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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에단 루크

 

 

 

PC. 이안 녹티스

 

 

 

 

 

 

 

 

 

 

 

CALL OF CTHULHU 7th Edition
 
HEATHCLIFF
 
2022. 01. 27
 
내일은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그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 없는 정략 결혼 말입니다.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놈의 가문의 명성.
 
그걸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팔아서...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피곤한 일정입니다.
 
휴식 시간은 거의 주어지질 않는군요.
 
모두 이 결혼과 축하연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니, 모두는 아닌가.
 
문간에서부터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정략결혼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부터 늘 어두운 낯이던 에단입니다.
 
봐요. 지금조차.
 
아주 조금도 기쁘지 않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에단은 당신의 파티 준비를 돕습니다.
 
깔끔한 옷을 입히고 머리를 정돈해줍니다.
 
그 모든 행동은 지독하리만치 고요하고, 덤덤합니다.
 
당신의 머리카락을 만지던 손길이 떠날 무렵, 등 뒤에서 에단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에단 루크:..그래서, 오늘에서야 약혼자의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이런 결혼에 만족하시나요?
 
이안 녹티스:(멈칫-, 하고 당신의 손길에 몸을 내맡기던 그의 시선이 당신을 직시합니다. 조금은 낯이 어두워보이는것도 같습니다. 그렇기야 하겠죠. 그 역시 바라지 않는 결혼이니까.) 어떤 대답을 내놓기를 바라니.
 
에단 루크:(자신의 의지는 들어가지 않은 채 자신을 신경쓰는 듯한 되물음에 그저 미소만 짓습니다.) 제가 왈가왈부할 일이 있나요. 그저 도련님의 생각이 궁금할 뿐입니다.
 
이안 녹티스:.... (어떠한 대답을 내놓는다 한들, 그것을 당신에게 꺼낼수는 없었습니다. 그의 복잡한 심정을 알기라도 하는듯이 미소를 지으며 그저 제 생각만을 신경쓰는 당신에게 사실은 하고 싶지 않아. 라고 털어놓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서로가 힘들 뿐입니다.) ..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아. (기분이 가라앉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듯이 마주하는 거울 너머로는 어두운 낯의 자신이 보여 비참하기만 합니다.)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라서 그럴까.
 
에단 루크:귀족들의 결혼이라는게 다 그렇죠. 진실된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결실이 얼마나 되겠어요. (거울에 비치는 당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앉아있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요. 눈은 여전히, 거울에 있는 당신을 향한 채 입을 엽니다.) ....그럼, 감히 하나 여쭙건데. 이 짧은 시간 처음 마주하게 될 약혼자에게 사랑에 빠질 가능성은 있을까요?
 
이안 녹티스:(그말에 그는 당신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애를 써봅니다. 어째서 그런 물음을? 자신이 어떤 심정일지 뻔히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것일까요. 아니면.. 그냥 던져보는 말일까요? 어찌되었든간에 지금 이순간 당신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될것입니다. 봐요. 지금도 그는 기분이 더더욱 가라앉는 기분에 목소리가 조금 까칠하게 튀어나가잖아요?) 첫눈에 반하는 일은 그저 신화에서나 나올법한 어리석은 이야기야. 이 정략결혼에 그런 사랑을 논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 하물며 결혼의 직접적 대상인 나조차도... .. 에단, 갑자기 그런걸 물어보는 저의가 뭐야?
 
에단 루크:(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목소리에 어쩐지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당신과는 상반되게 여전히 웃고 있는 낯 그대로, 잠시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엽니다.) 글쎄요. ..충동적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칠까요.
 
이안, 심리학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오...
 
어지간히도 마음이 어지러웠나 봅니다.
 
오늘따라 에단이 유독 피곤해 보입니다.
 
왜일까요?
 
채 물어보기도 전, 사용인들이 찾아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노라 말합니다.
 
이젠 파티장에 가야겠죠.
 
...
 
저택의 홀과 거대한 앞 정원에는 사람들이 벌써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당신의 곁을 당연하게 지키고 선 에단이 유지하는 침묵만이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기는 고요입니다.
 
주위는 어디를 보아도 왁자하기만 합니다.
 
몇몇 귀족들이 다가와 뭐라뭐라 떠들어댑니다.
 
당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큰 소리로 말합니다.
 
귀족2:오랜만일세, 이안! 자네가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경사로군!
그 집안은 예로부터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말이야. 남은 건 만사형통이겠어!
 
있는대로 아는 척을 하고 있지만...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과 뒤에 서있는 이들,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죠.
 
대충 어울리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이안 녹티스: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그려낸듯한 미소를 지어냈습니다. 자신의 얼굴이 어떨지조차 사실은 상상이 가지 않아서 그저 그는 여러 형식상의 말들을 쏟아낼 뿐이었습니다.)모쪼록 파티를 즐겁게 지내시다 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당신이 대충 맞장구를 쳐주면 만족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들끼리의 대화가 시작됩니다.
 
