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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율이

수몰도시 로그 백업

 

 

 

 

 

 

 

 

 

수몰도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무언가 애타는 부름이 들리는 것 같지만
 
먹먹한 귓가에는 물거품 소리만이 맴돌고,
 
올려다본 하늘은 그저 검게 일렁이고만 있습니다.
 
...아, 그렇네요.
 
가라앉고 있는 거였어요.
 
...이런게 죽음일까요?
 
그러나,
 
잠겨 드는 정신 속 뻗어진 손이 당신을 끌어당기고,
 
차가운 바닥에 올라온 당신은 그제야,
 
일그러져있는 시야 속에 더 일그러진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는 정선호를 마주합니다.
 
그가 뭐라고 말하는지 들을 새도 없이,
 
당신의 의식은 다시 가라앉습니다.
 
...
 
파도 소리가 가라앉았던 정신을 일깨우듯 천천히 가까워집니다.
 
당신은, 눈꺼풀 아래로 드는 얕은 빛에 눈을 뜹니다.
 
건강 판정 해볼까요?
 
남 율: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헉 짱 건강해
 
머리가 아프고, 며칠간의 기억이 꼭 물속에 있는 듯 흐릿합니다.
 
거뭇거뭇한 얼룩이 진 옷에 축축한 기운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마지막 기억이 꿈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문을 열었더니 괴물이 튀어나와서,
 
그대로 싸웠다가...
 
물에 빠졌던 것 같죠?
 
지금은 좀 어떤가요? 괜찮은가요?
 
남 율:(여기저기 몸을 둘러봅니다. 괜찮은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 ... 잔기침이 나오기는 하네요.) 쿨럭...
 
몸을 둘러보고 있자면,
 
정선호가 당신의 손을 꼭 잡은 채 잠들어 있습니다.
 
...수몰 도시에서 지낸게 얼마인데 바보같이 물에 빠지다니.
 
그가 얼마나 놀랐을까요.
 
얼마나 지난 것이고, 이곳은 어디인건지..
 
한 번 둘러볼까요?
 
남 율:(정선호의 손을 꼭 잡은 채 놓을까 말까 갈팡질팡하다가 그냥 눈으로만 주변을 살피기로 합니다. 괜히 손을 놨다가 깨어버리면 조금 미안해지니까요.)
 
당신의 손을 꼭 잡은 채 새근새근 잠들어있는, 어쩐지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의 정선호.
 
마찬가지로 검은 물이 든 낡은 옷의 끄트머리가 아직 미세하게 젖어 있는 채
 
손목이며 목덜미에는 붕대가 많습니다.
 
멸망 이후 두 사람은 젖고 다치는 것이 일이었으니.
 
...물리지만 않으면 되니까요.
 
두꺼운 옷을 입고,
 
붕대를 감아가며..그렇게 버텼습니다.
 
깨어진 창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하늘과 새카만 수평선입니다.
 
평소 동선을 생각해보면 이곳은 아마도 높은 빌딩이겠죠?
 
사무실로 사용하던 장소인 듯 부서진 책상과 유리조각 따위가 널려있습니다.
 
자세히 둘러보려면..
 
우선 그의 손을 놓고 움직여봐야 알겠습니다.
 
남 율:.... (결국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는 걸까요. 정선호의 손을 잠시놓고 가슴위에 올려둔 후 일어나면서도 갈팡질팡하더니 마치 잘 자라고 인사라도 하는 것처럼 고개를 살짝 숙여 정선호의 이마에 짧게 입맞추고 떨어져 일어납니다.)
 
어우 스윗해
 
빠져나간 온기가 아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정선호는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깨어진 창가 쪽으로 가서 바라보면
 
아래쪽이 까마득하게 잠겨있습니다.
 
확실히 높은 빌딩인 모양이지만 우리가 목적으로 삼던 등대는 이 방향에서는 보이지 않네요.
 
머지 않은 아래에서 느리게 파도치는 검은 물에는 붉은 노을이 조금 스며들어 있고,
 
사람의 가죽이며 부서진 물건들이 둥둥 떠 있습니다.
 
사무실에는 [부서진 책상들], 정선호의 것으로 보이는 [배낭]과 [당신의 배낭], 복도로 이어지는 덜렁거리는 [문]이 보입니다.
 
남 율:(날이 추워서인지 물에 빠져서인지 모르겠지만 몸이 덜덜 떨려옵니다. 일단 저 덜렁거리는 문을 닫는 시도라도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문으로 다가섭니다.)
 
문을 본다면..
 
덜렁거리는 문 너머는 복도입니다.
 
여전히 창문은 깨져 있고,
 
무언가를 옮긴 흔적처럼 조금 번져있는 핏자국과 발자국이 복도를 지나 옆 사무실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정선호의 발자국이군요.
 
문은 위태로워보이지만 일단은 닫힙니다.
 
남 율:(문을 어떻게든 잘 닫아보고 문 너머에 있는 발자국을 최대한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몸을 돌려 부서진 책상으로 다가섭니다.)
 
빠직빠직,
 
유리조각이 밟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검게 물든 나무판자며 부서진 모니터가 보입니다.
 
관찰력 판정 해볼까요?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굳굳
 
잔해더미 속에서 꽤 멀쩡해보이는 배터리가 하나 보입니다.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남 율:(조심스럽게 배터리를 챙겨봅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물자가 더 있어야 하니까요.)
 
배터리를 얻었습니다.
 
책상에서는 더 이상 볼 것이 없어 보입니다.
 
남 율:(배터리를 만지작 거리던 나는 이것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정선호의 배낭에 몰래 집어넣기 위해 다가갑니다. 어차피 같이 쓸 물건이더라도 조금이라도 정선호의 것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일지도 모르죠. )
 
고운 마음씨예요.
 
잘 잠가둔 정선호의 가방.
 
이 가방이 아니었는데,
 
낡아 있던 예전의 가방을 버리고 새로 구한 가방인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기워둔 자국이 보이는군요.
 
열어보면 작은 통조림 한 캔과 군용 나이프,
 
탄창이 비어있는 총,
 
붕대로 쓸 찢어진 옷가지,
 
진통제, 반짇고리가 들어있습니다.
 
지능 판정 해볼까요?
 
남 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아직 머리가 아파서 그런가...잘 모르겠군요.
 
정선호의 배낭에 배터리를 넣어두고 나면..
 
당신의 배낭이 남아있습니다.
 
남 율:(물자가 얼마나 남아있던가요.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나는 배낭을 열어봅니다.)
 
당신의 가방을 열어보면,
 
튼튼하고 굵은 밧줄과 비닐에 잘 싸인 여분의 옷가지,
 
그리고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코팅되어있음에도 가장자리가 거뭇하게 물들고 있는 사진 속 정선호와 당신이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얼마나 쓸어봤으면 사진에 손자국이 남았네요.
 
...그리운 시절이에요.
 
배낭에서 더 볼 것은 없습니다.
 
...복도에 있던 핏자국과 발자국이 신경쓰이네요.
 
남 율:... (정선호는 곤히 잠들어 있으니 잠깐 정도는 나갔다 와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에 그는 살금살금 문밖으로 나가봅니다.)
 
그가 잠든 사이에 얼른 나갔다 와보자구요.
 
핏자국을 따라 복도를 걷다보면..
 
닫혀있는 문 앞에 도착합니다.
 
닫혀있는 문은 항상 불길하죠.
 
이 안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요.
 
문을 열고자 한다면 정신력 판정을 해봅시다.
 
남 율: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짱짱 강한 당신은 용감하게 문을 엽니다.
 
안쪽은 고요하며,
 
비린내보다 좀 더 역한 냄새가 납니다.
 
부서지고 쓸려나간 책상이나 파티션들,
 
바닥에 직직 끌려있는 핏자국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면
 
저쪽 구석에 옷가지가 부자연스럽게 올라가 있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남 율:(조금 떨려오는 몸을 다 잡고 나는 조심스럽게 옷가지 쪽으로 다가서 봅니다.)
 
옷가지 아래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들춰볼까요?
 
남 율:(괜찮아... 괜찮으니까. 나는 속으로 짧게 그렇게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옷을 들춰봅니다.)
 
옷가지를 들춰보면,
 
죽어있는 괴물이 보입니다.
 
몸에 돋아난 비늘,
 
파란 피부에 퍼렇게 올라온 핏줄,
 
뒤틀린 신체에는 난투의 흔적이 보이고 목이 거의 떨어져 있는 것이,
 
아마 정선호가 처리한 괴물인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몸에 새로 감은 것 같은 붕대가 보였죠.
 
...사람이 어쩌다 이런 것이 되는 걸까요.
 
죽지도 못하고 괴물이 되어...
 
틀만 남은 창문 너머 저편에 작게 보이는,
 
골격만 남은 건물이 높은 파도에 삼켜집니다.
 
마치 그날의 종말처럼..
 
하늘을 뒤덮으며 몰려오던 검은 해일과,
 
손을 꼭 잡았던 정선호와 당신.
 
갑작스럽게 덮쳐온 재난 속에서 누구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 없었습니다.
 
간신히 살아남아, 서로가 목숨줄이 되는 듯 간절히 붙잡고 버텨왔던 나날들..
 
그러나 그 온기는 당신의 손에서 사그라든지 오래군요.
 
그 온기의 주인은 지금쯤 일어났을까요?
 
남 율:(일어났다면 아마 지금쯤 문을 박차고 여기로 달려오거나 했겠죠... 그러고보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두면 정선호를 또다시 걱정시킬것만 같아서 나는 이제 그만 돌아가 보기로 합니다.
 
다시 복도를 지나 사무실로 들어가면,
 
사무실 안에는 타오르는 노을이 가득합니다.
 
쏟아지는 핏빛 노을에 빠진 듯한 모습의 정선호는 멍하니 노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남 율:(멍하니 노을을 보고 있는 모습이 평소답지 않다는 생각에 나는 다가가 정선호의 손을 잡고 정선호를 불러봅니다.) 선호씨?
 
정선호:.....(멍하니 창밖을 보다가 손의 감촉에 고개를 휙 돌립니다.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얼마나 지났을까요?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율이씨, 없어진줄 알고 놀랐잖아요.
 
남 율:... 그냥 잠깐 좀 ... 나갔다 왔어요.. (그제서야 나에게 익숙한 얼굴이 보이니 나는 안심한 표정을 짓고맙니다. 웃고 있는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눈밑이 쾡해보여서 손을 뻗어 눈가를 만져봅니다. 자신을 여기까지 데리고 모든 일을 처리하면서 오느라 피곤했을텐데요.) 잠은.. 잘 잤어요?
 
정선호:네? (당신을 보며 미간을 잠시 찌푸렸다가 고개를 천천히 가로젓습니다. 잠이 덜 깨기라도 한 것인지..) 나갔어요? 밖엔...괴물한테 당한 사람 시체가 있었을텐데..(눈가를 만져오는 손길에 기꺼이 얼굴을 기댑니다.) 너무 자서 탈이에요.
 
남 율:... ...근처만 나갔다 왔어요... (걱정할까봐 황급히 말을 이어갑니다. 유독 내가 혼자 어디론가 가버리면 예민해져 있는 당신을 더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실제로 어디 멀리까지는 가지 않았으니까요. 얼굴을 기대오는 모습이 마치 어리광을 부리는 대형견처럼 보이기도 해서 잠깐 머뭇거리다가 입술에 가볍게 제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가 똅니다.) 좀 더 자도 됐을텐데.. 여기까지 나 데리고 오느라 힘들었을거고... ..
 
정선호:(입맞춤을 받고, 당신이 말을 끝마칠 때까지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리곤 고개를 가로 저어요.) 충분히 잤어요. 너무 잠만 자도 주변 경계를 하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보다 깨어나서 다행이에요. 얼마나 놀랐는줄 알아요? (별다른 타박의 의미는 없이 걱정하는 말 뿐입니다. 워낙 걱정이 컸는지 당신을 살펴보는 기색은 좀처럼 줄지 않습니다.)
 
