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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샘

마녀의 고해_로그 백업

 

 

KPC - 아이작 리처

PC - 사무엘 윌킨슨 

 

 

 

 

CoC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마녀의 고해
 
w. 숑곰
 
영웅의 서사시,
 
한때 우리의 희망이었던 그 노래를 기억하나요?
 
세상의 끝자락에서
 
구원의 손을 잡아
 
자, 나를 따라와
 
어서와, 찬란한 세상으로
 
...
 
과거에는 화려한 축제가 벌어졌을 이곳은 퀴퀴한 냄새만을 풍기는 시커먼 마을로 돌변한 지가 오래입니다.
 
성당에는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절박한 인간은
 
신에게 매달립니다.
 
이 무너져가는 세상은 당장 내일 멸망할까요,
 
오늘 멸망할까요.
 
알 수 없습니다.
 
당신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근래에는 묘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모든 이들이 당신의 옷자락을 붙잡고 살려달라 곡소리를 내는 꿈입니다.
 
한 발자국만 잘못 디뎌도 무저갱에 떨어질 것만 같은 모습
 
사람들은 점차 시체처럼 썩어들어가는, 요컨데 악몽이
 
지속적으로 당신의 밤을 두드린지 벌써 몇 달 째입니다.
 
정확히 꿈이 시작된 시점을 짚어보라면 분명, 그래요.
 
그 날 부터일 것입니다.
 
아이작이 이 마을에 나타난 날이요.
 
성당의 신부님이 전염병으로 죽고 그 빈자리를 대신하러 온 이였습니다.
 
워낙에 까칠한 인상의 사람이지만 그것과는 관련 없는 듯이,
 
처음 본 순간부터 기묘한 꺼림칙함을 느꼈었는데,
 
어째서인가 두 사람의 관계와는 별개의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이질감.
 
이를 테면 생리적인 거부감.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강요라도 당하는 것마냥 아이작을 향한 거부감을 욕지기처럼 간혹 치밀어 오르곤 했습니다.
 
세상이 흉흉해서일까요.
 
이유는 오리무중입니다.
 
하지만 악몽과도,
 
아이작에게 든 기묘한 거부감과도 별개로
 
당신은 오늘도 성당으로 향합니다.
 
세계를 구해달라는 기도, 그래도 해야지요.
 
모든 이들이 하고 있습니다.
 
말세에 필멸자는 대체로 절대적인 존재를 찾기 마련입니다.
 
무의미하다 한들 말입니다.
 
성당 안쪽은 고요합니다.
 
오르간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십자가 아래에서 기도를 하는 자의 인영이 보입니다.
 
사제복을 입고 있는 아이작은 인기척에 고개를 돌립니다.
 
그가 묻습니다.
 
Issac Lecher:...기도를 하러 왔나요?
 
Samuel Wilkinson:네. (웃으며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항상 하던 것이니까요, 거를 순 없죠.
(잘 보여요!)
 
Issac Lecher:뭐, 하루쯤 빼먹는다고 세상이 멸망하진 않... (손에 들린 십자가를 보다가, 말을 멈춥니다.) 전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가...
 
Samuel Wilkinson:(흔히 아는 신부님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지만 그것도 익숙해진지 오래일뿐더러,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작게 웃으며 말했다.) 뭔가 말씀하셨었나요? (피곤하다는 말에 상대의 안색을 살폈다.) 제대로 못 주무셨나요?
 
Issac Lecher:...네가, 가 아니라 형제님께서 그리 반응하시니 되려 기분이 묘하군요. (흐릿한 시선으로 당신의 미소를 마주합니다. 괜시리 머슥한 모양새입니다.) 잠은, 뭐. ...이런 때니까.
 
아이작은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눈밑이 퀭한 것이, 상태가 영 별로입니다.
 
휴게실에서 차라도 타주는 것이 어떨까요?
 
Samuel Wilkinson:많이 피곤하신 것 같은데, 차라도 가져다 드릴게요.
 
Issac Lecher:휴게실에 찻잎이 있기야 한데... 정말로?
 
Samuel Wilkinson:(고개를 끄덕였다.) 기도야 나중에 드려도 괜찮을 거고, 신부님 안색이 워낙 안 좋아야죠. 금방 올게요.
 
휴게실로 이동할까요?
 
Samuel Wilkinson:(성당 안쪽에서 나와 휴게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짧은 복도를 걸어 휴게실에 다다르면
 
휴게실 안쪽은 피로를 풀 수 있는 찻잎과 간식이 놓여 있습니다.
 
관찰 판정
 
Samuel Wilkinson: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게실에 비치된 테이블, 그 의자 밑에 종이 조각이 떨어져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 (몸을 숙여서 의자 밑에 떨어진 종이 조각을 줍는다.)
 
종이 조각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그 저주는 마치 전염과 같아서,
 
누군가의 주도 하에 퍼지면 겉잡을 수 없게 된다.
 
저주? 전염? 성당에 있기에 적합한 내용은 아니군요.
 
찻잎은 찬장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이런 내용이 적힌게 왜 여기에 있지..(종이 조각을 잠시 보다가 우선 접어서 주머니 안에 넣고 찬장에서 찻잎을 꺼낸다.)
 
찻잎은 새로 들여온 듯 그 양이 많이 있습니다.
 
겉에 그려진 것은 처음 보는 꽃의 그림입니다.
 
푸르가티오. 아래에 적힌 작은 글씨가 꽃의 이름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차를 끓여 가져갈까요?
 
Samuel Wilkinson:(처음 보는 찻잎인데, 원래 끓이던 방식으로 끓여도 괜찮을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뜨거운 물을 준비해 찻잎을 넣어 우려내고 차가 담긴 주전자와 찻잔을 쟁반에 올려놓은 다음 휴게실을 나섰다.)
 
차를 끓여 전달하면 아이작은
 
Issac Lecher:...그래.
 
고맙다는 말은 안 하는군요.
 
성격이 그런 걸 어쩌겠어요.
 
테이블에 앉아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댄 그는
 
별안간 눈썹을 찌푸립니다.
 
...그렇답니다.
 
Samuel Wilkinson:(상대가 눈썹을 찌푸리자 잘못 끓인것인가 놀라다가 곧이어 나오는 말에 힘빠진 웃음소리를 냈다.) 끓인지 얼마 안 돼서 많이 뜨거워요.
 
Issac Lecher:...차니까 당연히 뜨겁기야 하겠지만. (불만스러운 눈빛입니다. 혹은 그저 평소와 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다가) 형제님은 먹을 수 있어?
 