언제 봐도 피곤한 자들이에요. 귀족들이란..
 
주위를 둘러보면 초대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어라 대화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하는걸까요..
 
듣기 판정을 해봅시다!
 
이안 녹티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너무 시끄러워서 잘 들리진 않는군요.
 
귀족1:...린튼 가에서... ...다며?
 
귀족3: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울 때에...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당신을 알아본 몇 사람이 웃으며 다가옵니다.
 
이번엔 또 뭐라고 인사하려는 셈일까요.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을 놔줄 생각인 이가 단 한 명도 없나봅니다.
 
대인기능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말재주
기준치: 35/17/7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첫 녹색을 축하합니다!
 
당신은 대충 피곤함을 어필하며 사람들을 돌려보냅니다.
 
사람들이 최대한 없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홀 안쪽으로 들어가면,
 
저 먼 발치에 있는 결혼 대상 집안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린튼 가.
 
문득 린튼 가에 관한 소문이 떠오릅니다.
 
가장 명예로운 집안!
 
왕족과도 줄이 이어져있다 했던가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가문.
 
그러나 희한하게도 저들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개방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가문 구성원조차 전부 공개하지 않으니 말 다했죠.
 
다만 조금 미친 이들이 많다 했던가?
 
불미스러운 소문은 그 정도입니다.
 
곁에 선 에단은 린튼 가를 보자마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당신의 친척이 다가와 웃으며 잔을 건네는 순간에도요.
 
"인사해야지. 이제 사돈인데 말이야."
 
발걸음을 돌려 떠나는 저 친척이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길 바라요.
 
대놓고 그 친척의 뒤를 노려보고 있는 에단과 눈이 마주칠지도 모르니까요.
 
원래부터 당신의 결혼 소식을 반기지 않았다지만, 이렇게 공사구분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에단 루크:....인사하지 마세요. (흉흉한 눈길로 린튼가를 노려보다, 눈에 담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그냥 정원으로 나가면 안 될까요?
 
이안 녹티스:(인사하지 말라는 말을 하며 고개를 확 돌려버리는 당신에게 무슨말을 꺼내야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다가 당신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왔습니다. 이대로 자신이 저곳으로 가 인사를 건네었다가는 뒤에 표정을 구기고 있는 당신이 문책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요. 잠시 바람을 쐬는것도 좋을것입니다.) 그러는게 좋겠어. 에단, 네 눈에서 금방이라도 사람을 죽일 총알이 쏟아져내리겠어.
 
당신이 응하자, 에단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집니다.
 
상종도 하기 싫다는 듯, 정원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조금 빠른 것도 같습니다.
 
그렇게까지 싫어할 일일까요?
 
당신은 에단과 함께 정원으로 나섭니다.
 
정원에 나오기 무섭게 고요가 찾아옵니다.
 
시끌벅적하던 파티홀 내부와는 상반되는 분위기입니다.
 
에단의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 온화해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시간은 밤 9시고 달은 보름달이네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 별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많습니다.
 
마침 홀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바뀌는 것 같네요.
 
달빛을 등지고 문득, 에단이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에단 루크:...한 곡 추시겠어요?
 
명백한 춤 신청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안 녹티스:(당신을 보는 표정이 굳어 있었지만, 당신을 거부할 수 없는 그는 저도 모르게 내밀어진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습니다.) 춤 잘 못춰서 발 밟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해.
 
에단 루크:(손 위에 온기가 겹쳐오면, 아까보다 더 짙어진 미소를 짓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정말 발이 밟혀도 상관 없습니다. 당신의 손을 잡고, 허리에 손을 댄 채 음악에 따라 천천히 스탭을 옮깁니다.)
...제 탓에 약혼자를 보지 못했네요. ...아마 이따가 돌아가면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당신들을 위한 파티인걸요. 주인공들이 못 만난다니, 말도 안 되죠. (약혼자 얘기를 꺼내니 다시 미간이 찌푸려집니다.)
 
이안 녹티스:(제 허리에 올라온 손에 몸을 내맡긴 채 그 역시 배워왔던걸 머리로 생각하면서 스탭을 밟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글쎄.. (당신의 말에 그는 그저 눈을 내리깔았습니다. 과연 그것이 당신의 잘못일까. 이곳에 오게된것은 결국 자신의 의지였을 뿐인것을요. 그래요. 그는 조금이라도 더 당신과 있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이 문책을 받을까봐 걱정하였고 그렇기에 당신을 따라나왔습니다. 그래서는 안됐었는데도, 머리로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과 말은 늘 자신의 머리와는 다르게 움직이고는 했습니다.)
지금와서 본다한들 어차피 다음날부터는 지긋지긋하게 다시 보게 될 얼굴이야. (설령 보기 싫다고 해도 말이지. 라는 끝말은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당신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대었습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것은 .. 아무래도 자신의 신분으로는 크나큰 욕심이겠죠.)
 
