 안고 앉아 있습니다.
이름 모를 산, 이름 모를 정자,
곁에는 국화주 두어 병과 수유 가지, 그리고 국화꽃이 보입니다.
오늘이 음력으로 9월 9일, 중구절이던가요.
웅웅, 미세하게 땅을 울리는 진동의 근원을 찾으려 고개를 옮기면 높게 솟은 한줄기 섬광과 그 위를 넓게 덮고 있는 결계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다면 이곳은 자향도인이 결계를 친 장소, 보타산이 되겠군요.
어쩐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묘원의 장기가 성동격서라 하였던가요.
주위가 조용한 것을 보니 묘원은 적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는 데 성공했을 것입니다.
흑갑장군이 이목을 끄는 동안, 묘원은 이 결계를 깨어 버릴 작정입니다.
부족한 수의 군대로 천제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이 결계를 부숴, 마족을 불러들일 작정입니다.
묘원:...그대와 마지막으로 달을 감상하고 싶어 함께 왔습니다.
묘원의 목소리는 이토록 무던합니다.
마치, 평화가 계속되리라 믿는 사람처럼.
류시화:....너, ...(무언가 말을 해보려 해도, 그와 틀어질대로 틀어졌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요. 진정 죄를 지은 이가 누구인지 이젠 알 수도 없습니다.)
어쩐지, 몸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묘원:혈을 눌러 두었으니 하루는 움직이기 어려우실 겁니다.
이해해 주시겠지요, 하며 해사하게 웃는 낯이 가련하던가요.
또는...
묘원:(움직이지 않으니 거리낄 것이 사라졌는지, 자연스레 당신의 품에 고개를 묻습니다. 다시금 어리광을 부리듯,) 저질러 두고도 두려운 것이 참 우습지 않습니까. 결계를 부수는 것도, 천계가 무너지는 것도, 세상에 길이 남을 변절자 되는 것도 아닌... 혹여, 그대에게 이 한 제자가 너무나도 밉게 기억될 것이 두렵다는 게...
류시화:....(하늘 높이 쳐진 결계를 바라보다 조용히 묻습니다.) 나더러 계속 살기를 바라는 것이냐. 모든게 부서진 세상에서..지금껏 그랬듯이 수많은 시간을.
묘원:그리하시어야지요. 그대가 아니라면 또 그 누가... 마계가 범람한 세상 속에서도 백성들을 구하겠습니까. 세상을 위해 죽어야만 하겠다면... 이 제가, 세상을 위해 사실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시화, 죄책감이라는 것은... 아니, 그래. 가지셔도 상관 없겠군요. 그것 때문에라도... 살아야 하지 아니하겠습니까.
류시화:..제정신이 아니구나. (내뱉는 말에 경멸 따위의 감정은 없습니다. 그저 작은 탄식이 들어있을 뿐입니다. 그런 세상이 되고야 만다면 나는 그의 말대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두고픈 마음 또한 없는 것입니다.)
묘원:단 한 순간도 제정신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연모라는 것이, 그런 것일 테죠. 시화, 이제는 정말 제가 미워지셨나요? 제정신이 아닌 제자란, 제자조차 되지 못합니까?
류시화:(연모. 그 단어 하나가 결국에는 자신을 옥죄듯 감싸옴에 눈을 감습니다.) ...너는 눈에 뵈는 것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면서도, 나에게 확인을 받으려 하는구나. 내가 언제 너를 미워하였던 적이 있었더냐. (다시 뜬 눈엔 당신이 비칩니다. 세상이 부서지기 직전에도 미워할 수가 없다니, 웃음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 일을 그냥 넘길 수도 없다.
묘원:기쁩니다. 기뻐요, 시화. (고개를 느릿하니 부비어 옵니다.) 어쩔 수 있습니까. 눈에 보이는 단 하나가 그대인 탓에, 그대만큼은 미친 척 넘겨 버릴 수 없으니. 그저 넘기지 않으시려면, 어찌 하시렵니까?