Samuel Wilkinson:..차야 저도 끓여 마실 때가 많으니까요? 조심하면서 마셔도 가끔 혀가 데이긴 해요. (차야 자주 마시는 편이었으므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Issac Lecher:...그럼 한번 먹어 보던지. (영 뜨거운지, 찻잔을 솜으로 감싼 채 받침 위로 내립니다. 어째 자존심이 상한 듯도 보이는 모습입니다. 너도 어디 한번 마셔 보라는 듯 노골적으로 찌릿한 눈빛을 보입니다.)
 
Samuel Wilkinson:....(뭔가 기분이 안 좋아보이는 모습에 대답을 잘못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비슷한 상황이 처음인 것도 아니었음에 차가 담긴 찻잔을 들어올려 입술을 가져다대고 살짝 기울였다. 적은 양을 마셔서 데이진 않았지만 끓인지 얼마 안 된 차라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데일 것도 같았다. 그것과는 별개로 따뜻한 물이 들어오자 순간적으로 피로가 풀리는 듯한 노곤함에 작게 숨을 내쉬고 찻잔을 다시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Issac Lecher:(멀쩡히 마시다 못해 편안해 보이기까지 하는 모습을 불만스레 바라보다 작게 중얼거립니다.) ...그래, 뭘 기대하겠어. (입에 넣기엔 뜨겁더라도, 따뜻한 느낌 자체는 마음에 드는지 컵을 감싸쥔 채 조금은 나른해진 모습으로 등받이에 몸을 기댑니다.) 어떻게 잘도 찾아왔네. 휴게실 정리를 안 한지 좀... 됐는데 말이죠.
 
Samuel Wilkinson:(정리를 안한지 좀 됐다는 말에 휴게실 풍경을 떠올렸다.) ..안쪽에서 금방 찾았어요. 그렇게 많이 지저분하지도 않았는걸요. 찻잎이 새거라서 눈에 더 잘 띄었나봐요. 처음 보는 찻잎이던데 맛은 괜찮나요?
 
Issac Lecher:아직 안 먹었습니다만. 먹으라고 재촉하는 거야? 너무하네요. 사람이 뜨거운 걸 못 먹을 수도 있지. (상투적인 뚱한 표정으로 말을 늘어놓지만, 기분이 나쁜 기색은 아닙니다. 저를 위해 타왔다는 것은 아는 걸까요.) 뭐, 네 딴에 지저분하지 않았으면 됐다만... 뭐 주워 가지는 마세요. 성당에 있는 많은 것들은 반출 금지입니다.
 
Samuel Wilkinson:걱정 마세요. (성당에 있는 것들은 반출 금지라는 말에 의자 아래에 떨어졌던 종이조각이 떠올랐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성당에 있을만한 것이 아니었다. 말을 꺼내볼까 하다가도 좋은 내용도 아니었던지라 대화의 주제로 꺼내지 않기로 하고 차를 한모금 더 마셨다. 순간 떠올랐던 종이조각때문에 그랬는지 결국 입안에 닿은 뜨거운 찻물에 미간을 찌푸리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앗 뜨거워..
 
Issac Lecher:...뭔가 심상찮은데. 뭐... 네가 뭘 가져가더라도 무슨 짓을 하겠냐마는. (당신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작게 웃음소리를 냅니다.) 거 봐, 뜨겁잖아. 너도 뜨거워하네. (그 모습이 유쾌했을까요 연신 웃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다 별안간, 전조 없이 본래의 서늘한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아무튼, 아직 기도도 안 하기야 했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는 게 좋겠어, 형제님. ...피곤하거든.
 
그는 늘 알 수 없는 사람이기야 했지만,
 
오늘따라 조금 더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다시 작게 웃는 모양을 얼굴에 띄우고는 당신을 성당 바깥으로 내보냅니다.
 
당신은 거의 쫒겨나다시피 성당에서 빠져나옵니다.
 
기도도 드리지 못했는데요!
 
지능 판정
 
Samuel Wilkinson: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머리가 아인슈타인마냥 돌아갑니다.
 
그러고보니 휴게실의 그 종이는,
 
책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성당 내부에, 이와 관련된 책이 있다는 것일까요?
 
왠지 모를 꺼림칙한 기분,
 
아무래도 이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신은 아이작 몰래 뒷문을 통해 성당 지하에 있는 서재로 향할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휴게실에서 주웠던 종이조각의 내용이 신경이 쓰였기에 주머니 속에 있는 종이조각을 만지작거리다가 발걸음을 뒷문으로 돌린다.)
 
당신은 서재로 향합니다.
 
서재 안은 허전합니다.
 
몇 개의 책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꽤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당신이 올 때면 언제나 이곳은 책들로 가득했으니가요.
 
관찰 판정
 
Samuel Wilkinson: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머리가 아인슈타인이 되었더니, 눈마저 개안한 것마냥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몇 가지 책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한 열이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빈 자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살펴본다면 자료조사 판정
 
Samuel Wilkinson: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는 정말로 똑똑했습니다.
 
나무 책장 틈 사이에 끼워진 또 다른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페이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주 오래된 고대부터 예언가와 마법을 다루는 이들은 진실을 이리 외치곤 했다.
 
마녀를 찾아라! 마녀를 잡아라!
 
마녀와 악마는 어떻게 잡을 수 있는가? 그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그들은 제 모습을 감추지 못한다. 발길이 닿자마자 환경이 반응한다.
 
악마와 마녀를 죽이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 필수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그 면전에 대고 '지근 내가 너를 죽이겠노라' 선언하는 것이다.
 
악마의 이름을 부르며 말이다.
 
필기체로 적힌 글자를 보아하니, 이것은 인쇄된 것이 아니라, 타인이 직접 쓴 문장 같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요?
 
지능 판정
 
Samuel Wilkinson: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아, 아인슈타인의 재림입니다.
 
이것이 아주 오래된 종이임을 알아차립니다.
 
만들어진지 꽤나 시간이 흐른 고서에서 있을 법한,
 
누렇게 변색되고 버석한 종이 질감입니다.
 
그 종이를 보고 있으면, 시야 구석으로
 
탁자에 놓인 편지의 일부가 눈에 띕니다.
 
Samuel Wilkinson:(마녀와 악마에 대한 이야기는 왜 있는 것일까, 약간 혼란스러운 눈으로 보다가 탁자에 놓여있는 편지의 일부를 보고는 탁자로 다가간다.)
 
편지의 내용을 살피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이작, 나일세. 몇 달 동안 자네에게 소식이 없어 편지를 보내네.
 
일은 되어가고 있는 겐가?
 
소문은 들었네만 왜 빨리 끝을 내지 않는 거지?
 
이해할 수 없군. 이건 우리의 ...일세. 자네도 알지 않나, ...의 ...는
 
그 때,
 
지하실의 계단 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숨거나,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 올 사람은 아이작 말곤 없으니까요.
 