남 율:(멈칫합니다. 나 역시 그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에 일그러진 당신의 얼굴을 떠올리면... 사실은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에게는 너무 미안한 소리라서 나는 그런 말조차도 함부러 뱉어내지 못합니다.) 미, 안해요.. (당신을 보지 못하는 세상이라니, 당신과 떨어지게 된다니, 나역시 간담이 서늘해지는 상상인데 그 무렵의 당신이 어땠을지는 상상조차 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정말 괜찮아요. 아픈곳도 없고.. ..
 
정선호:(제 얼굴을 만져주던 손을 꼭 잡습니다.) 응, 알아요. 건강해보여서 다행이야....(다시는 놓지 않을 것처럼 힘을 조금 주며 쥐었다가, 천천히 힘을 풀어줍니다.) 무사하니까 됐어요. 여기에서 하루 묵기엔 조금 위험하니까...해가 지기 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요? 등대에 가야하니까...
 
남 율:(그 말에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내 손을 꼭 잡아오는 손길이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얌전하게 같이 마주 쥡니다. 그제서야 당신은 내가 알던 정선호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아까전 노을을 멍하니 보며 일렁거리던 당신을 보았었을때는 잘못되었는줄 알고 간담이 서늘해졌는데도요.) 응.. 이제 그만 가요.
 
정선호:(배낭들을 챙기고, 당신의 배낭을 건네준 다음 당신의 손을 쥔 채 이 공간을 나섭니다.)
 
두 사람은 빌딩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갑니다.
 
홀로 당신을 지키느라 조금 예민해진 탓일까요?
 
자그마한 소리에도 당신의 손을 쥔 힘이 이따금 세졌다가 풀어지길 반복합니다.
 
그렇게 3~4층 정도 내려가면
 
점점 파도소리가 가까워지고,
 
곧 물이 찰팍찰팍 차올라 있는 층에 도착합니다.
 
찬란히 붉은 석양조차 무자비하게 삼켜버리는 검은 파도가 발치까지 밀려왔다 부서져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관찰 판정 해봅시다!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머지않은 저편에, 우리가 등대라고 부르는 빌딩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엔 이 주변에서 그나마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 기울어진 빌딩이 보입니다.
 
당신의 생각보다 등대가 훨씬 가깝군요.
 
이제 정말 등대에 도착하는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자, 점찍은 빌딩도 있으니 헤엄쳐야겠죠.
 
몸을 좀 풀어주고,
 
배낭이 비닐에 잘 감싸여졌는지 확인을 한 다음..
 
첨벙,
 
두 사람은 오늘도 검은 바다의 뱃속으로 뛰어듭니다.
 
수영 판정 해볼까요?
 
남 율:
수영
기준치: 55/27/11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어이쿠,
 
물에 부딪히는 충격에 삼켰던 숨이 죄 빠져나옵니다.
 
황급히 다시 고개를 밖으로 내민 다음 숨을 마시고 잠수합니다.
 
보글보글 물거품 소리,
 
눈을 뜨면 희미하게 투과되어 번지는 붉은 노을이 시야를 어물하게나마 밝혀줍니다.
 
무심하게 검은 물 속으로 잠수하고나서야
 
빌딩 숲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당신과 정선호가 살아가던 장소...
 
이토록 기묘한 공간이지요.
 
검은 바다에 수몰된 세상이라는 것은.
 
이 암흑의 묘지 속에 문명이 소화당하고 있습니다.
 
이끼가 잔뜩 돋아난 빌딩 벽과 추락한 비행기.
 
틈이 있는 곳마다 빼곡하게 자라나 제멋대로 흔들리는 새카만 해초는 먼저 죽은 이들이 살려달라 뻗는 손길만 같지요.
 
물속에서 느껴지는 꿉꿉함, 미적지근한 검은 바다...
 
평상시보다 물 온도가 올라가 있는 느낌이군요.
 
바다가 변하려나?
 
관찰 판정 해봅시다!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물속에서 시야가 밝아집니다.
 
적응되다보면 물속에서도 이렇게 잘 볼 수 있는거군요..
 
그나마 검은 바닷속에서 얕게 빛나고 있는 바다 반딧불이가 물살에 하느작거립니다.
 
가라앉은 자동차를 채우며 자라고 있는 산호초는 과거의 화려한 색은 사라지고 하얗기만 한데,
 
자취를 감춰버린 물고기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무너진 벽에 끼여서 부푼 시신의 몸에는 따개비가 가득하군요.
 
보고 있기 괴로운 수준입니다.
 
물살은 우리가 이동하는 방향으로 흘러줍니다.
 
이 틈에 빠르게 가볼까요?
 
수영 판정 한 번 더 해봅시다.
 
남 율:
수영
기준치: 55/27/11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빨리 가기는 커녕, 발에 해초가 감겨버립니다.
 
수영이나 근력 판정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남 율: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어헙..
 
뒤따라오던 정선호가 해초를 풀어줍니다.
 
속도는 포기하고 조심해서 가야겠어요.
 
그렇게 이동하다보면
 
물 속 하늘이 점점 가까워지고,
 
곧 머리를 수면으로 내면 꿉꿉하지만 시원한 공기가 폐부를 가득 채웁니다.
 
눈 앞에는 점찍었던 건물의 창문이 있군요.
 
두 사람은 기울어진 빌딩의 중간층에 도착합니다.
 
수영하던 중간중간 일이 많았지요..
 
체력이 2 차감됩니다.
 
기울어졌는데도 물에 잠기거나 파도에 밀려 무너지지 않다니.
 
제법 견고하게 지어진 빌딩이었나봅니다.
 
멀리서 봤을 때보다 경사가 적습니다.
 
좋은 소식이지요.
 
당신과 정선호는 깨진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갑니다.
 
복도가 아님에도 휑하니 넓은 공간에는
 
금 간 벽과 그 벽에 가득한 이끼만 보일 뿐, 물건이라고는 그림자도 없습니다.
 
아마 파도가 전부 쓸어갔겠지요.
 
아니면 인간이 쓸어갔거나.
 
발목 즈음까지 차오른 검은 바닷물이 파도가 칠 때마다 얕게 출렁입니다.
 
정선호:(젖은 옷을 주욱 짜고 얼굴에 아무렇게나 붙어오는 머리카락을 대충 넘긴 다음, 주변을 둘러보다가 당신을 봅니다.) 아직은 괜찮은 것 같죠? 안으로 더 들어가요. 오늘은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싸움이라도 일어난다면...조금 곤란할 것 같아요.
 
남 율:(대충 당신의 옆에서 젖은 옷을 정리한 후 당신을 올려다 봅니다. 무엇보다 가장 고요한 적막이 흐르고 아무도 없는 이 순간은 안전하다 여기면서 앞으로만 가야하는 상황은 늘 언제나 심장이 옥죄이는것만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있기에 나는 앞으로 나아가요.) ... 얼른 안으로 들어가요...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복도는 얕게 잠긴 채로 조용합니다.
 
한쪽 벽면이 뜯어져 그대로 보이지 않는 바깥은 이제 완연한 암흑으로 수평선의 경계가 보이지 않고,
 
하늘이 어딘지. 또 바닥은 어딘지.
 
그저 익숙한 검은 풍경입니다.
 
복도를 계속 걸어가면, 그 끝에 계단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부서진 것이 위태로워 보이네요.
 
민첩이나 근력 판정으로 단숨에 뛰어올라가 볼까요?
 
남 율: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숨이찹니다. 어렵네요)
 
조금 힘들지만...
 
멋지게 도약해서 다다릅니다.
 
정선호: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아,
 
정선호는 중간에 힘이 풀렸는지 다소 아슬하게 도착합니다.
 
미끄러지면서 팔이 긁혔나보군요.
 
남 율:(놀란 나는 눈을 크게 뜨며 당신에게 다가가 팔을 잡습니다.) 다, 다쳤어요? 어디 좀 봐봐요..!
 
정선호:(피가 조금 맺힌 팔을 힐끔 보다가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젓습니다.) 이정도는 괜찮아요. 중간에 힘이 풀려버리는 바람에...
 
남 율:(그 말에 입을 꾹 다뭅니다. 조금은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괜찮기는 뭐가 괜찮단 말인가요? 조금이라도 다쳤다가 무슨일이 벌어질줄 알고..! 결국 나는 입고 있는 옷의 일부를 쭉 찢어내서 피가 맺힌 당신의 팔을 둘둘 둘러맵니다. 당시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선호:앗, 아깝게. (진심이었는지 작게 터져나온 말을 끝으로 옷으로 매어져있는 팔을 내려다봅니다. 걱정을 끼친 것은 사실이니까요.) 고마워요. 그래도 다음부턴 옷 찢으면 안 돼요? 이 건물엔 옷가지가 더 있으려나 몰라...(당신의 손을 잡고 앞서 나갑니다.)
 
문 너머로 복도가 보입니다.
 
고요한 빌딩의 길에 이어진 복도입니다.
 
특이한 것은, 이곳에 박살 나거나 박살 나지 않은 마네킹들이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다가가보면 마네킹은 부식된 탓도 있지만 괴물의 손톱에 부서진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벽에도 손톱자국이 꽤 많이, 제법 깊게 남아있습니다.
 
조금 섬뜩한 광경이네요...
 
호러게임의 한 장면 같기는 하지만,
 
이곳에 마네킹을 세워둔 생존자는 똑똑한 사람일 것입니다.
 
운도 좋았겠고요.
 
이런 시대에 마네킹이라는게, 그리 쉽게 구해지는 물건들은 아니잖아요?
 
어쩌면 옷가지가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행운이나 관찰 판정 돌려봅시다!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파아앗, 눈이 개안합니다.
 
제법 괜찮은, 마른 옷가지가 보이는 것 같아요.
 
귀여워 보이는 캐릭터가 그려진 옷이..
 
정선호:(자신도 마찬가지로 그 옷을 보았는지 해맑게 말합니다.) 저 옷은 나중에 율이씨가 입으면 되겠다, 그렇죠?
 
남 율:... .... (부끄럽습니다. 절대 안입을 옷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 나.. 중에요.. (정말 나중에 말입니다. 되도록이면 안입었으면 합니다.)
 
정선호:뭐라고요? 나중에요? (당신의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제대로 확인합니다. 장난스러운 미소가 지어진 채로...) 입어주는거죠? 나중에 꼭 입힐거니까요. 저 제대로 기억했어요.
 
남 율:(이 이거 못 벗어나는건가. 나는 눈을 데굴 굴립니다. 어떻게 해서는 저 옷을 입는 건.. 피하고 싶은데.. 아무리 상황이 상황이어서 옷이 급하다고 해도.. 겨울x국 x사 같이 화려한 공주 캐릭터가 들어가 있는 옷을 입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 저걸 나중에 꼭 ..ㅇ... 왜 왜 입히려고 하는거에요? (이럴때만 이런거에 집착하고 나쁜 사람!)
 
정선호:왜냐뇨. (옷을 직접 가져와서 펼쳐 보입니다. 캐릭터가 보여 귀여움이 더욱 부각되어 보입니다.) 옷을 봐요, 얼마나 귀여워요? 그럼 이런 귀여운 옷이 어울릴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말은 질문이지만, 눈은 이미 당신에게로 향해있습니다. 대답을 기다린 말이 아니었는지 눈을 가느다랗게 접어 웃습니다. 당신밖에 없죠? 라고 말하는 듯..)
 
남 율:(언제부터 177cm의 성인남성이 이런 옷을 입으면 귀엽다는게 당신의 머릿속에서 공식이 되었을까요. 근의 공식처럼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당신의 머릿속 뚜껑을 열어서 속을 확인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옷이 어울릴 사람은 당연히 없죠..! 없어야 해요..! (눈이 자신에게로 가 있는 모습이 심히 불손합니다.) 요즘은 초등학생 남자아이들도 이런 옷은 안입어요..!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수도 없고 점점 얼굴이 홧홧 달아오릅니다. 상상만해도 쪽팔리는 옷을 나중에 입어야 할 생각에 암담해져서요)
 
정선호:(당신의 반응을 보고도 옷을 착실히 배낭 안에 넣습니다. 제법 재미를 보았는지 짙은 미소가 떠나가질 않아요.) 그래도 옷은 필요하지 않겠어요? 입어준다면 정말 좋지만...입는 용도가 아니더라도 붕대처럼 사용할 수 있을테니까요. 불쌍한 옷...제 용도로는 쓰이기 어렵겠네요.
 