관찰 판정 한 번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와...
 
에단의 어깨에 기댄 당신의 눈길에 문득, 그의 목덜미가 눈에 들어옵니다.
 
목에 감긴 붕대의 위로, 희미한 자국들이 보입니다.
 
뭘까요? 이건.
 
이안 녹티스:... 에단. (급하게 그를 불러세웁니다.)
 
에단 루크:..? (당신에게로 고개를 내립니다.) 네, 도련님.
 
이안 녹티스:(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당신의 목덜미 위쪽으로 가져다 댑니다. 조금 걱정스러운 눈길을 담아 그는 당신의 목덜미 너머로 보이는 무언가의 자국을 유심히 살핍니다.) 어디 다쳤어?
 
에단 루크:..아. (손을 뻗어 제 목덜미에 닿은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웃는 낯인 채로요.) 여러 일을 돕다보니 다쳐서 말이에요. 다 나아가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이안 녹티스:... 신경쓰지 말라니. (그의 인상이 미미하게 찌푸려집니다. 어떻게 신경쓰지 말라고 할수가 있을까요? 아마도 자신의 몸의 안위보다는 당신의 안위가 중요한 자신인데, 제 손을 잡고 있는 당신을 올려다보는 그의 눈이 조금은 안타까운 빛을 띄고 있습니다.) 어디가서 다치고 오라고 명령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이렇게 다치고 와?
 
에단 루크:(상처란 것이 항상 자신의 마음대로 될까요. 하지만 당신의 앞에서 필요한 건 이런 솔직함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잘못했어요, 도련님. (꾸짖는 말에 담긴 걱정과, 당신의 눈에 담긴 안타까움. 그것만으로도 기껍습니다. 그렇고 말고요.) 이젠 이럴 일 없을 거예요.
 
이안 녹티스:(당신의 말에 그의 기색은 조금 누그러진 듯 보였습니다. 이 모든 상황에 날카로울데로 날카로워진 그에게는 당신의 안위마저 위험해진다면 아마 신경질적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 이제 누가 도와달라고 해도 도와줄 생각하지말고, 위험하게 몸을 다치게 할 정도로 도와줘야할만큼 우리 집안의 사용인들은 적지 않아. 어떤 녀석들이 너를 그렇게 막쓰는지는 몰라도, 너는 내 바로 아래 내 직속 사용인이니까 어떠한 일이든 도와줘야할 의무는 없어. (냉정하게 들리지만 그 말에 담긴 의미는 따스하고 상냥했습니다. 그제서야 그는 조금 풀어진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 어개를 짓누르던 묵직한 무언가를 잠시 내려놓았다는 기분이 들어서일까요.) 달빛이 좋은 밤이네. 이대로 계속 여기서 춤을 추다가 파티가 끝나면 들어갈까?
 
어둠 속에 서로만 남은 정원.
 
빛을 등지고 있지만, 온기가 가득한 홀보다 지금이 더 따스하게 느껴지는듯 합니다.
 
파티가 끝날 때까지 에단과 함께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은 당신이겠죠.
 
주인공이 없는 파티는 끝날 수가 없으니까요.
 
서로의 품에 기대어, 남들 몰래 밀회를 나누듯 조심스럽고 조용히 춤을 추고 나면 음악은 서서히 끝에 다다릅니다.
 
이 밤이 지나면 당신은 정말 결혼식에 참여하게 되겠지요.
 
결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배우자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실은 당신도, 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그리고 심지어 에단마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젠 정말 돌아가야 할 때까지 내몰려,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찰나에 그가 당신을 붙잡는 건.
 
내뱉는 한숨마저 흔들리고 있는 에단이, 너무나 간절하게 말합니다.
 
에단 루크:...결혼하지 마세요, 도련님.
결혼하지 마세요, 제발.
...그냥 내 옆에 있어요.
 
정말이지 이토록 절박한 목소리가 있던가요?
 
그는 계속 읊조립니다.
 
내 곁에 있으면 되잖아.
 
한 번만이라도.
 
단 한 순간이라도..
 
이안 녹티스:아.. (그의 입술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달싹이다가 뻣뻣하게 굳어버렸습니다. 그가 .. 이토록 절박하게 말한적이 있었나요? 맹세컨데 없었습니다. 간절하게 와닿는 목소리에 혹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것은 거짓이었을겁니다. 그래.. 누군들 이 결혼이 하고 싶을까요. 마음만 같아서는 그냥 당신의 손을 잡고 이 썩어버릴데로 썩어버린 집구석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난.. 에단... 나는.. (그래도 명문가에 가까운 자신의 집안에서 에단 루크라는 사람을 찾는것은 사실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당신을 찾아내 찢어발기고 자신을 데려간다면 그렇다면 오로지 당신밖에 없는 자신은? 나는...? 그의 얼굴이 괴로운듯 일그러집니다. 이 순간마저 나약한 자신은 선뜻 당신의 손을 잡아버릴수가 없었습니다.) 내가..너를 선택하게 된다면.. 더 힘들어질거야. 알잖아..?
 