Samuel Wilkinson:(편지의 내용을 보자 혼란스러움은 더 커져가는 듯 했다. 위에서 나는 발걸음 소리는 분명 신부님이겠지만 왠지 지금은 그에게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 같아 숨을 곳을 찾아보았다.)
 
책장 뒤의 공간은, 책이 있는 곳을 골라 잘 몸을 숨기면 굳이 찾아보지 않는 이상 들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숨을까요?
 
Samuel Wilkinson:(책장 뒤로 들어가 책들이 꽂혀있는 곳에 숨었다.)
 
몸을 숨기고 있는 찰나,
 
무언가 이상합니다.
 
누군가의 대화 소리가 함께 섞입니다.
 
???: 일의 진척이 너무 느려. 언제까지 질질 끌 생각인 건가?
 
Issac Lecher:방해물이 있어 어쩔 수 없어. 명령하지 마.
 
???: 도대체 그 방해물이 무엇인데?
 
늙은 남자의 목소리와,
 
너무나도 선명한 아이작의 목소리.
 
그는 서재에 들어와 탁자 위에 있는 공책을 집어듭니다.
 
Issac Lecher:여기에 내가 한 모든 게 적혀 있으니 확인해 보던지.
 
문이 닫히고, 두 사람이 사라집니다.
 
성당에서 더 이상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Samuel Wilkinson:......(책장에서 나와 그대로 성당 밖으로 나왔다. 왜인지 이제껏 보냈던 일상이 어그러지는 것 같았다.)
 
성당에서 빠져나와 마주한 마을은 휑하기만 합니다.
 
버석버석한 땅과 동물의 시체,
 
다른 곳에서 온 의사들은 죽은 전염병 환자들을 병원으로 옮깁니다.
 
고딕 건물들의 벽에는 생기를 잃은 담쟁이 덩굴들이 툭, 툭,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제 햇볕을 받는 스테인드 글라스로 무장된 성당만이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남았습니다.
 
죽은 자들이 있는 병원이나 생존자들이 모인 마을회관으로 가볼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평소때완 다르게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걷다보면 앞에 보이는 곳은 병원이었다. 안에는 산 사람의 온기가 거의 없는 곳이었지만, 죽은 사람들을 위해 종종 찾아와 기도를 했던 적이 있곤 했다. 눈앞에 보이는 병원을 올려다보다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병원은 환자들의 곡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 생명의 숨소리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분주하게 곳곳을 소독하고 있습니다.
 
입구를 기웃거리는 당신을 향해 간호사가 다가와 이 이상 들어오면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나가기 전, 시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살펴본다면 관찰 판정
 
Samuel Wilkinson: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어쩐지... 시체들이 기괴한 표정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꼭, 저주 받은 것처럼요.
 
광기에 미쳐버린 얼굴들입니다.
 
전염병 특유의 반점이나 괴사는 없으나,
 
모두 충격적인 걸 본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이성 판정
 
Samuel Wilkinson: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이성치 1 감소
 
병우 밖으로 떠밀려나오면
 
벽에 붙은 전단지들과,
 
익숙한 수도복의 옷자락을 발견합니다.
 
아이작입니다.
 
의사와 대화를 하는 모습은 유려하기만 합니다.
 
낮의 피곤한 얼굴은 어디로 갔는지, 환자들의 병세를 물으며 근심하는 듯한 모습이, 어쩐지...
 
정신력 판정
 
Samuel Wilkinson: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문득, 풍겨오는 것은
 
역겨움과, 공포입니다.
 
시체를 본 직후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아이작을 보고?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이것은 생리적인 거부감에 가깝다는 사실입니다.
 
결코 자의가 아닌, 타인이 강제로 주입한,
 
아니, 아주 깊은 본능에서부터 흘러나온...
 
그가 마치 악마처럼 보입니다.
 
전단지를 보거나, 아이작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갑자기 차오르는 역겨움과 공포에 시선을 돌렸다가 벽에 붙은 전단지들에 시선이 멈췄다.)
 
전단지를 자세히 보면
 
광고물이 아닌 성서의 구절을 따온 종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라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복종할지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
 
관찰 판정을 한번 더 할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그 외에 특별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
 
문득 고개를 들면,
 
아이작과 눈이 마주칩니다.
 
당신을 발견한 그의 표정이 오묘해지더니,
 
이내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옵니다.
 
Issac Lecher:...여기서 뭐해?
 
Samuel Wilkinson:(속을 채워오던 역겨움과 공포가 사라지지 않은 듯 했다. 약간 울렁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인지 평소때처럼 웃으면서 말을 건넬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알고 싶지 않았다. 주머니속에 든 종이조각과 들었던 대화들, 방금 보았던 기괴한 시체들의 모습과 마귀, 악마 등 오늘 보았던 것들이 전부 섞이는 것 같았다. 근래 꾸던 꿈들과 겹쳐서 너무 혼란스러워 이러는 것일까, 상대의 물음에 늦게 답을 하게 되었다.) ...그냥 걷고 있었어요. 병원은 전에도 종종 왔던 적이 있어서...(지금 제 얼굴을 본다면 안색이 안 좋은것이 티가 나겠지만 표정관리를 하기엔 너무 혼란스러웠다.)
 
Issac Lecher:(대답 않는 모습을 가만히 매려다 본다.)...상태가 영 별로네요. 뭐야, 피곤함이 옮기라도 했어?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검지 끝으로 당신의 이마를 가볍게 누른다.) 전이야 그렇다 쳐도... 전염병이 횡행하는 때에 산책으로 병원이라니, 그건 조금 웃긴 얘기군요. 그렇게 끝없이 티 낼 거면, 그냥 차라리 말하지?
 
Samuel Wilkinson:(무엇을, 제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을? 제 머리도 뒤죽박죽인 마당에 말이 제대로 나올리가 없었다. 상대는 이미 아는 것 같은 모습마저도 이질적이라 생각하며 제 이마 위에 있는 상대의 손가락을 잡아 내렸다. 상대가 닿자 뒤죽박죽이었던 머리가 조금은 차갑게 식는 것도 같았다.) 산책을 할 곳이 마땅히 있기는 한가요, 병원을 오든 다른 곳으로 가든 다를 것이 없을텐데.
 