류시화:나와 반대에 서 있는 이에게 그것까지 알려줄 이유는 없구나.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한시라도 빨리 몸을 움직여야 하건만, 감옥의 길목에 남아있던 제 사존은 괜찮은지조차도....결국엔 작은 한숨이 비집고 나오고야 맙니다.) 너의 계획은 이것이냐? 이곳에 앉아서 결계가 깨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묘원:... (잠시 말이 없습니다. 자격이 없는 줄은 알면서도 떼를 쓰고만 싶어지는 것이, 조금 우습습니다.) 그리 안일하게 기다리기만 하겠나이까. 사존께서는 제게 이 한 몸 바치어 바라는 바를 이루라 하였으니, 저는 제 손으로 결계를 깨어야지요. 단지 그대와 조금 담소를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도... 기껍지 아니하신 모양입니다. 하기야, 그럴 수가 없겠지요. 그러나 당장에 결계를 깨러 가지는 못하겠습니다. 부디, 사존께 마지막 불경을 저지르고자 함이라.
(그리 읊는 그의 목소리는 갈수록 가벼워집니다.) 중양절에 수유 가지를 높은 자리에 꽂고 국화주를 마시면 장수하게 된다는 속설이 있지 않습니까. 시화가 제게, 가르쳐 준 것이지요. (끌어안고 있던 당신의 몸을 뉘이고 잔에 국화주를 따릅니다. 거침없는 손놀림에 술이 넘치어도 개의치 않아요. 무릎을 꿇어 앉습니다. 술을 제 입에 털어넣고, 마치 어떠한 의식을 행하는 양 경건하게 허리를 숙여 입술을 맞붙입니다.) 하하하... (소맷자락으로 입을 가리고, 막 사랑에 빠져든 풋청년마냥 수줍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이로써 되었습니다. 제 일생의 한은.
내 한 밤의 연인이여. 부디 이 못난 제자의 심장이 다시는 뛰지 아니하기를 바라십시오.
국화주의 달콤 쌉싸름한 맛이 혀끝에 돌고 있습니다.
젖은 묘원의 입술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그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위아래로 움직이는 울대가 그의 수많은, 고할 수 없는, 먹먹한 감정을 대신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묘원 또한 그럴 테지요.
당신의 눈빛만 보아도 속을 알아맞히는 기특한 제자였으니까요.
묘원은 당신을 정자에 기대어 놓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빛줄기를 향해 걸어가는 묘원의 몸에 휘감긴 사특한 기운이, 붉고 흉물스러운 그 기운이 당신의 눈에 들어옵니다.
미래를 알고 있는 듯 강하게 몰아치는 바람에 묘원의 머리칼이 휘날리고,
그의 손바닥이 빛기둥에 닿습니다.
파멸을 향해서.
"...멈추거라!"
붉은 기운이 묘원의 손에 집결하던 그 때,
빠르게 구름을 타고 날아온 것은 남두성군과 보생대제입니다.
묘원이 멀리 떨어져 있는 틈을 타 시화를 부축한 보생대제는 묘원을 바라보며 애통한 표정을 숨기지 못합니다.
그야 쉽게 말이 떨어지지 않겠지요.
설득할 수 없겠지요.
저 아이를 막는다면, 대신 당신을 바쳐야 할 테니까요.
반면 남두성군은 가차 없이 검광을 묘원에게 날려 그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보생대제:일다경 정도는 붙잡아 놓을 테니, 그 안에 결단을 내려야 하네!
겨우 몇 번 검을 맞댔을 뿐이건만 연로한 남두성군은 전장을 전전하던 묘원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벌써 밀리고 있습니다.
[묘원]은 그를 전혀 봐주고 있지 않습니다.
당신의 늘어지는 몸을 안은 [보생대제]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류시화:.....(잠시 말없이 있다가 묘원을 바라봅니다.)
관찰력 판정 해봅시다
류시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류시화:(어째 묘원이 관련된 일엔 항상..)
이리 멀리 있음에도 바로 앞에 놓인 것마냥 그의 인영이 선명합니다.