복도에 있는 문들은 대부분 유리창이었던 모양인지 거의 로비같은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반쪽 난 망치나 안이 비어있는 공구통, 부서진 가구가 보이지만 쓸모는 없군요.
 
정선호:....(복도를 조금 더 살펴보는 표정이 어딘가 어둡습니다. 피곤한게 오래 가서 그런걸까요? 복도 끝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당신에게로 고개를 돌립니다.) 어떻게 할래요, 율이씨. 올라갈까요?
 
남 율:... ..(어떡하지, 당신이 피곤해 보이는데 이 이상 계속 움직일수도 없는 노릇이고... 갈팡질팡 하던 나는 끝내 당신에게 먼저 물음부터 던지게 되어요.) ..혹시 많이 피곤해요..? 선호씨가 피곤하면 조금 쉬었다가요
 
정선호:(당신의 말에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짓습니다.) ...티났어요? 이런...(정신을 차리려 고개를 조금 젓습니다.) 그래도 이곳보단 제대로 된 방을 찾는게 더 나을 것 같아서요. 하룻밤 묵기엔 그게 좀 더 안전하잖아요?
 
남 율:(그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여요. 어찌되었든 먼저 움직이기 위해서 다리를 움직이는데.. 다리에 힘이 턱 풀리고 맙니다. 아, 그래요. 당신만 피곤한건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휘청이면서 몸을 지탱하려고 해보지만 그대로 기울어져서 당신의 품에 안기는 형태가 되어버리고 말아 그는 얼굴이 벌게진 채로 당신의 옷깃을 쥔 채 올려다봅니다. 피곤할텐데 이렇게 몸을 기대버리면..) 미, 미안해요...혹시.. 어디 부딪히진 않았어요?
후후1
 
정선호:(기울어지는 몸을 빠르게 부축합니다. 옷깃을 쥔 채 올려다보는 모습은 제 눈엔 사랑스러울 뿐이라, 웃으며 고개를 내려 당신의 뺨에 입을 맞춥니다.) 난 괜찮아요. 지친 것 같으니 빨리 둘러보는게 낫겠네요.
 
빠르게 탐색을 마치고 두 사람은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합니다.
 
아래층과는 정 반대로,
 
자세히 살피며 걸어가 봐도 별다르게 전투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 장소입니다.
 
피는 물론이고 괴물의 손톱이 할퀸 벽의 상흔도 없네요.
 
복도 양 옆으로 일정 간격을 두고 있는 문들과,
 
저편에 보이는 반대쪽 계단은 나름대로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무너져있다는 것이 확실히 보입니다.
 
별다른 것은 없어 보이지만 그것이 맹점입니다.
 
이 층, 굉장히 깨끗합니다.
 
먼지도 쌓여있지 않았어요.
 
[열려있는 방]과 [잠겨있는 방]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남 율:...? (어쩐지 잠겨있는 방이 신경 쓰여요. 잠겨 있다면 대체 왜 잠겨 있는걸까요? 먼지도 한톨 쌓여 있지 않는 층은 결국 누군가가 아직까지도 쓰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잠겨있는 방은 그럼 사람이 살고 있는걸까요? 그런 마음으로 잠겨 있는 방으로 다가서봅니다.)
 
열어보려고 하면 문이 잠겨있습니다.
 
근력, 혹은 열쇠공 기능이 필요합니다만...
 
...
 
철퍽,
 
철퍽.
 
발소리가 들립니다.
 
불쾌한 숨소리가 두 사람이 올라왔던 계단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언제 들킨걸까요?
 
망할 괴물.
 
도망치자니 반대편에 있는 계단은 완전히 무너져있고,
 
뛰어내리자니 아래쪽은...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네요.
 
괴물이 근처에 있는데 밤바다로 뛰어든다니 그거야말로 무리입니다.
 
숨으려면...열리는 방이 있기는 합니다만,
 
괴물이 있는 곳에서 오늘 밤 편히 잠들 수 있을까요?
 
괴물의 발소리와 역겨운 냄새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선택지는 두가지 뿐입니다.
 
숨거나, 싸우거나.
 
남 율:(숨는다고 한들 피곤한 정선호가 편하게 쉴 수 있을리도 만무하고, 결국 싸우는 것 외에는 큰 방도가 없을거 같아 나는 정선호의 손을 말없이 꽉 쥡니다. 신호라도 보내듯이.)
 
정선호:(갑자기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자 고개를 돌려 당신을 봅니다.) ...왜그래요? (고개를 돌려 당신이 경계하는 것 같은 곳을 바라보다가 다시 당신을 봅니다. 눈빛이 천천히 가라앉아요.) .......
 
남 율:(천천히 가라앉은 그 눈은 평소 괴물을 상대하기 직전의 그 눈이었습니다. 불안이 가득 섞인 눈으로 들려오는 발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눈짓을 하고는 입모양으로 작게 말합니다. 신호 할테니까 준비해요. 라고.)
 
정선호:(가라앉은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어요.) ...율이씨, (그것도 잠시 갑작스럽게 찾아온 두통에 머리를 짚으며 잠시 비틀거립니다. 무리한 탓일까요? 이런 상황에...)
 
정선호가 비틀거림과 동시에,
 
저 너머에서 괴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시퍼렇게 뜬 눈과 비늘,
 
기괴하게 발달한 날카로운 손톱.
 
불쾌한 냄새가 훅 끼쳐오고,
 
두 사람을 발견한 괴물은 괴성을 지르며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남 율:(비틀거리는 정선호를 본 나는 빠르게 판단을 마쳐요. 오래 생각할 틈도 없이 그대로 정선호의 팔을 잡아 끌어 열려있는 방으로 밀쳐 넣어버리고 문을 꽉 닫습니다. 아픈 정선호에게 일을 맡길수는 없어요. 달려드는 괴물을 피해 몸을 빠르게 움직입니다.)
 
밀쳐진 정선호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짓습니다.
 
문이 닫히고,
 
홀로 남은 당신은 나이프를 쥡니다.
 
그를 지켜야지요.
 
공격 순서는 남 율 > 괴물 순서입니다.
 
남 율:
나이프
기준치: 65/32/13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그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나이프는 매섭게 빛납니다.
 
나이프가 몸에 박히면 괴물에게선 피가 뿜어져 나옵니다.
 
괴물은 발악을 하듯 소리를 지르며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괴물:
손톱
기준치: 25/12/5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피해: 0
 
상처를 입어서일까요?
 
괴물의 손톱은 당신에게 닿지 못했습니다.
 
지금이 기회예요.
 
남 율:
나이프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힘껏 나이프를 휘두르지만,
 
괴물의 숨을 끊지 못합니다.
 
곧 정신을 차렸는지 정선호가 문을 열고 나옵니다.
 
괴물은 소리를 지르며 다시 달려들어요.
 
괴물:캬아아아아악!!
손톱
기준치: 25/12/5
굴림: 28
판정결과: 실패
피해: 0
 
발악하듯 휘둘러진 손톱은 아무에게도 위협을 끼치지 못합니다.
 
남 율:(안돼.. 나오면 안된다는듯 정선호를 보며 도리질을 치다가 이대로 있으면 정선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나이프를 휘두릅니다)
나이프
기준치: 65/32/13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세차게 휘둘러진 나이프는 괴물의 목을 깊숙이 파고듭니다.
 
괴물은 그대로 별다른 반항도 해보지 못한 채 기울어져 쓰러집니다.
 
퍼렇게 뜨여, 번들번들 젖은 눈가에서 빛이 사라지면 마지막 숨결이 흩어집니다.
 
낭자한 피만은 그럼에도 언제나처럼 붉은색이군요.
 
이 괴물이 언젠가는 인간이던 시절이 있었다는 증거처럼요.
 
정선호:.....(쓰러져 죽은 괴물을 물끄러미 내려다봅니다. 그러기도 잠시, 당신에게로 고개를 돌려요.) 괜찮아요? 날 방에 넣지 않아도 됐는데...
 
남 율:(칼에 묻은 피를 조심스럽게 털어내고 고개를 젓습니다.) ...몸이 안좋았잖아요. 그러다가 물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구요.. (그러고는 가장 먼저 당신의 안색부터 살펴요.) 이제 괜찮아요?
 
정선호:...(눈을 접어 웃습니다.) 응, 괜찮아요. 그래도 다음부터 무작정 절 숨기려고 하면 안 돼요. 알았죠? 같이 있어야지...(눈길은 다시 괴물에게로 향합니다. 눈을 잠시 감고 몸을 돌려요.)...위험요소가 없어졌으니 다행이네요. 마저 살펴볼까요?
 
남 율:(눈을 접어 웃는 모양새를 보고서야 나는 표정이 풀립니다. 이제서야 조금 안심이 되어요. 다행이에요 당신이 다치지 않아서.) .. 응 그럴게요. (기약없는 약속이지만요. 아마도 당신이 위험하다고 하면 나는 똑같은 일을 벌일지도 모르는 일이죠.) .. 쉴 곳, 얼른 찾아봐요.
 
전투가 끝나고 한 숨 돌리려니....
 
관찰이나 행운 판정 해볼까요?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죽어있는 괴물의 찢어진 옷 주머니에서 반쯤 흘러나와있는 열쇠가 보입니다.
 
...아,
 
저 열쇠가 만약 잠겨있는 방의 열쇠라면 우리가 방금 죽인 것은 얼마 전까진 인간으로서 이곳에서 살고 있던 사람인걸까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괴물이 된다는 것은...
 
잠겨있는 방 외에 아직 열어보지 못한 방이 있는데, 보시겠어요?
 
남 율:(잠겨있는 방에 그냥 들어가도 되지만, 들어가서 휴식을 취할때 필요한 물건이 열어보지 못한 방 안에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어보지 못한 방쪽으로 향합니다.)
 
괴물을 마주하게 되어 보질 못했었지요.
 
들어가 보면 주기적으로 청소한 듯 먼지 없는 방이 보입니다.
 
가구가 있었던 흔적과 바닥의 흠집,
 
벽에 진 얼룩을 보아하니 이곳에 있던 가구를 누군가 다 치웠거나 최초의 해일에 쓸려 비어버린 방을 정리한 것 같습니다.
 
벽의 구석에 잡동사니로 만들어진 작은 탑이 보입니다.
 
다가가보면 비어있는 약통,
 
완전히 찢어진 책들과 낡아빠진 옷가지,
 
한 번 씻어서 둔 듯한 다 먹은 통조림 캔 같은 것들이 쌓여있습니다.
 
관찰이나 행운 판정 돌려볼까요?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약통들 사이에서....제법 새것같은 통이 보입니다.
 
그것 외엔 보이는 것이 없군요..
 
챙겨서 돌아가도록 할까요?
 
남 율:(새것처럼 보이는 통을 챙기고 방을 나갑니다)
 
방을 나서, 잠겨있는 방으로 다가가
 
얻은 열쇠를 잠겨있던 문에 넣고 돌리면,
 
아니나 다를까 열쇠는 딱 들어맞고,
 
찰칵 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문을 열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작고 아늑한 방이 나타납니다.
 
회사에서 휴게실이나 취침실로 사용하던 장소인 것 같군요.
 
젖지 않은 침대.
 
침대를 보는 게 얼마만이죠?
 
그리고 무너지지 않은 꽤 멀쩡한 책상과 의자.
 
책상 위에 있는 책들.
 
다른것 보다는 낡아 보이지만 색색의 천을 여러 겹 올리고 기워 포근해 보이는 2인용 소파가 침대 옆에 놓여있습니다.
 
작지만 바깥이 보이는 창문과 비가 올 때를 대비한 것 같은 창문에 꼭 맞는 나무판도 있고,
 
작은 테이블도 보이네요.
 
게다가 가구들은 약간 기울어진 빌딩에 맞춰 접은 종이 등으로 균형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만큼 해내기가 참 어려웠을 텐데요.
 
삶을 위해 최소한 인간답게 살고 있던 누군가는,
 
괴물이 되어 차갑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의 손에 의해서.
 
영혼이 있다면 죽은 그는 인간이 되어 하늘나라로 갔을까요?
 
그러기를 바랍니다.
 