Issac Lecher:어딜 가도 여기보다는 낫지 않겠어? 안전의 문제든, 기분의 문제든.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시는 것 같네요. 저는 지금 형제님을 걱정하고 있는 거랍니다. (붙잡힌 손가락에 시선을 두었다가, 가볍게 빼내고는 짓는 미소가 짖궂습니다. 아니, 기분 탓일까요? 자조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Samuel Wilkinson:....(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상대를 대하고 싶지 않았다. 아까 전의 공포는 일단 미뤄두기로 했다. 미룰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그러했다. 어쩌면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며 도피하고 싶은 것일수도 있었다. 제대로 힘을 주지 않아 금방 손가락이 빠져나간 자리를 잠시 보았다. 그쯤 시간이 지난 후에야 웃을 수 있었다. 얼굴에 남은 피곤함은 지우지 못했지만 굳이 지금와서 숨기려 하진 않았다.) ..조심하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아깐 피곤해 보이셨는데 조금 나아진 것 같네요.
 
Issac Lecher:너, 자꾸 그렇게 잘라먹는 거. ...아니, 됐어요. (시선을 보냈다가, 작게 한숨을 내뱉고, 제 뒷목을 만지작거리기를 잠시, 당신이 건넨 말에 다시 불만스런 시선을 보낸다.) 네 몰골을 보면 날 걱정할 수가 없을 텐데? 하여간, 멍청하기는. 아무튼, 아파서 온 건 아니라는 거지. 그럼 됐어.
 
그는 뒤돌아서는,
 
여상히 손을 흔들고 자리를 뜹니다.
 
미심쩍은 글귀들, 알 수 없는 그의 태도가 자꾸만 신경을 긁습니다.
 
그 자리에 가만 서 있다 보면,
 
주위 간호사와 의사들이 말하는 게 들립니다.
 
듣기 판정
 
Samuel Wilkinson: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알 수 없습니다.
 
말을 걸어볼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손을 흔들며 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무언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간호사와 의사들에게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혹시 요즘 무슨 일이 더 생겼나요? 신부님도 왔다가시길래..
 
간호사: 일이랄 게 있나요. 환자가 갈수록 늘어만 나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지만요.
신부님 하니까, 딱 신부님 이야기 중이었는데 말이에요.
 
Issac Lecher:착... 하지는 않으시지만. 섬세... 하다기엔 그냥 예민하신 것 같지만. 그래도 성스럽... 지도 않지만... 그래도 매일 환자를 위해 기도해 주시니까요, 좋은 부이시죠!
 
간호사: 착... 하지는 않으시지만. 섬세... 하다기엔 그냥 예민하신 것 같지만. 그래도 성스럽... 지도 않지만... 그래도 매일 환자를 위해 기도해 주시니까요, 좋은 분이시죠!
요즘 항상 밤을 새는 것 같으시더라구요. 어쩐지 수척한 기색이던데, 바쁜 일이 생기신 걸까요?
 
Samuel Wilkinson:...아무래도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신부님도 잠을 제대로 못 이루시겠죠..
 
간호사: 으음... 그것 때문일까요. 하긴, 전염병 치료법에 차도가 없으니까요. 전염병 같지도 않은 전염병이라 그런 건지...
 
Samuel Wilkinson:(병원을 나서기 전 하나같이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던 시체들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전염병 같다기엔 많이...기괴하죠.
 
간호사: 그쵸. 다들 본인이 아프다는 것도 모른다니까요?
증상도 이상하지. 점점 누굴 미워하게 되고... 독이 퍼진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다가 불시에 사망하는 것 같아요. 병이 뇌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나 모르겠네.
 
병원 안쪽에서 동료 간호사가 간호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면,
 
간호사: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말이 많았나요?
 
간호사는 머쓱하게 인사를 건네고 건물 안으로 사라집니다.
 
덩그러니 남겨지고 말았네요.
 
마을 회관으로 가보거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저에게 인사를 하는 간호사에게 인사를 하고 마을회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마을 회관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그 수가 손에 꼽을 만큼 적습니다.
 
그들은 마을을 버리고 떠날 것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이는 중입니다.
 
한 구석에는 꼬마 아이들이 두어 명 웅크린 상태입니다.
 
논의를 벌이는 어른들에게 가보거나, 아이들에게 가볼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논의를 벌이고 있는 어른들을 보다가 웅크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아이들은 조용히 구슬로 저들끼리 놀고 있습니다.
 
가만히 다가온 당신을 발견하면 곧 한 아이가 울먹이며 묻습니다.
 
아이: 우리 죽어요?
우리 죄다 죽어요?
 
Samuel Wilkinson:(울먹이며 죽는 것이냐 말하는 아이를 보고는 무릎을 낮추고 눈물을 닦아주며 울먹이는 아이를 달랬다.) 아니야, 다들 병에 걸리지 않게 하려고 노력중이니까..괜찮을거야. 신부님도 남아서 기도해주시니까..
 
아이: 그치만 사람들이 자꾸 없어져요. 오빠도 신부님도, 그렇게 갑자기 없어져 버리면 어떡해요?
 
아이의 목소리가 점점 젖어들더니, 소리내 울기 시작합니다.
 
무어라무어라 이야기를 하지만 울음소리에 뭉게져 제대로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대인기능 롤을 통해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
설득
기준치: 10/5/2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아이는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합니다...
 
그중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아이: 저희 말이에요, 매일 기도하러 갔어요. 밤마다 성당에 갔어요.
우리를 구해달라고 신한테 기도하러 갔어요.
신부님은 아무 말도 안 해요. 그러다 한번, 미안하대요.
왜 미안하다 그랬을까요? 모르겠어요.
 
아이들의 울음을 멈추는 것은 요원해 보입니다.
 
논의를 벌이는 어른들에게 가거나, 마을회관 바깥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울고 있는 아이들을 몇 번 토닥이다가 달래는 데에 실패하고 논의를 벌이는 어른들에게로 가본다.)
 
어른들에게 다가가 보면,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들은 당신이 온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이곳을 당장 떠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어디로?
 
다른 곳으로 도망쳐 봤자 전염병은 이 나라 전역에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
 
마을 주민: 그거 들었어요? 뱀의 저주라고, 그 저주가 한 번 퍼지면 사람들을 다 죽이고, 마을을 멸망시킬 수가 있대요.
악마야, 분명 악마가 이곳에 들어온 게야.
악마가 저주를 퍼트린 거야.
 
정신력 판정
 
Samuel Wilkinson: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문득,
 
검은 수도복의 그 사람이 떠오릅니다.
 
악마.
 
어쩐지 그가, 자신을 죽이러 올 것만 같은 기시감과 공포감이 듭니다.
 
...왜?
 
이 논의 역시, 끝을 보일 기미는 없습니다.
 
회관을 나서면,
 
구석에 앉아 중얼중얼 알 수 없는 내용의 기도를 흘리는 늙은 비쩍 마른 사내가 보입니다.
 
그는 당신을 발견하자마자 대뜸 외칩니다.
 