시화는 묘원의 목 밑에 파랗게 색을 비추는 혈관을 볼 수 있습니다.
묘원의 상태가 어딘지 이상합니다.
그의 몸을 둘러싼 마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신선의 몸, 묘원이 이렇게까지 마기를 다룰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묘원이 이 힘으로 자향도인의 결계를 완전히 파괴한다면,
그는 무사할 수 있을까요?
류시화:....(무리가 온 상태이니, 이대로 결계를 깨트린다면 그는 살아남을 수 없겠죠. 그래서 아까 그런 말을.)
보생대제:...그리 하기로 마음먹었는가. 이미 조금은 움직일 수 있을 게야. 자네의 마음이 확고하다면 내 남두성군과 함께 묘원을 막아 볼 수 있네.
류시화:...감사합니다. (웃으며 그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넵니다. 저는 해묘원의 사존이며, 그가 말하길 우리는 한 밤의 연인이라 하였는데 어느 입장에 서든 그가 죽기를 바라는 사존도, 연인도 없을 것입니다.)
보생대제:천존과 다른 신선들은 저이의 목적이 결계를 파괴하는 것임을 알지 못해 흑갑장군의 공격에만 대항하고 있으니... 묘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우리만 왔건만 이리될 줄 알았으면 군병을 거느리고 올 것을 그랬나...
남두성군은 묘원의 검기에 밀려 멀찍이 쓰러지고 맙니다.
마지막 이야기를 해볼까요.
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류시화:...(부축받던 손길에서 벗어나 두 발로 섭니다. 그를 두 눈에 한가득 담은 채 바라보며 생각해보자니, 저는 야속하게도 그가 원하는 말을 들려준 적이 없습니다. 그 말을 지금에서야 하는 것도 못할 짓이라는 것을 알지만,)
...난 역시, 너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나 보구나. 내가 널 돌아보지 못해 너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염치 없는 사존이라도 이 말만큼은 너에게 하고 싶었어.
널 연모한다. 네가 내게 준 애정도, 입맞춤도 모두 나에게 있어 영원이 될 것이다.
묘원:웃기지 마. 죽겠다고 그런 말을 뱉으면, 내가 좋아라 놓아 줄 것 같습니까? 모두 각오했다 하지 않습니까! 같은 감정으로 되돌려받지 못하는 것도, 스스로의 죽음도. 이제 와서... 이제 와서 그것이 당최 무슨 말씀입니까... 살지 않아 단지 기억되는 것은 영원이 아닙니다. 오로지 이것을 위해 살아온 저를, 또다시... 또다시 타일러 벗어나려고만 하시니 되려 제가 그대를 용서치 아니 가능하겠습니다. 그리하지 마시지요, 사존... 제발... 제발 그리하지 말아주십시오... (종래에는 기도로 변질하고 만 무언가는 기침 소리 아래에 자취를 감춥니다.)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 당신을 끌어낼 것입니다. 시화.
그대, 이것만큼은 그대의 오판입니다.
시화의 결심을 들은 보생대제는 가볍게 탄식하고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묘원의 진로를 차단합니다.
멀고도 가까운 거리,
기둥에 손을 대는 순간 시화는 본능적으로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품같이 따스한 빛이 당신을 감싸고, 무의식적으로 주문을 외우면 천계를 덮는 커다란 결계가 무지개처럼 빛나며 그 형태가 완전히 돌아옵니다.
묘원:안 됩니다, 사존...!
묘원은 보생대제에게 가로막혀 속수무책으로 그 광경을 바라볼 뿐입니다.
스승인 당신이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줄 수 있는 가르침이 달리 있을까요.
올려다본 하늘,
한줄기 유성이 곡선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점점 몸이 가벼워지던 그때,
울부짖던 묘원은 울컥 피를 토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완벽하게 천계를 수호하는 저 하늘 아래에서, 당신은 간신히 걸음을 옮겨 묘원의 옆에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 포기할 수 없어 결국은 저도 제 몸을 불태우고 마는 건가요.