[침대], [책상], [소파], [테이블]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남 율:(일단 정선호를 눕혀야 했습니다. 그게 우선이었으니까요. 나는 정선호의 손을 잡고 그대로 침대로 가요.)
 
눌러보면 삐걱, 소리가 작게 납니다.
 
그래도 매트리스는 푹신하네요.
 
베개도 있고요.
 
2명이서 잠들기에 조금 좁지만,
 
꼬옥 붙어 잔다고 생각하면 좋은 넓이입니다.
 
이 방은 바닥도 깨끗하네요.
 
어쩐지 볼록한 이불을 들추면 머리맡에 CD플레이어가 있습니다.
 
CD플레이어라니...
 
예전 같았으면 구식이라고 웃었겠지만
 
지금은 반가울지도 모르겠어요.
 
열어보면 CD가 한 장 들어있지만 어느 가수의 무슨 앨범인지는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재생 버튼을 눌러도 동작하지 않습니다.
 
뒤집어서 열어보면 배터리가 들어가야 할 두 개의 칸이 비어있습니다.
 
정선호:(CD플레이어를 보다가 손을 잡은 당신을 바라봅니다.) 누워서 쉬려고요?
 
남 율:그건 조금 있다가요. 그렇지만 선호씨는 먼저 쉬고 있어야하니까요. (머리가 아프다는 당신에게 이것저것 뭐를 같이 하고 식사를 하고 그런걸 챙기라고 말할수가 없었어요. 당신의 가방을 슬쩍 벗기고 그대로 당신의 뺨에 짧게 입맞추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요.)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요. (그러고는 가방을 소파에 두기위해 소파로 가요.)
 
정선호:(작게 웃지만, 당신이 행동하는대로 가방이 벗겨지고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어요. 당신에게 들킬 정도로 피곤함을 제대로 숨기지도 못했으니까요. 다만 방 안에서 움직이는 당신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색색의 천을 올리고 기워서 꽤 예쁜 색감인 쇼파입니다.
 
한사람 정도라면 구겨져서 잘 수 있을 정도긴 합니다만...
 
다리가 좀 삐져나오려나요?
 
만져보면 나름대로 푹신하지만 삐걱 소리가 요란한 것이 많이 낡은 모양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내려앉겠네요.
 
소파 아래에는 통조림과 생수가 들어있습니다.
 
각각 딱 2개씩 있네요.
 
남 율:(잠시 고민하다가 가방을 소파위에 올려놓고 통조림과 생수 2개를 챙겨요. 그러고보면 정선호는 오늘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테니까요. 내친김에 정선호의 가방안에 있던 배터리도 챙겨볼까요. CD플레이어를 어쩌면 작동시킬수 있겠다 하는생각이 들었으니 시도라도 해보는건 나쁘지 않겠어요. )
 
통조림과 생수 2개를 챙기고 돌아가서 CD 플레이어를 다시 보면,
 
배터리가 들어가는 공간은 두 개입니다.
 
하나가 더 필요하겠네요.
 
[책상]과 [테이블]을 보면서 찾아볼까요?
 
남 율:선호씨, 이거 먹고 있어요. 배가 고프지 않으면.. 일단 물이라도, (통조림과 생수 2개를 정선호의 손에 쥐여주고는 책상쪽으로 가봐요)
 
정선호:(물과 통조림을 받아들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고마워요.
 
책상엔 [세 칸의 서랍], 펜 몇 개, 그리고 [책]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남 율:(중요한건 생필품을 찾는거니 세 칸의 서랍부터 뒤져보는게 좋겠어요)
 
첫번째 서랍, 두번째 서랍, 세번째 서랍이 있습니다. 무엇부터 열어보시겠어요?
 
남 율:(일단 세번째 서랍부터 열어볼까요?)
 
이쪽은...
 
다 녹은 몽당양초와 심이 없는 펜,
 
방전된 배터리 네 개와 완전히 마른 종이 따위가 들어 있습니다.
 
남 율:(방전된 배터리는 챙겨두는게 좋을지도 TV에서 방전된 배터리에 침을 살짝 발라서 서로 부딪히고 비비고 하면 어떻게든 에너지가 생긴다는 얘기를 들은것도 같았으니까요.)
 
일단 방전된 배터리를 챙겨봅니다..!
 
다음은 어느 서랍을 볼까요?
 
남 율:(두번째 서랍을 열어볼까요)
 
이 서랍에는...
 
투명한 봉투가 여러개 놓여있고,
 
봉투 속에는 자그마한 씨앗들이 삼삼오오 들어있습니다.
 
봉투를 뒤집어보면 [나팔꽃], [해바라기], [장미], [두 사람에게 특별한 꽃이 있다면 그 씨앗]등 꽃 네임택이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꽃씨겠죠?
 
꽃...
 
흙과 꽃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더 이상 볼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남 율:(첫번째 서랍을 열어볼까요)
 
입을만한 마른 옷가지가 들어있습니다.
 
옷가지를 뒤적이면 사이에 있는 배터리 한 개,
 
양초와 성냥갑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배터리는 방전되지 않은 것 같네요.
 
남 율:... (조용히 은은한 미소를 띄우며 챙겨두었던 방전된 배터리를 서랍안 옷가지 속에 넣어두고 양초와 성냥갑은 배터리를 챙겨둡니다.)
 
양초와 성냥갑, 배터리를 챙겼습니다.
 
남은 것은 이제 [책]들이군요.
 
남 율:(이곳에 책이라니, 별일이네요. 책을 살펴봅니다.)
 
젖었다가 말린 흔적이 있는 책도 있고,
 
한 번도 젖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여러 장르가 혼재해 있군요.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근대 관념의 정의]라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인어공주]도 있고, [직장 생활 팁 100가지!] 라는 제목의 책도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모아온 모양이에요.
 
그리고 책들 사이에 끼어있는 수첩도 보입니다.
 
기록일지 같은 느낌이네요.
 
몇 페이지만 읽어볼까요?
 
남 율:(수첩을 조심스럽게 펼쳐봅니다.)
 
수첩의 내용은 핸드아웃의 내용과 같습니다.
 
볼펜으로 지워진 문장을 확인해보려면 관찰, 혹은 지능 판정이 필요합니다.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성공하면, 이곳에서 길잡이를 해볼까싶다. ...그때는 돕지 못했으니.
 
라고 적혀있군요.
 
남 율:... ..
 
더 이상 볼만한 것은 없습니다.
 
[테이블]만이 남아있네요.
 
남 율:(테이블을 향해 다가갑니다)
 
작은 테이블입니다.
 
키도 작고 크기도 작네요.
 
물에 꽤 오래 잠겨있던 모양인지 흰 테이블의 다리나 언저리가 검게 물들어 있습니다.
 
정선호:율이씨, 이제 돌아오는건 어때요? 저 외로워요. (장난기가 든 목소리로 당신을 부릅니다. 손에는 CD 플레이어가 들려있습니다.) 아까 제 배낭에 배터리 한 개가 들어있던데...율이씨가 찾았던건가요?
 
남 율:(내가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을까요? 외롭다며 내가 오기를 바라는 당신 덕에 그만 자리를 털고 침대가 있는 쪽으로 다가와 당신의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서는 고개를 끄덕여요. ) 아까전에요. 다행히도 여기 하나가 더 있네요. 쓰면 되겠어요. 선호씨는... 아까보다 그래도 괜찮아 보이네요. 다행이에요.
 
정선호:율이씨 덕분에 푹 쉬었어요.(웃으며 배터리가 들어갈 자리를 당신에게 보입니다.) 여기에 넣으면 되겠네요. 노래가 나온다면 좋을텐데...
 
남 율:노래를 들으면서 자면 그래도 조금 괜찮아질거에요. (밤에 잘때 양초를 키고 자면 심신안정에 도움이 될것도 같고 말이에요. 근처에 대충 양초를 세워두고 남은 배터리를 내보인 자리에 꽂아넣어요.)
 
CD플레이어에 배터리를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눌러보면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재생됩니다.
 
...
 
아주 오래간만에 우리는 사람이 살법한 장소,
 
안락한 방에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잊어버릴 뻔했는데...
 
인간의 삶을 향한 어떤 향수가 느껴지는군요.
 
하늘은 여전히 어둡지만 오늘은 별이 가득하여 세상으로 아득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고요한 파도 소리와 함께 들리는 노랫소리.
 
....저편의, 창문으로 보이는 등대에 불이 켜집니다.
 
역시 굉장히 가까운게, 앞으로 이틀정도면 도착하겠어요.
 
희망적이군요.
 
정선호:....(오랜만에 들어보는 노래에 느리게 눈을 깜박이다가 옆에 앉은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여전히 장난스러운 목소리예요.) 와, 오랜만에 로맨틱한 분위기네요. 데이트하는 기분인데요?
 
남 율:(얼마만일까요. 이렇게 편안한 기분을 느낀건요. 제 손을 잡는 당신의 말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데이트때는 참, 얼레벌레 즐겁고 행복했었던 기억만이 남아있는데 말이에요. 양 뺨에 달아오른채 나는 당신을 향해 수줍게 미소 지어요.) ..그러게요. 이게 얼마만인지 잘 모를 정도로.. 그런 분위기에요.
하하핳
 
정선호:그동안은 정신이 없었으니까요. (아주 오랜만에 어리광을 부리기라도 하는 듯, 당신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요.) 아, 계속 이 상태로 움직이기 싫다. (한탄하듯이 꺼낸 말이지만 진심이 섞여있기도 합니다. 현실은 너무나도 잔인했으니까요. 이런 평화로움이 얼마만인지. 모처럼 감성적인 분위기에 젖어들어 그런 것일까요? 평소라면 하지 않을 말을 꺼내봅니다.) ...만약에 있잖아요, 우리 둘 중 한 명이 없어진다면 어떨 것 같아요? 흔하게들 말하는 만약에~ 이런거 있잖아요.
 
남 율:(나에게 어리광을 부려오는 당신을 밀어내지 않고 그 머리카락에 짧게 입맞추며 나도 기대오는 머리위로 살짝 내 머리를 기대어요.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둘만의 세상속에 있는것,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그렇지만 이 방을 나서면 또다시 잔인한 현실이 나를, 당신을 맞이하겠죠. 그 잔인한 현실도 감당하기 벅찬데 당신의 물음은... 그래요. 나에게 있어 잔인하네요. 조금은 젖어든 목소리로 나는 당신에게 물어요.) ...선호씨는 어떤데요?
 
정선호:나요? (이제껏 당신에게 보여왔던 나의 모습은, 한껏 조용한 척 가꾼 모습에 불과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받아들여줄거라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원래 그렇잖아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다는 것이...이런 상황이 되고 난 후부턴 예민해져서, 전만큼 침착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당신은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고 있죠. 나에게 끊임없이 해주는 입맞춤이 그 증거일 텝니다. 그러니까...그러니까, 조금 더 보여도 되는걸까요? 나의 생각을. 손을 잡은 힘을 조금 더 쥐며 조용히 입을 엽니다.) 둘이 있으면 되는거 아니에요? 그러니까...어떻게든요. 어떻게든 우리 둘이 있을 수 있다면...최대한 한 명만 남게 하는 길은 없앨거예요. 그럴 수 없다면....그럴 수 없게 되더라도 내 곁에 있게 하고 싶어요. ..그렇게 해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네요.
 
남 율:(어느 순간부터 여유롭지 못한 모습으로 나는 당신이 나에게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모습마저 사랑할 수 밖에 없음을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말에 나는 조그맣게 웃고 말아요. 당신의 대답은 결국 나의 대답인것을요. 당신이 원하는데로,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 마음, 이 고통이 잔인한 현실이 끝나고 나면 나는 당신과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정말 너무나도 많아요. 그렇기에 당신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음에 나는 기쁘고 맙니다. 그러니까 나 역시도 솔직한 모습을 보여줘야겠죠? 이제껏 무서워서 꺼내지 못했던 얘기를요.) 난.. 나는요, 만약 이 세상에서 선호씨가 사라진다면 같이 사라질래요. 어떻게 해서든 곁에 있는게 안되는 상황이 온다면 내가 곁으로 갈래요. 조금 슬프고 잔인한 생각이지만 이제는 당신 없으면... 살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우리 어떻게 해서든 둘이 있어요. 언제나 어디서든지. (그렇게 말한 나는 당신이 잡고 있던 손을 들어올려 당신의 손가락에 가볍게 입맞추며 웃어요. 짧지만 이런 여유가 있어서 지금의 나는 더 없이 행복할 수 밖에요.)
 