사내: 악마가 왔어, 이 마을에 악마가 왔어!
낙마가 저주를 퍼부은 게야, 그래서 우리가 다 이 모양이 된 거라고!
 
공포에 경직된 근육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시야에 담깁니다.
 
Samuel Wilkinson:.....(악마가 왔다는 말에 오늘 보았던 글귀에 적혀 있던 악마라는 단어와, 아까 만났던 신부님이 떠올랐다. 공포심과 함께 어딘가로 끝없이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사내는, 정신이 나간 것처럼 당신의 두 팔을 붙잡고 악을 씁니다.
 
사내: 악마를 죽여야 해! 악마를 죽여야 해!
성서를 읊고 칼을 들어. 그를 코앞에 두고 죽이겠다 알려야해.
그것이 인간의 사명이다.
 
Issac Lecher.:이름을 부르고 사형을 선고해야만 한다.
 
사내: 이름을 부르고 사형은 선고해야만 한다.
 
회관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옵니다.
 
저 인간 또 저러는군,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장이 나타나 사내를 억지로 당신에게서 떨어트리려는 순간.
 
너무나도 또련한, 너무나도 선명한, 너무나도 굳건한 목소리의 속삭임이 귓가에 내려앉습니다.
 
바로 이 사내의 것입니다.
 
사내: 저주가 사라질 방법은 주체를 죽이는 것뿐이라고, 친구...
 
왜 자꾸,
 
왜,
 
자꾸,
 
아이작이 생각나는 걸까요?
 
폐허가 된 마을에 더이상 둘러본 곳은 없습니다.
 
당신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어쩐지 많이 피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집앞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아이작입니다.
 
요즘따라 자신의 주변에 많이 등장하네요.
 
당장 낮에 당신을 쫒아낸 사람은 그가 아니었던가요.
 
Issac Lecher:...안녕.
 
Samuel Wilkinson:....안녕하세요.
 
Issac Lecher:줄 책이 있어서 왔어요. 형제님, 이런 거 좋아하잖아? (들고 온 소설책의 표지를 가볍게 보여주며 말합니다. 그러나 어쩐지 핑계처럼 들리는 말입니다.) 어째, 괜찮은 거야? 병원에 있기도 했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얼굴을 해서는.
 
Samuel Wilkinson:(좋아하지 않느냐며 소설책을 가볍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제껏 떠올린 악마라는 생각에서 상대의 모습을 떼어내고 싶었다. 공포심에서 피어난 의심은 줄곧 한가지를 얘기하고 있지만 결국 끝까지 믿고 싶지 않은 것일테다. 저를 걱정하는 말에 잠시 뒤에 웃으며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러게요, 오늘따라 피곤하네요. 유독...많이들 힘들어하더라고요. 아이건 어른이건..그래서 그런가봐요.
 
Issac Lecher:뭐,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하지만, 그래. 축 쳐져 있어봐야 해결되는 건 없잖아? 건강에 틈이나 만들 뿐이지. (가볍게 어깨를 으쓱입니다. 그의 표정은, 늘 알 수 없습니다.) 전염병을 조심해야지, 형제님. 치료법 같은 건...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Samuel Wilkinson:(전염병을 떠올리자 마을에 몇 남지 않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모두 죽는 것 아니냐며 울던 아이들까지. 원래도 괜찮다고 할 수 없었지만, 오늘따라 더 힘들게 와닿는 듯 했다.) ..신부님도 조심하세요. 신부님도 안색이 좋진 않으셨잖아요. (그는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애써 밀어내었다.)
 
Issac Lecher:...뭐. 내가 아픈 거 봤어? 쓸데없는 걱정이지. ...아무튼, 너한테 듣고 싶진 않네요.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내일은 또 아침에 기도를 하러 올 건가요? 내일은 쫒아내지 않을 테니까.
 
Samuel Wilkinson:(문득 이렇게나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 기도를 해도 나아지는 것이 있을까, 하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답지 않게 여러 생각에 둘러싸이다 보니 드디어 이상한 생각까지 하는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죠. 오늘은 못했으니까요.
 
Issac Lecher:그래. 기도라도... 하면 차라리 낫겠지.
 
작게 중얼거리고,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바라보며 서 있기를 한참
 
그는 여상하게 말합니다.
 
Issac Lecher:신부는 사람들의 고해를 들어주는 존재라고 하죠. 하지만, 신부의 고해를 들어줄 사람은 신 밖에 없어.
 
어쩐지 그 말은 꽤 서글픈 느낌이 났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에 관한 고해인 걸까요?
 
발끝으로 땅을 툭툭 차던 그가, 문득 고개를 들고 웃으며 묻습니다.
 
Issac Lecher.:샘, 너는. 소중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너를 해치려 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아?
 
Samuel Wilkinson:(상대의 물음에 당연하게도, 바로 대답이 나가지 않았다. 소중하다 생각한 사람이 자신을 해치려 들면, 그런다면.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지만 억눌렀다.)...슬프겠죠? 어쩌면.... 단순히 슬프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할지도 몰라요. (거기까지 말하고 잠시 가만히 있다가, 자꾸만 제 생각을 억눌러대며 평소처럼 대하려 하는 모습이 문득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멍청한 것이 맞았나 보다. 그 생각에 결국 웃음이 나, 작게 웃음소리를 내며 상대를 쳐다보았다.) ..뭐가 됐든 말로 정의하지 못할 정도겠죠.
 
Issac Lecher:그냥, 그뿐? 슬픈 걸로 끝낼 셈이야? 화가 난다던지... 이유를 묻는다던지... 혹은, 뭐. 복수한다던지. 할 수 있는 건 아주 많지. 넌, 어쩔 거야?
 
Samuel Wilkinson:...화를 내거나 복수를 해도 달라질게 없으니 그건 그것대로 더 슬퍼지지 않을까요? 만약 진심으로 화가 나게 되더라도,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거기까지 말하자 어딘가 체념한 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뭘 하려고 해도....잘 안될걸요. 소중한 사람인데.
 
Issac Lecher:하하하.
넌 정말...
 
그는 또다시 당신의 눈만을 가만 들여다보다가
 
무언가 결심한 얼굴로
 
뒤돌아 사라집니다.
 
그의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있는 기분입니다.
 
그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멀리서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느새 밤이 되어서일까요.
 
성당으로 향하는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세상의 끝자락에서
 
구원의 손을 잡아
 
자, 나를 따라와
 
어서와, 찬란한 세상으로
 
지금 우리는, 누구의 손을 잡으면 좋을까요.
 
혹은 그들이,
 
당신의 손을 잡을까요.
 
...
 
집에 돌아오면 익숙한 풍경이 당신을 반깁니다.
 
문득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책장 구석의 식물 도감일까요.
 