그의 입과 눈에서 흐른 피가 당신의 발치에 닿습니다.
더는 소리도 낼 수 없는 묘원, 그가 입 모양으로 다시 한 번 고해하였던 것도 같습니다.
송구하다고, 연모한다고...
그리고, 자신이 이렇게 오래도록 신선의 도를 수행할 수 있었던 건, 반은 정말로 그 가르침에서 느끼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고...
그리고 더 많은 부분은,
당신의 칭찬 한 마디가 간절했기 때문이라고.
곧 별똥별이 땅으로 곤두박질치면,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깨어났군, 깨어났어!"
입 안에 감로수의 단맛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듣게 됩니다.
천고의 죄인인 묘원이 얼마나 불쌍한 몰골로 땅을 기며 빌었는지,
목숨이 끊어져 가던 그가, 어떻게 보생대제에게 당신을 살려 내라 겁박했는지.
포기하지 아니하겠다고. 그리 말한 것은 무슨 의미였습니까.
오늘부터 묘원은 당신의 곁에 없습니다.
당신의 식사를 챙기고,
당신의 신발을 데우고,
당신의 한마디에 울고 웃던 아이는 없습니다.
신선이란 무릇 이런 일에 무감해야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요, 시화.
어째서 마지막으로 그에게 연모를 고한 일이,
뒤늦게 깨우친 마음이.
이렇게 사무치는 걸까요.
세월은 가고 사람은 찾을 수 없으나
저 인연을 끊어 내는 방법 따위,
당신은 영영 알지 못할 것입니다.
가시진연종미단
KPC 로스트, PC 생존
시화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하여 천계의 안녕을 도모하였고, 보생대제는 그런 당신을 살려 냅니다.
후세의 신선들에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고,
한때 천계를 어지럽히려 하던 어느 장군의 이야기는 철저하게 지워집니다.
훗날, 남두성군과 보생대제, 그리고 당신은 중양절이면 함께 술을 기울이며 무덤도 없는 누군가를 기리고는 하였습니다.
주신 편지는 잘 보았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천계의 하늘은 높으나 아래를 살피지 않으니 이 장군 역시 그대와 뜻을 같이합니다. 전장에서 만난 당신은 기개가 대단하였으니 필히 저와 같이 억울한 일을 당하셨겠지요. 약속한 시간을 두고 손가락질 당하는 일은 두렵지 않으니 누군가는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것입니다.
이 책에는 인간계에 살았던 명장(名將) 단도제의 36가지 병법이 실려 있습니다. 묘원은 구천 년 전 응룡과의 대전 외에도 많은 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는데, 바로 이 책에 적힌 것과 같은 신묘한 전술을 사용해 부상자를 줄여 많은 칭송을 받아 왔습니다. 팩에는 여러 번 읽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그중에서도 유독 닳은 쪽에는 전쟁에서 적을 압도하는 여섯 가지 계책에는 만천과해(瞞天過海, 일상 속에 숨겨서 행하는 방법), 위위구조(圍魏救趙, 상대를 분산시켜 약한 세력을 공략하는 방법), 차도살인(借刀殺人, 아군의 전력을 소모하지 않고 타인의 힘을 빌료 상대하는 방법), 이일대로(以佚待勞, 적군을 지치게 하여 세력을 약화하는 방법), 진화타겁(趁火打劫, 적이 위기에 처할 때 공격하는 방법), 성동격서(聲東擊西, 상대방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방법)가 포함됩니다. 묘원은 이 중에서도 성동격서의 달인으로, 전장에서 그를 만난 상대는 아무리 주의하더라도 묘원의 유인책에 당하고는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공자는 죽은 후에도 신선이 되어 천계에 거주하게 되었으니, 그의 마음가짐과 가르침은 선인들 사이에도 멀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논어>는 묘원이 어렸을 때 시화가 그에게 선물로 주었던 서적으로, 위에 쓰인 살신성인의 구절을 그에게 가르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사인인(志士仁人)이면 무구생이해인( 無求生以害仁)이요, 유살신이성인( 有殺身以成仁)이라 하였으니, 높은 뜻을 지닌 선비와 어진 인물은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올바른 길을 저버리지 않으며 차라리 스스로 희생하여 인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현 천제가 가장 중요시하는 자질이기도 합니다.