정선호:(평소때처럼 매끄러운 미소를 유지하는 것이 지금만큼 어려울 때가 있었을까요. 당신 또한, 나와 같이 혼자임을 견딜 수 없어하는 이기심을 가졌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듭니다. 조심스럽게 내비친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마음은 비단 고백의 마음뿐인것은 아닌 것입니다. 당신도 나와 같이 서로가 떨어지는 것을 지독히도 두려워하고, 차라리 따라 죽겠다 할만큼 영원히 곁에 있고 싶어합니다. 이 얼마나 기쁜 말인가요? 그러나,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나에게 죽음같은 선택지는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죽더라도, 나는 당신을 언제까지고....)
(손가락에 눌러오는 입술은 마치 영원히 구속될 반지처럼 느껴집니다. 젖은 목소리로 한바탕 웃고 나면, 당신에게 이마를 마주한 채 고백하듯 털어놓습니다.) 맞아요.....맞아요. 우리 둘만 있으면 돼요. 언제나, 어디서든지....둘만 있으면 돼. 다른건 아무래도 좋아. (당신에게 털어놓음과 동시에, 나 자신에게 되새기듯 말하는 고백, 또는 고해입니다. 눈을 감고 이 행복함, 묘하게 차오르는 우울함에 젖어 있다가...눈을 뜹니다.) 그래도 등대엔 가야죠. 서로 도울 수 있는 처지의 사람들이 모이면 예전보단 더 나아질테니까...
 
남 율:응.. 그래야죠. (당신의 웃는 얼굴이 어딘가가 묘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나는 알고 있으면서도 당신에게 캐묻지 않아요.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하지만 나는 당신이 대답해주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묻지 않은 채 그저 그 옆에서서 당신의 손만 잡아 줄 수 밖에 없어요. 등대에 가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내일이라는 미래는 올 수 있을까요? 그런 거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내 옆에 있기만 해준다면, 당신이 내 옆을 떠나지만 않는다면 나는, 이런 세상 속에서도... ) 조금 고민해 봤는데요. 우리.. 등대에 가서 훨씬 나아지면 결혼이라도 할까요? (전부터 생각해 왔었지만 당신을 떠나보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하지 못했던 말이에요. ) 누군가가 축하해주기에는 형편이 조금 그렇고 그냥 우리끼리... (둘만 있으면 돼. 다른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이런 상황에서 무드없는 프로포즈라니 정신이 나간 것 같아서 실없는 웃음밖에 나오지 않아요. 이마를 마주하고 고백하는 것처럼 보이는 당신의 모습은 그 여느떄와 다름없었던 그때의 일상처럼 더없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나는 손을 뻗어 당신을 꼭 끌어안아요. 잡혀오는 당신의 허리는 아마도 가늘어져 있네요. 그동안의 오랜 고생 때문에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하기만 했던 당신의 몸이 수척하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해요. 상황이 이러지만 않았다면 나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그 집에서 살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었을텐데, 당신은 여느때와 같이 나를 깨워서 밥을 먹이고 여기저기 키스해주고, 같이 데이트를 가거나 저녁을 함께하고.. 그런 일상생활이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느낌이에요. 다시 돌아갈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련지.)
 
정선호:(결혼. 그 말에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끌어안아오는 손길에 당신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눈을 감습니다. 당신이 끌어안아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러지 않았으면 꼴사납게 우는 얼굴을 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눈을 감고, 어깨에 고개를 묻은 채 잠시 동안 있었을까요? 감정을 잠시 갈무리하고는 웃는 목소리로 답합니다.) 아까 그게 청혼하는 말 아니었어요? 등대에 가고 나서 결혼하자니 날 얼마나 더 애태우려고...율이씨는 가만 보면 날 너무 기다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얼마나 꿈같은 말인가요? 평화에 젖어 있을 때에도 미처 하지 못했던, 함께 미래를 그리는 일을 이렇게나 불투명한 나날을 앞두고 하자니...이런 상황에서 해준 말이기에, 나는 더욱 기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어떻게 보자면 어두운 감정이에요. 이런 순간에조차 나에게 미래를 약속해주려 하는 당신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곁에 있어주겠죠. 그렇게 홀로 안심하며, 나의 감정과 생각에 스스로 변명을 합니다. 어쩌면 나는 미쳐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이것만큼은 진심입니다.) 결혼이라고 하지 않아도 좋아요. 나는 당신만 있으면 돼. (고개를 들어 당신의 뺨에 입을 맞춥니다.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당신이라면 기껍습니다. 무엇을 하든 나의 곁에만 있어준다면 나는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할 텝니다. 지금 이 순간조차도, 행복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가는 몸을 끌어안습니다. 두꺼운 옷 위로 떨어진 몇 방울의 눈물 자국은 당신에게 눈에 띌 일이 없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럼 등대에 가서 나랑 결혼해주겠다고 말했으니까, 얼른 자야죠. 착한 사람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댔어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소때처럼 돌아갑니다. 내가 침착해야...언제나처럼의 나여야 당신의 불안이 잦아들테니까요.)
 
남 율:(나는 수줍게 웃습니다. 당신은 아마도 들키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했겠지만 최근 들어서 예민해진 청각과 시각은 불규칙적인 거친 미세한 호흡소리와 어깨에 묻은 눈물 자국을 금방 알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른척 하기로 해요. 당신은 언제나 내가 불안해 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꼴사나운 모습은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니까요. 그런가요 나는 당신을 많이 애태우게 만들었던 걸지도요. 그 전에도 몇번 말이 나왔던 결혼을 이제와서야. 이렇게 하자고 하니까 그렇지만 너무나도 기뻐하는 당신을 보고 있으니, 나 역시 기쁠 수 밖에요. 어쩌면.. 음, 그래요. 지금 여기서 결혼식을 마쳐버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당신 말처럼요.) 아까 그 말을 무슨 청혼으로 들어요? 정말, 당신.. (그렇게 얼굴을 붉히며 핀잔을 주지만 나는 기뻐서 입가에 피실 미소 짓고 눈을 살짝 감았다 떠요.부부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결혼이라고 하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을 위해 내가 무슨짓인들 못할까요. 그건 당신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나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괴로운 일이라도 해야만 하는 사람이에요. 당신이 어딜 가지 않았으면 해요. 당신이 무슨 짓을 하던, 당신이 다른 사람으로 되어있던 간에 내 눈앞에 있는 정선호는 그냥 정선호니까. 그것이 세상을 다 가진것만 같아서 나는 더 없이 행복합니다. 내 몸을 끌어안고 있는 당신을 그대로 안으며 나는 당신과 함께 걸어나갈 가는 미래를 상상해봅니다.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당신만 있다면 나는 가는 실 같은 행복이라도 붙잡을 수 있어요. 내 삶의 원동력, 내 사랑.) 딱히 난 착한 사람은 아닌데도요. 그렇지만 선호씨랑 등대가서 결혼할려면 그래요.. 일찍 자야겠네요. (나는 낮게 웃으며 당신을 끌어안은 상태로 당신의 입술위에 짧게 입맞춤하고 떨어져요. 평소였다면 꽤 잦은 입맞춤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우리는 이제 그러기에는 여유가 없음을 다시금 실감할 수 밖에 없어요.) 침대가 좁으니까 끌어안고 잘 수 밖에 없겠네요... 뭐 평소에도 그렇게 자니까...
 
정선호:난 오히려 평소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좋은걸요, 뭘. (당신을 마주 끌어안습니다. 이대로 체온이 섞여들어 미적지근해질테죠. 사소한 일상이 가져다주는 최고의 행복일 것입니다.) 잘 자요. 좋은 꿈 꿔.
 
검은 바다가 온 세상을 삼켜버렸고,
 
그 거품에서 괴물이 태어났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멀어지는 의식 속 마지막까지 들려오는 오늘의 파도 소리는 무척 자장가 같습니다.
 
...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습니다.
 
살이 뜯어지는 소리,
 
하늘이 다 무너지는 것 같은 비명에 귓가가 아플 지경입니다.
 
누가 울고 있지?
 
누가 부르고 있나요?
 
시선을 내려다보면...
 
피가,
 
당신의 손에 가득합니다.
 
살점, 피, 있어서는 안 될 것들.
 
이게 무슨 일이죠?
 
이성 체크 해봅시다.
 
남 율: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다시 고개를 들어보겠어요, 남 율?
 
남 율:(덜덜 떨리는 눈을 들어봅니다)
 
그럼,
 
당신의 품에 피투성이의 정선호가...
 
정선호:....
괜찮... ...렇게... ....하네.
 
잘 들리지 않아요.
 
아니, 이게 무슨
 
이런게 현실일 리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정선호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정선호:....남 율!
 
....꿈?
 
당신이 눈을 뜨면,
 
사방이 밝아 눈이 부신 것이, 벌써 해가 중천이네요.
 
당신의 어깨를 붙잡고 바라보고 있는 그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남 율:...... 아....... (걱정끼쳐서 미안하니까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하는데 소리가 나가지 않아요. 몸이 주체할수 없이 떨려옵니다. 이윽고 눈가에서 눈물이 툭 하고 떨어져요. 무서운 꿈이었어요. 정말 너무나도 무서운.)
 
정선호:(당신이 눈을 뜨자 조금 안심한 표정이지만, 눈물을 떨구는 것을 보고 당신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립니다. 그건 현실이 아니라고 일깨워주는 것처럼.) 악몽이라도 꿨어요? 앓아대면서 안 일어나길래 놀랐어요.
 
남 율:(고개를 끄덕이며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냅니다. 내가 앓았다구요? 무서운 꿈을 꿔도 조용하기만 했던 내가요? 나는 대체 무슨 꿈을 꿨었던걸까요? 정말로 피곤했었던 모양이에요. 하얗게 질린 안색으로 당신에게 아침 인사라니, 오늘 하루는 끔찍하네요.)
 
정말, 기분나쁜 꿈이었어요.
 
정선호는 어제 받아둔 통조림을 꺼내어 당신에게 내밉니다.
 
정선호:어제 안 먹고 두길 잘했네요. 든든하게 채우고 출발하는게 더 나을테니까요.
 
남 율:(두 손으로 받아들고는 고개를 끄덕여요, 그러고는 통조림을 까서 먹는데.. ... 반절이상을 남겨버렸네요. 도저히 입안으로 넘어가지 않는 탓일까요.) 잘 먹었어요.
 
정선호:(피로가 채 날아가지 못했는지 중간 중간 플라스틱으로 된 포크를 손으로 쥐지 못하고 떨어트립니다. 한숨을 내쉬며 식사를 남기기는 이쪽도 마찬가지인지라, 남겼다고 당신을 걱정할 처지는 되지 못해요.) 조금이라도 더 먹지 그랬어요. 물 속에 들어가면 체력 소모가 클텐데.
 
남 율:.... ... 많이 먹었어요. (약간 뚱해진 목소리입니다. 최근 들어서 나와 비슷하게 많이 먹지 못하는 당신 역시 비슷한 처지면서... 나야 평소에도 밥을 많이 못 먹는 사람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당신은 늘 밥을 든든하게 먹는 사람이었는데... ) 선호씨야말로 그렇게 먹고 물속에 어떻게 들어갈려고 그래요.. 그보다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포크를 왜 잘 못쥐어요.
 
정선호:(당신의 입장으론 정말 많이 먹은 양이긴 합니다. 그저 여느때처럼, 자신의 기준에 차지 않아 걱정스러울 뿐이죠.) 그러게요...등대가 코앞이라고 생각하니까 괜히 긴장이 풀리나봐요. 설레서 밥도 잘 안 들어가네요. (아깝게 남은 식사자리를 잠시 보다가 웃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럼 이제 출발할까요?
 
남 율:(그래도 이곳에서 있었던 추억은, 그 행복은... ... 자꾸만 미련이 남게 되는 장소에요. 누군가가 살았었던 이 공간에서 당신과 함께 했던 추억은 아마 잊지 못할 것이 되겠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가방을 챙기며 책상을 한번 무심코 쓸어보게 되어요. 잠깐의 행복을 남겨준 죽은 이들에게 짧은 애도를 표하며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요.) 이제 가요.
 