Samuel Wilkinson:...(갑자기 눈에 띄는 식물 도감 책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책장으로 다가가 책을 꺼내들었다.)
 
도감을 가볍게 넘기다 보면, 생소하면서도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푸르가티오
 
서식지, 꽃의 개화 시기, 또 여러가지 다양한 특성들을 열거한 끝에 적혀있는 우스겟소리
 
예로부터 악마를 쫓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미신에 불과하다.
 
지능 판정
 
Samuel Wilkinson: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래서 결국 그는,
 
아이작은,
 
차를 마셨던가요?
 
Samuel Wilkinson:.....
 
당신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침대에 몸을 뉘여도 마을에서의 일이 떠나가질 않습니다.
 
아이작의 모습 또한.
 
악마, 저주, 주체.
 
아이작의 수상쩍은 행동들.
 
주체를 죽여라. 악마를 죽여라.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련지요.
 
그러면 이 모든 끔찍한 저주가 사라지기라도 하나?
 
아이작이 어쩌면 이 일의 원흉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 당신을
 
믿어줄 이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병원에서 보았듯, 그에 대한 신뢰는 두텁기 그지없습니다.
 
분명 당신은 이단자로 몰릴 것입니다.
 
즉,
 
이 일의 결정권은 오롯이 당신에게만 있습니다.
 
잠이 몰려옵니다.
 
아, 모르겠습니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아이작을 찾아가봅시다.
 
얼굴을 봐야 무엇이든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
 
꿈을 꾸었습니다.
 
무언가 당신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감싸쥐더니,
 
당신의 손에 칼을 쥐여줍니다.
 
눈앞에는 아이작이 있습니다.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는 아이작입니다.
 
그의 심장에 칼을 찔러넣습니다.
 
아, 이것으로 당신은 오롯이 자유가 됩니다.
 
자유가...
 
...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문득 탄내가 당신의 코를 찌릅니다.
 
어렴풋이 눈꺼풀을 들러올리니
 
방안이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차고
 
공기 중에 열기가 떠다닙니다.
 
불이야!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봤자 이곳에 화재를 진압할 인원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마을의 몇 안되는 생존자가 양동이로 물을 퍼 창밖에서 당신의 집에 난 불을 끄려는 얄팍한 시도를 하는 게 보입니다.
 
하지만
 
턱 없이 적은 수입니다.
 
탈출할 수 있을까요
 
시도라도 해볼까요
 
Samuel Wilkinson:(언제부터 화재가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밖에서 불을 끌 사람은 부족해 보였고 집안은 이미 화염이 가득해 보였다.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제대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점점 시야가 감깁니다.
 
숨이 찹니다.
 
주위는 모두, 화마가 지배했습니다.
 
이대로 죽는 건가 싶습니다.
 
고통에 몸이 허물어집니다.
 
그 때
 
누군가 당신을 끌어안고 창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신선한 산소가 폐부에 차고 나서야 죽을 듯이 기침을 내뱉었습니다.
 
여전히 불에 타오르는 집이 보이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앞에 있는 것은
 
아이작입니다.
 
재에 그을린 모습으로 어쩐지 복잡한 표정입니다.
 
Issac Lecher:...몸은.
 
Samuel Wilkinson:(기침을 내뱉으며 숨을 몰아쉬다가 상대를 쳐다보았다. 몸에 대해 묻자 제 상태를 한 번 보고는 다시 숨을 내쉬며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야 대답했다.) ...괜찮아요.
 
Issac Lecher:왜 가만히 있어? 멍청이야? 출구를 찾든, 소리를 질러서 누굴 부르든, 뭐든 하라고.
 
얼굴을 찌푸리고 화를 내다가도,
 
그는 눈을 꾹 내리감습니다.
 
잇새에서 새어나오는 것은 나지막한 욕지기이고
 
다시, 남은 것은 뒷모습입니다.
 
아니, 뒷모습 뿐만은 아니군요.
 
그가 떠난 자리, 무언가 남겨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Samuel Wilkinson:(떠나는 뒷모습을 보다가 시간이 좀 더 지난 후에야 몸을 가눌 수 있게 되자, 떠난 자리에 떨어진 것을 보았다.)
 
남아있는 것은
 
다 탄 성냥과 기름입니다.
 
지능 판정
 
Samuel Wilkinson: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가 떠난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라면
 
아,
 
당신은 불을 지른 사람이 아이작임을 꺠닫습니다.
 
이성 체크
 
Samuel Wilkinson: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성치 2 감소
 
그렇다면 왜?
 
기껏 죽이려 해놓고 도대체 왜?
 
아, 하지만 이것으로 당신은 정신이 또렷해집니다.
 
저 자는 악마야.
 
아이작은
 
악마야.
 
당신을 죽이려 했습니다.
 
당신이 무언가를 본 것 같아서?
 
당신이 무언가를 알아차린 것 같아서?
 
문득 당신은 불에 쓰러진 집의 나뭇더미 아래에
 
어떤 물건이 떨어진 걸 발견합니다.
 
칼입니다.
 
식칼.
 
품에 숨길 수 있을 만한 크기와
 
누군가의 명치에 찔러 넣으면 단박에 숨통을 끊을 만한 날카로움.
 
...식칼을,
 
집어들까요?
 
Samuel Wilkinson:......(일그러진 표정으로 성냥과 기름, 그리고 식칼을 내려다보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식칼을 집어 들었다.)
 
...식칼을 집어들고, 불타버린 집을 뒤로 하고
 
마을 회관으로 이동합니다.
 
여분의 이불과 베개를 받았지만,
 
잠이 올 턱이 없습니다.
 
정말로 그가?
 
정말로 당신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화관에 누우면 몇 개 전부 불타지 않은 당신의 물품을 마을 사람들이 가져다줍니다.
 
위로와 응원을 약하게나마 전달도 하네요.
 
문득 짐을 바라보면 처음 보는 것이 있습니다.
 
굉장히 오래된 책입니다.
 
공책일까요? 수기?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네 것 아니냐며 어리둥절한 낯을 짓습니다.
 
화재로 무너진 집의 박살난 책장 밑에 깔려 있었다며.
 
Samuel Wilkinson:....(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표정으로 오래된 책을 보다가 그것을 펼쳐보았다.)
 
수기를 펼쳐 읽으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누군가는 선택 받았다고 한다.
 
저주와 악마와 질병을 내쫓을 선택을 말이다.
 
저주와 악마.
 
악마라 일컫는 이들이 발을 딛는 곳의 풀은 사그라지고 죽어간다.
 
다른 이름으로는 '마녀'라고 불린다.
 
저주와 마녀는 생각보다 밀접한 연관을 지녔다.
 