이 서적은 결계를 연구하는 도서로 간단한 결계를 구성하는 구체적인 도술과 복잡한 결계술의 응용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르기를, 결계를 구성하는 데 있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선력을 소모하는 것이며, 주술자의 도력에 따라 결계의 강약 정도가 결정되는 것이 보편적인 수순입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실력 이상으로 대단한 결계를 쳐 안위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이럴 때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선술에 제한을 두는 것입니다. 간단한 주술이 강력해지는 이치로, 일례로 자향도인이 그 옛날 천계에 씌웠던 결계가 이 제한의 효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자향도인이 결계를 구성할 때에 걸었던 조건은 단 한 문장, 추호불범(秋豪不犯)의 선인만이 이 결계를 펼치고 또 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였다고 합니다. 속세에서 벗어난 신선이라 하더라도 욕망과 완전히 멀어지는 일은 쉽지 않으니 자연히 자향도인의 결계는 그 누가 펼친 것보다도 완벽하게 천계를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유독 바람이 매서워 사존께서 잠자리에 드신 동안 화로 앞에 앉아 불을 지켰으나, 새벽이 가까워지자 졸음을 참지 못하여 그대로 눈을 붙이고 말았다. 잠시 후 나와 보신 스승께서는 꾸짖지 아니하시고 내 손발이 얼었을까 두려워하며 자신의 이불 위에 나를 눕히고 뜨신 죽을 쑤어 주셨으니, 그 은혜가 감히 부모...와 비할 만하다. 언제나 이와 같이 바른 성정으로 이끌어 주시니, 실은 그저 시화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던 나의 마음은...
...배움에 부족함이 많아 근일 늦은 새벽에야 사존께 가르침을 청하는 일이 많다. 첫날 침상에서 일어나 학문을 지도해 주시던 사존께서는 어느 날부터 늦게까지 촛불을 지피고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이런 사존을 위에 두고 있으니, 어떻게 그를 실망시킬 수 있을까. 혼나고 서러운 일이야 아니 없지만 차라리 자신을 꾸짖더라도 스승께는 조금의 누도 되고 싶지 아니함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금일 천제께서 좌장군의 직함을 내리고 십만의 부대를 통솔하게 하시니 모두 명예로운 일이라 이야기하였으나 사존께서만 이 싸움이 이길 수 있는 전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제자의 명운을 걱정하였다. ... ... 이리 끝마치고 싶지는 않건만 살아 돌아오길 바랄 수는 없으니 다른 수가 있겠는가. 천계를 위하는 일이 사존을 위하는 일이며, 오늘의 희생으로 그의 안녕을 바꿀 수 있다면 하늘을 원망치는 않을 것이다. 단지, 오래도록 뵙지 못하는 점이 서려워 차마 사존께는 고하지 못하고 몰래 대문 앞에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였다. 다시 뵐 그날까지, 강녕하시기를...
자향도인은 ... ... 신 반고의... ... 제자로, 도력이 막강하고 그중에서도 어렵기로 ... ...에 능해 뭇 선인의 존경을 받았다. 실력을 갈고닦으며, 감로수로 사람을 구하면서도 크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그녀의 ... ... 많은 영감을 주었다. 자향도인은 여신선으로, ... ...에서 크게 공을 세웠으나 가장 큰 공로는 천계를 보호하기 위한 결계를 만든 일이다.
아홉 겹의 ... ... 거대한 결계는 자향도인의 헌신으로 만들어졌다. 결계를 ... ... 유지하기 위해 자향도인은 자신의 도력을 모두 ... ... 사라졌다. 그녀의 결계는 그녀만큼이나 ... ... 좋아해 이후 결계를 수리하는 신선 역시 어느 하나 청렴하고 ... ... 않은 자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