안락한 곳이지만 이곳에 영원히 머물 수는 없겠죠.
 
두 사람은 다시 복도를 지나,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던 중 당신이 문득 바깥을 바라보면,
 
높게 뜬 태양 빛 세상 아래 수몰된 도시가 반짝반짝, 아이러니하게 아름답습니다.
 
뺨을 간질이는 보드라운 바람은 평화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네요.
 
그 풍경을 잠시간 바라보고 있던 두 사람은 옆 빌딩의 깨진 창문 근처에서 서성이는 사람 그림자를 목격합니다.
 
옆 빌딩은 나름대로 먼 편이라 저 사람은 두 사람을 발견하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사람.
 
사람은 오래간만에 보는군요.
 
관찰 판정 해볼까요?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저 사람은 계속해서 한 장소를 서성서성, 서성이고만 있습니다.
 
멀어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 눈에 초점이 전혀 없고
 
무언가 중얼중얼 입이 움직이지만 대화하는 것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정신을 놓은 사람 같아요.
 
그렇죠,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을 붙들고 있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
 
중얼중얼 말하던 생존자가 검은 바다를 향해 뛰어듭니다.
 
풍덩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이 상황을 견디지 못했거나, 혹은 비관해서 스스로 뛰어내려버린 모양입니다.
 
정선호:....(뛰어내린 이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당신의 손을 꾹 쥡니다.) 그냥 갈걸 그랬네요...이제 갈까요?
 
남 율:.... .. (마음이 아프지만 나는 당신과 가야만 하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의 손을 잡아요.) ... .... 저사람..은..?
 
정선호:....지금 와서...(멀리 보이는 빌딩을 힐끔 봅니다.) 다가가기엔 너무 멀어요. 아마 가도 아무것도 없을거예요.
 
남 율:... (고개를 살짝 끄덕입니다. 그런 나의 표정은 무겁기만 합니다. 웃기죠. 나와 당신 하나 챙기기도 힘든 상황인데 다른 사람 생각이라니, 미련을 떨쳐내듯이 나는 앞장서서 걸어갑니다.) 가요 이제 괜찮으니까.
 
두 사람은 다시 이동합니다.
 
계단을 내려가 물이 차오른 층에 도착한 뒤,
 
오늘의 목적지를 점찍고 수영할 준비를 해야죠.
 
등대가 곧이니까요.
 
방금전까진 날씨가 그렇게 좋았는데,
 
수평선 너머에서 어둑한 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아하니 곧 날이 흐려질 것 같습니다.
 
높아진 파도가 사납게 몰려오는 것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겠어요.
 
...
 
그렇게 오늘도 검은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나름의 한가롭던 풍경이 단박에 뒤집혀 어두컴컴해진 시야,
 
귓가로는 물소리가 들어찹니다.
 
멸망하여 무너진,
 
이끼가 가득한 수몰도시에는 오늘따라 어째 바다 반딧불이도 보이지 않네요.
 
그렇게 유유히 수영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정선호: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선호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평소보다 현저하게 수영 속도가 느리고,
 
괴로워 보입니다.
 
남 율:(수영을 하다 말고 멈칫 하며 서둘러 당신이 있는 쪽으로 있는 힘껏 혜엄쳐가서 당신을 붙잡아요. 무슨일인지 당신을 눈으로 살피고)
 
정선호: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당신에게 붙잡힌 채 눈이 마주친 정선호는,
 
이내 물거품을 내뱉으며 가라앉습니다.
 
근력이나 수영 판정으로 가라앉아가는 그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남 율:
수영
기준치: 55/27/11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안돼)
 
정선호를 잡아챈 당신은 순간 손이 미끄러져 그를 놓칠 뻔 하지만, 가까스로 다시 붙잡습니다.
 
한 번 더 판정 해볼까요?
 
남 율: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선호 꼭그랑)
 
당신은 정선호를 꼭 끌어안은 채 급히 위로 올라갑니다.
 
급히 올라오면, 바로 앞에 반쯤 무너져내린 빌딩이 있습니다.
 
본래 예정했던 건물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당신은 무너진 벽 안으로 그를 끌고 가야합니다.
 
남 율:선호씨 괜찮..아요? (당신을 부축하는 손길이 다급합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을까봐 당신을 잡은 나의 손은 덜덜 떨리고 있고 겨우겨우 당신을 끌고 무너진 벽 안으로 갑니다.)
 
벽 안에 도착하고,
 
그를 바닥 위로 끌어올리고 나면
 
그럼 이제, 당신은 확실히 보게 됩니다.
 
그의 몸에 퍼져있는 감염의 증거.
 
푸른 핏줄을.
 
이성 판정 해볼까요?
 
남 율: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이성 -2
 
정선호의 체온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천천히 퍼지던 푸른 핏줄이 점차 빠르게 뻗어 나갑니다.
 
흰자위는....아직까지는 푸르지 않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랗게 변해갈 것입니다.
 
밭아진 숨은 뭍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쌕쌕 소리를 내고,
 
동공이 속절없이 풀려가는게 당신의 눈에 보입니다.
 
정선호:....(숨을 힘겹게 내뱉으며, 멀어져가는 정신으로 주위를 둘러봅니다. 그러다 결국 힘이 풀려가는 눈이 멈추는 곳은 당신의 얼굴입니다.) ...여긴, 어디... ...당신...괜찮은거죠....
 
남 율:... .... ... 네, 괜찮아요. (애써 웃는 얼굴이 떨려옵니다.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대체 언제부터? 언제... 문득 떠오르는 생각, 나와 당신은 늘 언제나 함께 있었습니다. 그러나 딱 한번, 당신과 함께하지 못했었던 때가 있었죠. 그래요. 내가 기절해 있었던 그때, 옆 방에 처리해 두었던 그것, 나는 떨리는 눈으로 당신을 봅니다.) 언...제부터.... ?
 
정선호:....(밀려들어오는 열과 고통에 곧장 답하지 못하고 억눌린 신음을 내며 몸을 한 차례 웅크립니다. 얼마동안 밭은 숨만 내뱉었을까요, 천천히, 다 완성되지 못한 말들을 보냅니다.) ...신경....신경 쓰지, 않아도.....(아, 등대에 도착하길 바랐는데.) ...미안해요, 도착은...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남 율:그런, 그런소리...!! 하면...! (신경 쓰지 말라니요! 어떻게 당신이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힘겹게 있는 당신을 보는 내 눈은 속절 없이 떨려옵니다. 지난 밤, 만약 둘 중 누군가가 사라진다면. 이라고 했던 말들이 떠오릅니다. 머리는 팽팽 돌고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미안.. 해 하지 말아요. 괜찮아요. .. 괜찮을거니까요. 분명... (이런 말 밖에 하지 못하다니 내가 할 줄 아는거라고는.... 나는 무력하게 눈을 질끈 감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선호:(내가 한 말이 당신에게는 상처였을까요. 그렇지만, 진심인걸요. 무언가 더 할 말이 있어 입술을 달싹이지만 목소리는 허락되지 않고, 시야는 그대로 감기고 맙니다.)
 
그의 숨소리가 끊어질 듯 희미해, 성난 파도소리만이 적막한 세상에 가득합니다.
 
꼭 물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외톨이가 되었네요.
 
이제 어떡하죠?
 
남 율:(이대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것이라도.. 무엇이라도 어떻게든 찾아야만 했습니다. 이럴수는.. 이럴수는 없어요.)
 
백신이 있을 등대.
 
등대는 아주 가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멀지도 않으니까요.
 
최선을 다해 헤엄친다면 1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선호는 지금 등대까지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곳에 그를 혼자 두고 갈 수도 없습니다.
 
이 빌딩은 고요하지만 말라버린 발자국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곳에 두고 갔다가 괴물에게 잡아먹히기라도 하면?
 
우선 이 빌딩을 조금 돌아보고,
 
정선호를 숨겨둘 장소를 찾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남 율:(더 망설일 틈도 없었습니다. 나는 정선호를 끌어안아 그대로 부축해서 어떻게든 등에 업은 후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움직여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당신의 젖은 발걸음 소리가 고요 사이로 복도를 울립니다.
 
걸음 걸음마다 검은 물로 발자국이 남습니다.
 
정선호의 체온은 당신이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뜨겁습니다.
 
그나마 바깥에서 들어와야 할 햇빛도 이제는 먹구름에 가려 시야가 어둡기만 한데도,
 
이 빌딩이 엉망이라는 것이 잘 보입니다.
 
새카맣게 물든 벽에 이끼가 가득 끼어있고,
 
괴물의 흔적과 말라붙은 핏자국,
 
형편없이 구겨져 있거나 뜯어진 문 너머로는 온통 부서진 책상과 컴퓨터,
 
어디서 쓸려왔는지 모를 반쪽 난 간판 따위 뿐입니다.
 
정선호를 숨길만한 장소가 찾아지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계단은 무너진지 오래입니다.
 
...관찰 판정 해볼까요?
 
남 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마치 문을 잠궈둔 것처럼, 청소걸레용 자루가 삐딱하게 세워져 있는 복도 끝의 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가가보면 쇠파이프가 닫혀있는 문의 고리에 꿰어져 있습니다.
 
고전적인 잠금 방식이지요.
 
혹시...생존자가 괴물을 가둬두고 간 장소는 아닐까요?
 
듣기 판정 해보겠어요?
 
남 율: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안쪽에서 불쾌한 숨소리가 가느다랗게 들려옵니다.
 
문 안에 괴물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빌딩에 닫히는 문이라고는 여기뿐인 것 같으니, 방법은 없습니다.
 
이 문 밖엔.
 
남 율:(나는 정선호를 저 멀리 떨어진 곳에 잠시 둔후 나이프를 준비하고 그대로 문쪽으로 다가섭니다.)
 
막대기를 치우고,
 
문을 열면...
 
그곳에는 쇠약해진 괴물이 있습니다.
 
이 약해보이는 괴물은 등을 돌린 채 웅크리고 있습니다.
 
병에라도 걸린 것 같고,
 
당신이 왔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마음 약한 생존자가 차마 죽이지 못해서 이곳에 가둬버렸고,
 
그대로 오래 굶어서 그런 걸까요?
 
우리에게 아주 좋은 일이기는 합니다.
 
습격이 가능할 테니까요.
 
남 율:(나이프를 꽉 쥡니다. 쇠약해진 괴물도 결국 사람이라서 망설일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정선호를 잃어버리면 나는... 눈에서 눈물이 툭 떨어집니다. 그러나 나이프를 휘두르는 손에는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래요, 지금 이순간에조차 그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나이프를 휘두릅니다.
 
나이프 판정 해볼까요?
 
남 율:
나이프
기준치: 65/32/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나이프는 한 번에 괴물의 숨통을 끊어놓습니다.
 
괴물은 끄윽 소리마저 내지 못 한 채 숨을 거둡니다.
 
붉은 피가 바닥을 질척하게 적시고, 괴물이 죽었지만....찝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죄책감이 드는 걸까요.
 
하지만 망설일 새도 없이,
 
멀리 놔둔 그에게서 기침 소리가 들려옵니다.
 
나가보면 코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 더 악화된 것 같습니다.
 
남 율:(눈이 흡 떠집니다. 서둘러 정선호에게로 달려가 당신을 이리저리 살핍니다.) 선호씨, 잠깐만, 잠깐만...(나는 정선호를 그대로 부축해서 문으로 향합니다.)
 
정선호를 부축하고 걸음을 옮기려 하면,
 
열린 문 너머,
 
복도 저편에서 당신을 바라보는 괴물과 눈이 마주칩니다.
 
하나가 아니었어요.
 
괴물은 당신과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괴성을 질러대며 당신을 향해 달려옵니다.
 
귀가 아프고 기분 나쁜 울부짖음이 건물을 울립니다.
 
남 율:(나이프를 꽉 쥡니다. 더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덜덜 떨리는 눈을 듭니다.) .. 비켜... (시간이 없다고 나는, 정선호가 없으면 나는 ) 비켜....!!!!!!!!!!!
 