그들은 존재만으로도 자신이 몸 담근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
 
저주의 침식을 막기 위해서는 악마와 마녀를 향한 퇴치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름을 부르고,
 
사형을 선고하는 것
 
지능 판정
 
Samuel Wilkinson: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아이작이 성당에 도착한 것이,
 
전염병이 돈 후였던가요
 
혹은
 
그 직전이었던가요.
 
새벽이 무르익지만 잠은 여전히 오지 않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그런 당신의 곁에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누구지?
 
서늘한 한숨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쩐지 익숙합니다.
 
수도복이 사락거리는 소리.
 
그렇군요.
 
다시 아이작입니다.
 
뭘 하려는 셈일까요.
 
가만히 지켜볼까, 싶어지는 순간
 
Issac Lecher:네가 나를 방해해.
 
어쩐지 울분에 찬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습니다.
 
이어서,
 
당신의 목을 조르는 손길.
 
숨이 사라집니다.
 
근력 롤을 굴릴 수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목을 졸라오는 손길에 숨이 막힌 목에서는 당연하게도 고통스러운 소리가 나왔다. 본능처럼 숨을 갈구하는 듯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감았던 눈을 떴다. 눈앞에 언뜻 상대가 보였다. 고통스러워하며 떨리던 손을 들어 제 목 위에서 힘을 주며 누르고 있는 손을 잡았다. 고통스러움에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도 제 목을 누르는 손을 떼려하진 않았다. 이렇게 해서라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나 보다. 참으로 멍청하다 속으로 자조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다가오는 죽음을 응시하고 있을 즈음.
 
목을 감싸쥔 손이 떨어져 나갑니다.
 
부드럽게 그 위에 얹어진 당신의 손마저 무르고
 
작은 웃음소리가 귀여 들려오나 싶을 즈음
 
인기척이 사라졌습니다.
 
꿈이었을까요?
 
하지만 목에 남아있는 감각만큼은 너무도 선명합니다.
 
정말로, 죽이려 한 거구나.
 
서늘한 기분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마을 회관에서 겨우 이불을 닾고 잠에 들었다 언제 깨어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정말로 말세라며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듯이 성당에 기도를 하러 사라졌습니다.
 
집을 잃은 지금으로선 당신도 몸을 위탁할 곳이 회관과 성당밖에 없습니다.
 
시간은 미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입니다.
 
딱 이 시간부터 고해소에 그가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작의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고해, 고해성사라. 그렇다면 무엇에 관한?
 
저주를 몰고 다니는 주체를 죽이라는 사내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악마를 죽이라는... 그를 위해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던.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구원의 손
 
아,
 
아이작을 죽일 거라는 고해?
 
성당에 도착해 고해소로 향하면 작은 공간이 나옵니다.
 
신자가 들어가는 장소에 몸을 욱여넣으니 닫힌 고해창 너머 아이작의 잠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Issac Lecher:고해 성사를 하러 오셨나요?
 
자, 말해보세요.
 
당신은 무엇을 고백하기로 했었나요?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선고입니다.
 
악마와 마녀를 향한 선고입니다.
 
단두대는 당신의 손에 쥐여져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고해창 너머를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네.
 
Issac Lecher:무엇이든 편하게 말씀하세요. 저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여기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저는 모든 것을 알았음에도 그것을 외면하려 했습니다.
그로 인해 다른 형제 자매들이 고통받는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외면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끝에는 그 모든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고, 그러려 했습니다.
도망치고 싶어서, 저는 제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어요.
 
Issac Lecher:...도망. 이라.
 
Samuel Wilkinson:신부님.
 
Issac Lecher:예.
 
Samuel Wilkinson:..그때 왜 그냥 가셨는지 여쭤봐도 되나요?
 
Issac Lecher:...언제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Samuel Wilkinson:두 번이나 기회가 있으셨잖아요.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이.
 
Issac Lecher:이유를 알면, 뭐가 달라지는데?
 
Samuel Wilkinson:(가만히 생각에 잠겼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달라지는건 없죠. 그냥 궁금했어요.
 
Issac Lecher:...그래, 달라지는 건 없지. 머릿속만 복잡해질 뿐. 다만, 그래.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도움되지 않은 것은, 빌어먹을 마음일 거야.*
 
Samuel Wilkinson:....맞는 말이에요.
..어쩌면 처음부터 알았던 걸지도 몰라요. 신부님을 볼때마다 어딘가 이질적이라고 느꼈을 때부터..하지만 마을이 이렇게 되기까지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우는걸 봤는데도..
 
Issac Lecher:...그렇군요. 하지만 그것을 고해함으로써, 신께서도 죄를 사하실 것입니다.
 
Samuel Wilkinson:.....제가 마음 하나 때문에 마을이 이렇게 되기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을요? (눈가가 뜨거워졌지만 굳이 닦으려 하진 않았다.)
...용서를 받으려면 제가 정확히 무엇을 해야하는지 이젠 알게 됐어요.
 
고해창 너머로, 작게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습니다.
 
Issac Lecher:무엇을 해야 하는데?
 
Samuel Wilkinson:(품에 손을 넣으면 잡히는 식칼을 꺼내들고는 그것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지금이라도 당신을 죽이는 것.
신부님, 마지막으로 남은 고해도 들어주시겠어요.
 
Issac Lecher:...얼마든지요.
(어쩐지 조금 억눌린 목소리이다. 무언가를 참고 있는 것인지)
 
Samuel Wilkinson:전 이제 무엇을 해야 제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됐어요. (작게 나오는 소리에선 우는 소리가 섞이는 것도 같았다.)
신부님 말씀대로 세상에서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마음이에요.
제가 말하고 싶은 마지막 죄는....그럼에도 전 당신을 죽일 수 없다는 거예요.
 
Issac Lecher:...도망가지, 말아야지.
응? 샘.
 
Samuel Wilkinson:....당신이 무엇인지 알게 된 이후로 계속 생각해봤어요.
제가 당신을 죽이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당신이 죽고나면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
조금 더 빨리 깨달았더라면...그랬다면 그땐 당신을 죽였을텐데.
신부님,
....아이작,
 
Issac Lecher:...
 
Samuel Wilkinson:당신을 죽이면 내 세상엔 아무것도 남질 않는걸요.
 
Issac Lecher:그럼, 나는?
 
Samuel Wilkinson:....
 