공격 순서는 당신 > 괴물의 순입니다.
 
그를 위해 다시 나이플 쥡니다.
 
남 율:
나이프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긴장과 공포에 흐려진 나이프는 괴물을 맞추지 못하고,
 
달려든 괴물의 날카롭고 긴 손톱이 휘둘러집니다.
 
헤헤... (GM):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25/12/5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파괴력은 있어 보이지만,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당신을 스쳐지나갑니다.
 
이런 괴물을 본 적이 있던가?
 
일단 전투를 끝내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의 상태가 더 급하니까요.
 
남 율:
나이프
기준치: 65/32/13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3
 
당신이 휘두른 나이프가 괴물의 몸에 깊숙히 꽂힙니다.
 
울부짖는 목소리가 소름끼치는군요.
 
공격당한 부위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더니
 
결국 괴물의 무릎이 풀려 휘청,
 
넘어지는 도중에도 끈질기게 뻗어진 손이 당신의 목덜미를 향합니다만...
 
힘이 많이 빠져있네요.
 
마무리를 지어줍시다.
 
남 율:
나이프
기준치: 65/32/13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당신의 나이프가 한 번 더 박히고 나면,
 
완전히 바닥에 쓰러진 괴물의 괴로운 숨이 흩어집니다.
 
바닥에 붉은 피가 낭자합니다.
 
빛을 잃어가는 눈동자,
 
그럼에도 당신의 발목을 붙잡고 힘겹게,
 
...힘겹게?
 
이상해요.
 
이 괴물은 마치 감정이 있는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괴물의 입술이 달싹입니다.
 
...무언가 말하고 있네요.
 
듣기 판정 해보시겠어요?
 
남 율: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괴물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면,
 
괴물의 마지막 말은...
 
괴물:...지옥에나.....떨어져....... 이, 괴....물...
 
선명하게 들린 단어.
 
"괴물"
 
지금 당신을 괴물이라고 부른 건가요?
 
누가 누굴?
 
아니, 이 괴물은 정말 이상합니다.
 
감정이 있고 인간의 말을 하는 괴물이라니 있을 수 없잖아요.
 
그러나 이런 것에 시간을 쓸 때가 아닙니다.
 
정선호가 앓고 있으니까요.
 
....다시 그를 데리러 가는 당신의, 검은 물로 남는 발자국에 붉은 색이 섞여듭니다.
 
정선호는 열 탓에 여전히 기절해 있습니다.
 
우선 그를 안으로 옮기도록 해요.
 
남 율:(덜덜 떨려오는 손을 들어 나는 정선호를 안으로 옮깁니다. 조심스럽게.. 안에 넣으면서 애써 떨리는 눈으로 정선호를 내려다봅니다. 괴물이라니, 아니야. 그럴리가 없는데도 내 몸이 사정없이 떨려옵니다. 이럴때 정선호가 옆에 있지 않으니 더더욱 무서운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선호씨... (간신히.. 간신히 정선호를 통해 입을 엽니다.) 나, 금방 다녀올게요. 잠깐.. 아주 잠깐이면 되니까.. 그러니까.. 여기서 기다려.. 알았죠? ... (문을 붙잡는 손아래로 투툭 하고 눈물이 떨어집니다.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을 주체할수 없어 일그러진 얼굴이 괴로워하는 얼굴을 하고 있는 정선호를 응시합니다.) 선호씨... 사랑해요.. 많이.. 사랑해요.. 잘못되더라도. 걱정하지마요. 진짜로, 꼭 올게요. 그러니까... 여기 있어요....? 알았죠?
고소할테다
 
당신이 그렇게 나가려 할 때,
 
무언가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정선호가 가지고 다니던 지퍼백입니다.
 
옮기면서 아슬아슬한 위치에 걸려있다가 떨어진 모양이에요.
 
안엔 처음 보는 수첩 같은 것이 들어있습니다.
 
품안에 숨겨 다녔던 걸까요?
 
남 율:(처음보는 수첩... 뭘까 하는 얼굴로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나는 수첩을 들어올려요)
 
수첩은 일지처럼 작성되어 있습니다.
 
제법 양이 많아요.
 
첫번째 기록의 내용은 핸드아웃의 내용과 같습니다.
 
계속해서 보시겠다면 넘긴다는 지문을 써주시면 됩니다.
 
남 율:(책을 넘깁니다)
.... (수첩을 넘깁니다)
... ... (수첩을 떨리는 손으로 넘깁니다)
...(수첩을 계속넘깁니다.)
(수첩을 더 넘깁니다.)
... .... (수첩을 계속해서 넘깁니다.)
 
...
 
탐사기록이 잘 적혀있던 수첩에 갑자기 빈 페이지가 생겨났고,
 
몇 장을 넘긴 뒤에야 다시 일지가 시작됩니다.
 
남 율:(눈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이게.. 무슨소리야 이게 무슨소리인데, 나는 수첩을 계속해서 넘깁니다.)
(두 눈이 흔들립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수첩을 또.. 넘깁니다.)
(왜..? 어째서... 수첩을 들고 있는 손이 떨려옵니다. 그럼에도 넘겨야 했습니다. 수첩을 넘깁니다.)
..? ...??? (수첩을 계속 넘깁니다.)
... (두눈이 사정없이 떨려옵니다. 어째서 어째서..? 나당신은 어째서..? 수첩을 계속해서 넘겨봅니다.)
 
수첩의 내용은 유언이 마지막입니다.
 
이성 체크 해볼까요?
 
남 율: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물에 빠져있는 것 마냥,
 
물거품 소리가 이명처럼 귓가에 들리기 시작합니다.
 
아니야. 이게 무슨 소리지?
 
당신은 인간이잖아요?
 
...
 
...정말로?
 
기억을 잘 더듬어보세요, 남 율.
 
그 꿈은 정말로 꿈이었습니까?
 
비어있는 기억,
 
미적지근해진 물의 온도,
 
갑자기 가까워진 등대.
 
어이없을만치 쉽게 죽어나간 괴물들.
 
...이상하잖아요.
 
정신력 판정 해볼까요?
 
남 율: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은 두통이 엄습하고,
 
물속에 들어있는 듯 먹먹한 귓가로 정선호의 목소리와 모르는 목소리들이 파도처럼 밀려듭니다.
 
"제발 내 이름을 불러줘. 혼자 두지 말아.."
 
"뒈질 거면 혼자 뒈지지 왜 괴물을 끌고 다녀! 그럴바엔 같이 뒈져!!"
 
"다, 다가오지 말아요! 쏘겠어요!"
 
"나는 널 도우려는 거야! 괴물을 공격해!!"
 
"내 가족을 돌려줘!!"
 
눈을 뜨고 처음으로 죽였던 사람의 비명 몇 개,
 
방금 죽인 사람의 고함 몇 개.
 
"....괜찮아....이렇게라도, 같이 있을 수 있는거라면...제법 로맨틱하네."
 
...당신이 물어뜯은, 피투성이가 된 그의 말.
 
정신력 판정 다시 해볼까요.
 
남 율: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보게 됩니다.
 
알게 됩니다.
 
흐릿한 정신에도 똑똑히 보이고,
 
어지러운 와중에도 똑바로 기억해요.
 
흉한 비늘이 다닥다닥 돋아난 손의 푸른 핏줄,
 
내려다본 발에는 물갈퀴가 있고.
 
더듬더듬 말하는 목소리는 괴물의 울부짖음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죽여온 괴물은 모두 인간이었다는 것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것이 당신입니다.
 
문을 열었다가 괴물과 만나,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원통하게 눈을 감았고,
 
괴물이 된 당신이라도 이를 악물고 이곳까지 데려온 정선호와,
 
그런 그를 결국 물어뜯어 감염시킨 것도 모두 다.
 
...남 율, 당신.
 
그때, 당신이 수첩을 넘기던 인기척에 정신이 들었는지 정선호가 눈을 뜹니다.
 
정선호:.....(멍한 눈으로 당신을 보다가, 그 아래 손에 잡힌 익숙한 수첩을 봅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달싹이던 입술은 이번에는 제대로, 목소리를 허락해줍니다.) ...언제 본 거람, 다 들켜버렸네...(피투성이에 엉망진창인 상황, 엉망진창인 모습이지만...오히려 그 어느때보다도 편안해 보이는 얼굴입니다. 모순적이게도.)
 
남 율:(눈에서 소리 없는 눈물이 떨어집니다. 아 그래요... 나는 괴물이었네요. 당신을 이렇게 만들고 여기까지 와서 많은 사람을 죽였던, 왜 여태껏 눈치채지 못했을까요) 바보.. 같은 사람, (나 같은 괴물, 그냥 차라리 내버려 두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자신도 똑같은 상황이었다면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을 알기에 나는 말없이 당신에게 다가갑니다.)
 
정선호:(말없이 눈물만을 떨구며 나에게로 다가오는 당신을 올려다 봅니다. 차라리 화를 내며 소리를 쳤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그런 모습을 하면.)
(그러나 지금의 이 상태로는 손을 들어올려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행동 하나마저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그것 하나가 못내 서러워 나의 얼굴은 고통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일그러집니다.) ...울지 마요. (색색거리며 나오는 숨과, 변화하기 시작한 탓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는 것을 멈출 수 없어요.) 내가, 밉나요? 당신을 이 지경이 되도록...편히 만들어주지도 못하고 피를 묻히게 만든 내가...
 
남 율:... .. (눈을 지긋하게 감고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내지도 않은채 고개를 도리도리 젓습니다. 미워할리가 없죠. 이 지경이 되어서도 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또한 나도 그러한 상황이 되었다면 당신과 다를것이 없었을거라는 확신, 그 탓에 나는 당신을 원망할수도 미워할수도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미어지는 가슴은, 심장은 이미 멈춰있는데도 타들어갈것처럼 아파왔습니다. 나 때문에 오랜 세월을 괴로워 했을 당신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어서 그게 너무 미안하고 아파서 가만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숙입니다. ) 내가 .. 어떻게 당신을 미워할 수가 있어요.. (깨닫고 나니 어눌한 말, 손을 뻗어 나는 당신의 코에 묻은 피를 닦아냅니다. 적어도 당신이 아프게 되는건 원하지 않아요.) 어제, 말했잖아요. 어떤 상황이든간에, 함께 하겠다고.
 
정선호:(아, 문득 어젯밤이 떠오릅니다. 당신은 나의 얼굴을 어루만져 주고, 나는 그 손에 고개를 묻고...마치 눈앞에 보이지 않는 신에게 고해하듯 내뱉어낸 나의 말을 당신은 받아들여주고....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지금 나의 피를 닦아주는 당신의 손에 기대면 다시는 고개를 들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점점 힘이 빠져가는, 죽음을 앞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근원적인 공포속에서 나는 당신이 다시 한 번 함께하겠다는 말을 들으며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뺨 위로 체온보다 더 뜨겁게 느껴지는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고 나면, 힘없이 중얼거려요. 그날 밤 당신에게 어리광을 부렸듯이, 당신이 없던 나날동안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나 너무 힘들어요. 움직이고 싶은데 힘이 들어가질 않아....너무 지쳤어..
(이러한 공포 속에서도, 서늘한 체온이 가져다주는 온기에 나는 안심하고 맙니다.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는 당신이... 결국 젖은 목소리로 당신에게 확인하듯 다시 묻고야 맙니다.) 정말, 함께 해줄건가요..? 이런 모습이 되고도...내 곁에 있어주는 건가요, 계속....
 
남 율:(고개를 끄덕이면서 웃습니다. 당신이 이렇게까지 힘들고 지친 모습을 나는 언젠가 본 적이 있던가요. 아니요. 나는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내 얼굴은 당신이 알던 그때 그 모습과는 완전하게 다른 모습일텐데도 불구하고 당신이 눈에 띄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행복합니다. 그런 당신이, 조금 더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건 단순한 내 욕심일까요. ) 많이.. 힘들어요? (그동안 혼자 힘들어했을 당신에게 어떤 위로를 해줘야만 좋을지 몰라 두눈에서 눈물을 떨어뜨립니다. 따뜻한 체온... 아직까지 당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금방이라도 가슴이 찢어져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괴물인 나도 이러한 감정을 느낄것인데 당신은 얼마나.. 얼마나... ... .. 손을 뻗어 당신을 안아올려 제품에 끌어안아봅니다. 느릿하게 금방이라도 꺼질것같은 촛불처럼 일렁이는 숨소리가, 멎어들어갈것만 같은 심장이 온몸을 통해 느껴집니다. 온몸을, 온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품에 가만히 얼굴을 댄채 낮게 흐느낍니다. 내가 괴물이 아니었다면 내가 물리지 않았더라면 우리에게 다음 날이라는 미래는 존재했을까요. 우리는 행복한 꿈을 그리며 그렇게 앞으로 걸어갈 수 있었을까요. 아아-, 점점 무너져 오는 마음 한 켠, 나는 절망하고 맙니다. 당신을 미워할수도 원망할수도 없는 이 마음을 어떻게 할수가 없어 그저 눈물을 떨어뜨리며 당신을 하염 없이 부여잡고만 있습니다. 나는, 아아.. 나는)
 
정선호:(품에 힘없이 몸을 기댑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괴물이 된 당신을 죽이지 못하고 기어이 사람들을 죽이게 만든 것은 자신인데도, 당신은 자신에 대한 죄책감을 놓지 못하고 있을까요? 설령 내가 당신에게 원망을 품었다 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을 다시금 끌어안아주는 손길에 모든 것이 홀연히 흩어져 사라져버리는 것을요. 나를 끌어안은 몸이 하염없이 잘게 떨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잠시, 눈을 빠르게 깜박여 봅니다. 이렇게 하면 꺼져가는 숨이 조금이라도 더 폐부에 들이찰 것처럼. 점점 느리게 흘러가는 의식이 빠르게 돌아올 것처럼...그야, 나는 지금 행복한걸요. 나의 곁에 당신이 있을 것이란게. 내가 괴물이 되더라도, 계속...이보다도 영원한 약속이 있을 수가 있나요? 몸에 한가득 닿아오는 서늘한 피부에 닿아 나는 기쁘게, 그러나 힘없이 속삭입니다.) ...계속 내 곁에 있어주면, 그거면 돼요....언제까지고...그거면...
(나는 한 치의 반항 없이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그대로 감으며 천천히 입을 엽니다. 굳이 말을 끝맺지 못하더라도, 당신은 계속 나의 옆에 있을테니 나에겐 더 없을 해피엔딩일 것입니다.) ....사랑해요...사랑해..
 
남 율:(힘없이 내 품에 몸을 기대오는 당신을 눈을 감은 채 느낍니다. 점점 꺼져가는 숨결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감은 채 이어가는 당신의 말에 숨이 턱 막혀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신은 나를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당신이 들을지 듣지 않을지 모르는 상황속에서 나는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그날의 종말에, 그러했듯이. ) ㅅ..설령.. 어..어느 ㅁ... 모습을....가졌더라ㄷ.....ㄷ.....도오.. (설령 어느 못브을 가졌더라도 변함없이 사랑할거라는 말, 전하기가 이렇게까지 어려웠을 일이었나요? 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당신의 입술위에 내 입술을 가져다댑니다. 때로는 말보다는 행동이 그 마음을 전달하는 법이니까요. 들었나요? 나의 마음을. 어눌해지는 말을 애써 가다듬으며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말을 이어나갑니다.) ..... ㅁ... 모오습이,ㅇ,,, ㅂ, 바아, 바뀌었더라ㄷ....도 선,ㅅ,,, 선호씨는 선호ㅆ... .씨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우리 평생을 함께해요. 나는 당신과 어떠한 모습으로든 어떠한 형태로든 그게 좋아. 눈물을 툭 떨군채 작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당신의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 ㅅ...살....ㅅ...사.ㄹ...사랑,ㅎ...해요........ (제발 당신에게 이 말이 전달되어졌기를 바라며 나는 당신을 꼭 끌어안습니다.)
 
그래요.
 
갈 수 없습니다.
 
등대에는 수많은 생존자가 있을 것이고,
 
백신이 있다고 해도 그들은 괴물인 당신에게 귀중한 백신을 내어주지 않을 거니까.
 
그들을 도륙해 희망의 그림자라고는 한 조각도 남지 않은 등대에서 백신을 가져오는 방법 뿐일 테니,
 
그 과정에서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인간의 영혼을 지킨 채 정선호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약속했잖아요.
 
언제까지고, 함께 있겠다고....
 
그렇기에,
 
...갈 수 없어요.
 
온전히 서로의 마지막을 배웅합시다.
 
우리의 길고 긴 여행은 결국 이곳에서 끝날 테니까.
 
아슬아슬하게 붙들고 있던 의식이 뒤집히고,
 
스스로가 딛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그러진 시야 속 세상은...
 
완연히 내려앉은 어둠에 수몰당할 것처럼 보이네요.
 
아,
 
그러니 우리, 손을 꼭 잡아요.
 
그날의 종말에 그러했듯.
 
이제 눈을 뜨면 우리는 우리가 아닐테니...
 
이 암흑의 바다 나락에 피어있을 산호초를 보러 갈까요?
 
그래도, 우리 함께 할 수 있을거예요.
 
그러니, 웃으며 인사해요.
 
....
 
..귓가에서 보글거리는 물거품 소리,
 
아득한 정신 사이,
 
검은 바다의 파도 소리가 자장가처럼 느껴집니다.
 
좋은 꿈 꿔.
 
두 사람은 함께 괴물이 됩니다.
 
언젠가는 인간의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한가지, 두 사람은 함께입니다.
 
걱정일랑 잊고,
 
두려움도 잊게 되는,
 
...이 깊고 깊은 검은 바다에서.
 
Ending E, 검은 바다에 피어난 산호초
 
KPC와 탐사자, 함께 로스트
 
수고하셨습니다!

 

 

 

 

더보기

-검은 해일이 몰려온다 했더니 눈을 뜬 곳이 이곳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세상은 다 물에 잠겼고 당연히 휴대폰도 되지 않는다. 리안은, 비산은....제발 무사해줘.

 

 

 

 -괴물에 의해 사람이 죽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 물어뜯긴 사람이 괴물로 변한 것도.

그들이 나를 알아차리지 못한 게 행운이라고 해야 할지...

...내가 도울 수 있었을까? 아니, 내가 도왔더라면 어쩌면 그들은...■ ■ ■■■■■ ■■■

 

 

 

 -가족과 꽃밭으로 소풍 가는 꿈을 꾸고 깨어났다.

...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깨어나고 싶지 않았어.

이곳에서 죽게 되면 가족을 볼 수 있을까? 아니야. 너희는 살아 있을 테니 나도 힘을 내야지.

신이시여 제발...

 

 

 


 -마음을 다잡고 장소를 옮겼다. 

좀 더 안전한 곳을 찾아봐야 할 테니, 근처를 조금 돌아볼 생각이다.

 

 

 

 -저편에 빛이 나는 건물이 생겼다.

이동하고 싶어서 며칠 고민을 해봤지만, 나의 결론은...

■곳■■ 길잡■■해볼■■다. ...그■■ ■■ ■했■니.

일단 식량 문제는 없고 여긴 꽤 안전하니까.

 

 

 

 

더보기

벌써 사흘이 지났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나마 젖지 않은 수첩을 구했다. 이 수첩의 주인은 어디에 있는 걸까. 
율이씨는 혹여 가족이 살아있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아니...어쩌면 그보다도 당신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당장 내 앞에 살아 움직이고 있는건 당신 뿐인걸.

그나마 함께라서 다행이야. 아니면 더 막막했을 텐데...

 

 

 

 

 

비닐로 잘 감싸두었던 배낭의 비닐이 찢어져서 많은 것들이 젖었다.

다행히도 이중으로 감싸둔 수첩과 중요한 물건들은 무사했지만...

라디오에서 생존자가 모이는 빌딩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은 새벽이라 당장 움직일 수는 없지만, 해가 뜨면 율이씨와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괴물이 생겨나고 있다.

핏줄이 파랗고 비늘이 있는 것.

도망치는데 성공은 했지만, 혼란스럽다. 물 속에 저런게 있는 건가?

우리는 지금 리버디 빌딩에 도착해 있다. 이곳은, 

...

....

.....

결국 문을 부수고 들어온 괴물을 잡았다.

상당히 다치긴 했지만, 우리는 무사하다.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람이었던 걸까? ....그만두자. 더 생각해봤자 좋을 게 없을테니.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쓸 여유따윈 없다. 

 

 

 

 

 

...

생존자가 모여있어야 했을 빌딩은 이미 시체 밭이 된 지 오래였다.

괴물에게 습격당했거나 이 안에 있던 누군가가 괴물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생각한다.

늦게 도착한 것을 감사히 여겨야 하는걸지도 모르겠다.

죽은 사람들 틈에서 아는 얼굴이나, 사용할 수 있을 법한 물건을 찾아내는 일은 심적으로 많이 지치는 일이었다.

괴물로 깨어나버린 사람이 있어서 공격당한 율이씨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감염당하진 않았지만...조금 쉬어야 해.

이제 더이상 라디오도 울리지 않는다.

멸망 전의 삶이 잘 기억나지 않아. 얼마나 지났다고...

...

....

......

 

 

 

 

 

밤에 잠깐씩 조명이 켜지는 건물을 찾았다.

착각인걸까? 멀어서 잘 모르겠다.

어쨌든 율이씨와 함께 그 빌딩을 향하기로 했다.

우리는 지쳐있고, 목적지가 필요하므로. 

 

 

 

 

 

라디오에서 방송이 나왔다.

사람 목소리였다.

백신이 있다고 했다. 생존자들도 있다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이야기가, .....

우리는 저 빌딩을 등대라고 부르기로 했다.

바다의 길잡이, 희망. 간만에 희망적인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저곳에 가족이나 친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나마 편안히 웃는 모습은 최근들어 처음 보았다. ...힘내야지. 어떻게든 등대에 도착해야겠다. 

 

 

 

 

 

기록하지 못했던 삼 일간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야 펜을 들 정신이 생겼다.

율이씨는, ....배가 고픈지 울부짖다가 지금은 잠들었다. .... ...

밧줄로 묶어야 할 때는, 마음이 ....

손톱에 긁힌 상처가 꽤 깊지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름대로 약도 충분히 있고.

당신을 두고 갈 수는 없어. 하지만,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피곤해. 어떻게 해야 할까. 네가 알려준다면 좋을 텐데... 

 

 

 

 

 

우선은 등대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라디오에서 백신, 이라고 말했으니까.

그곳에 가면 너를 되돌려줄 백신이 있을 거야. 

그렇게 믿지 않으면 살 수 없어.

버텨내야지. 내가.

 

 

 

 

 

율이씨가 통조림을 먹었다. 반은 뱉어냈지만....

인간을 먹이는 것은, 나는 할 수 있었지만 당신은 원할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먹일 순 없었다.

웃기는 일이지, 당신은 이성조차 없는데.

울음소리가 커서, 결국 재갈을 물릴 수밖에 없었다.

.....

보고 싶어. 

 

 

 

 

 

생존자를 만났었다. 총알이 스친 게 아니라면 나는 이미 죽었겠지.

아무리 말해도 그들은 공포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

요즘은 자꾸 네게 말을 걸게 되는 것 같아.

지금도 이렇게, 말하듯이 적게 되네. 외로운가봐.

하지만... 버틸 수 있어. 버틸 거야. 우린 함께 있으니까. 그렇지? 

 

 

 

 

 

네가 깨어났다. 인간인 채로. 제대로 알아듣기는 어려웠지만 기쁘다.

하지만 내 감염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 솔직히, 눈을 뜨면 괴물이 되었을 거라고.

'나'는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할 만큼 감염 단계가 느린 것 같다. 언제까지 버텨줄지...등대에 네가 들어갈 수는 없을 테니 제발.

아직은 인간이어야 해.

 

 

 

 

더보기

이 수첩을 누군가 본다면 나는 괴물이 되었거나 죽은 것이겠지.

괴물이 된 연인과 함께한다니 바보 같았겠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우리의 여행은 막을 내린다. 가방 속에 있을 나이프와 통조림은 좋을 대로 사용해도 된다.

함께 찍은 사진은 언젠가, 이 바다가 마르는 날이 온다면 부디 태워서 날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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