Issac Lecher:내 세상은 어떻게 되는데?
죽고 싶어?
죄책감이, 그렇게도 무거워?
(참아왔던 웃음을 터트립니다. 한참 웃는 소리를 내다가, 돌연 가라앉은 목소리를 하고는) 그럼 어디 한번,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어봐. 어디 한번, 나를 죽이고 자진해봐.
못하겠으면,
내 손을 잡아.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리에서 일어섰을까요. 인기척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Samuel Wilkinson:(처음부터 식칼이 향한 곳은 문 너머에 있을 그가 아니었다.)
(자신의 세상엔 그가 있었으나 그의 세상엔 자신이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손에 쥔 식칼은 영웅이 되기 위한 길이 아니라 도망치기 위한 세번째 죄였다.)
(어린아이들이 목놓아 울었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신은 결국 칼을 휘두를 수 없었다.)
(눈에 맺혀있던 눈물은 어느새 시야를 가릴 정도로 차올라 흐르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던 칼은 결국 차갑고도 얇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문 너머에서, 다시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Issac Lecher.:어때, 조금 결심이 섰어?
 
Samuel Wilkinson:(죄책감은 여전히 무섭도록 무거웠고 울음소리는 귓가에서 떠나질 않았다. 하지만 칼을 다시 주워드는 일은 없었고, 고해실의 문 앞에 서 있는 자신이 있었다.)
(저에게 소중한 것은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었으므로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랬기에 지금 당장 죽고싶으면서도 결국엔 문 너머에 있을 죄인을 택했다.)
 
귓가에 들려오는 절그럭거리는 소리
 
고해창을 잠그던 자물쇠가 풀리고,
 
그 너머로부터 불쑥, 손 하나가 튀어나와당신의 옷자락을 붙잡습니다.
 
Issac Lecher.:그래, 네가.
내가, 악마같아?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사무엘 윌킨슨. 사랑은 악의 과실이야.
자,
세상의 끝자락에서
악마의 손을 잡아.
 
Issac Lecher.:자, 나를 따라와.
어서와,
 
Samuel Wilkinson:(눈물이 흘러나오면서도 그 끝에 자리하게 된 웃음을 멈출 생각은 없었다. 저의 세상은 이미 죄로 가득했기에 앞에 뻗어진 손을 잡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 두 명은 직감합니다.
 
서로가 당신을 죽일 일은 없습니다.
 
그가 당신을 죽일 일은 없습니다.
 
당신 이외의 세계는 조금의 중요성도 갖지 못해서, 그래서.
 
그래요,
 
당신이 옳습니다.
 
그 만큼이나, 악마에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악마에 홀린 듯
 
아이작의 손을 붙잡습니다.
 
그래, 아무렴 어떻겠어요.
 
어쩐지 허탈한 기분이 듭니다.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요, 이렇게 된 거.
 
서로가 서로를 무너뜨리는 존재가 되었음을 자각하게 된 거...
 
숨막히도록 서로를 끌어안은 채
 
세상의 멸망을 함께 맞이해 볼까요.
 
붙잡은 손이 당신을 부드럽게 끌어당깁니다.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떨어져 내리는 오색의 빛이 따갑습니다.
 
한 걸음 한걸음
 
그에게 이끌려 내딛는 걸음이 점차 가벼워집니다.
 
멀리서 함창하는 듯한 노래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그런 착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우리를 지탄하는 환청 가운데,
 
두 사람은 뛰고 있습니다.
 
왈츠를 추는 듯한 경쾌함
 
우리는 우리에게 마침내 주어질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왈츠의 끝,
 
시리도록 찬란한, 멸망을!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사하시는 주여
 
저희에게 자비를 배푸소서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사하시는 주여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이곳에 있는 것은
 
가짜 구원자와 칼, 제단, 도망칠 길, 그리고 악마.
 
오, 나의 마녀.
 
END 5. 자비를 배푸소서
 
...
 
성당의 내부,
 
입구로부터 제단으로 향하는 이
 
모든 신자석은 텅 빈 상태입니다.
 
단산 위 제대에는 일기장이 놓여 있습니다.
 
실수로 떨어트린 듯, 구석에 아슬하고 어설프게 나동그라져 있는 것을 주워 읽는 남자
 
xx.xx
 
마녀를 죽여라.
 
이것이 내게 부여된 사명이다.
 
xx.xx.
 
뱀의 아버지의 미움을 받은 이들은 이 멸망의 주체로 작용한다.
 
그들이 바란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세간은 그들을 '마녀'와 '악마'라 칭한다.
 
xx.xx.
 
찾았다. 마녀다.
 
저런 사람이 정말로 뱀의 저주를 받은 자란 말인가
 
말끔한 얼굴은 내 존재를 유쾌하게 여기지만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친밀함을 쌓기 위해 관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조금 더 관찰하기로 했다.
 
xx.xx.
 
'마녀'란 무엇인가?
 
뱀의 저주를 대대로 받은 집안은 그 저주를 받은 사람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한 마을을 궤멸시킬 수가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단 하나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이유도 모르고 죽게 된다는 것.
 
세상이라는 게 원래 이런 법이라지만, 신물이 난다.
 
xx.xx
 
어떡하지.
 
갈수록 대의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든다.
 
xx.xx.
 
세상을 구하는 일이지만...
 
저 사람이 죽지 않으면, 온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지만.
 
xx.xx.
 
아, 신이시여.
 
난 믿지도 않는 신을 찾는다.
 
xx.xx.
 
난 그 애를 죽일 수 없어.
 
xx.xx.
 
난 그 애를 죽일 수 없어.
 
일기장을 본 박사가 불같이 화를 냈다.
 
그딴 식으로 굴 거라면 무엇하러 이곳에 왔냐고.
 
신음하는 환자들이 보이지 않냐고.
 
전염병에 쓰러진 시체가 보이지 않냐고.
 
xx.xx.
 
방해물이 무엇이냐 물었던가
 
그건 내 마음이다.
 
xx.xx.
 
오늘 그 애의 집에 불을 질렀다.
 
결국 꺼내오고 말았지만...
 
그래.
 
이젠 정말 무엇이든, 결정해야 한다.
 
그 애가 마지막 저주를 받은 자니까, 그애만 없으면.
 
그 애가 없으면,
 
그 애가 없다면...
 
xx.xx.
 
이곳은 막다른 길이다.
 
하지만, 그렇잖아.
 
세상이랄 게, 그렇게 중요한가?
 
그 애는 나를 악마로 생각하는 것 같다.
 
어차피 스스로를 알게 돼도 죽으려 들 뿐이겠지.
 
그러면 차라리.
 
악마에 홀린 불쌍한 희생자로서,
 
옆에 묶어두고, 함께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난 이 세상의 마지막을 너와 맞이하고 싶어.
 
...일기를 덮은 늙은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일기를 챙겨 마을을 떠납니다.
 
영영 쫓기게 될지라도, 뭐 어떤가요.
 
세상의 끝을 함께 맞이할 텐데.
 
마녀의 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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