아무 대답 없이 당신을 바라보는 에단의 표정은, 텅 빈 것도 같습니다.
 
마치 무의식적으로 당신을 붙잡고 매달렸던 것처럼.
 
일그러진 당신의 얼굴을 보던 그는 정신이 돌아왔는지, 조용히 당신을 놔줍니다.
 
에단 루크:...그렇죠.
맞아, 당신은...그곳으로 가야 하지.
 
그러더니 그는 곧 등을 돌려 사라져 버립니다.
 
어째서인가 묘한 기분을 안겨준 채..
 
참으로 심란한 밤입니다.
 
그는 왜 이제 와서...
 
일단은 홀로 파티홀에 돌아가야겠어요.
 
린튼 가의 사람들에게 눈도장은 찍어놔야지요.
 
...
 
당신은 결국 혼자 파티홀에 돌아옵니다.
 
정원에 있을 때보다 밝고 따뜻한 실내.
 
하지만 어째서인지 기분은 반비례하듯 가라앉습니다.
 
당신이 홀로 린튼 가 사람들이 모인 곳에 다가가면,
 
그들은 반갑게 당신을 맞이합니다.
 
"이게 누구야, 우리 새가족 될 사람 아니야!"
 
"만나서 정말 반갑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총명하고 영특하게 생겼군."
 
린튼 가 사람들은...
 
대부분 눈동자가 흐려 보입니다.
 
어째서인가 눈밑이 거뭇하고 대다수 낯빛이 창백합니다.
 
햇빛을 오래 보지 않은 사람처럼.
 
혹은 잠을 오래 자지 못한 사람들처럼.
 
일단...인사라도 나눠볼까요.
 
오늘이 지나면 정말 가족이 될 사람들이잖아요.
 
이안 녹티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의례적으로 인사를 하듯 고개를 꾸벅 숙입니다.)
 
당신에게 살갑게 대하던 이들은 곧 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을 부릅니다.
 
"하퍼, 하퍼 린튼!"
 
"곧 부부될 사람끼리 춤 한 번 춰야지 않겟어."
 
그렇게 나타난, 처음 마주하는 결혼 대상자는 썩 말끔하고 멀쩡한 생김새입니다.
 
정중히 당신의 에스코트를 받는 모습마저도 귀족답네요.
 
당신과 하퍼 린튼은 모든 이들의 주목 속에서 춤을 춥니다.
 
미끄러지듯, 물 흐르듯 부드러운 몸짓은 그녀가 오랫동안 교양을 배워온 사람임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모두가 이 순간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 사람만 제외하고.
 
파티홀 안 수많은 사람들 속, 당신은 에단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스쳐지나가는 순간 속, 고요히 당신을 응시하던 그의 표정은...
 
무슨 표정이었나요?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입매가 굳은 상태임은 확실합니다.
 
원하지 않음을,
 
이 순간을 바란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극렬히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떠나지 않습니다.
 
마치 당신과 하퍼 린튼을 감시라도 하듯이.
 
찰나, 당신의 귓가에 속삭임이 내려앉습니다.
 
하퍼 린튼 :당신의 친구가 당신을 굉장히 아끼나봐요.
하지만 관리는 좀 해두셔야겠습니다. 저게 사심이 섞인 거라면 저희 쪽은 썩 달갑지 못하니까.
 
그렇게 드러내는 웃음은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불쾌감이 문득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안 녹티스:그에게 대해서 함부러 말씀하시는일은 되도록이면 오늘 이 순간으로만 그치셨으면 좋겠군요. 나와 부부가 될 사람의 입으로 듣는 기분은 썩 유쾌하지 못하니까요.
 
이제 함께해야 할 사람이지만...
 
당신의 마음은 그녀에게로 향하지 않습니다.
 
당연한걸요.
 
그녀는 아무 대답 없이 미소만 짓습니다.
 
타이밍 좋게 춤이 끝납니다.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곧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파티는 끝나가고, 당신은 에단을 찾아보지만...
 
그는 그새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많이 심란한건 그도 마찬가지였던 걸까요?
 
당신은 결국 홀로 흩어지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방으로 돌아갑니다.
 
심란함을 안은 밤이 지나갑니다.
 
이제 곧 당신은 식장에 가게 될 것입니다.
 
...
 
결국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 사이...
 
이상하게도 에단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코빼기조차.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보이네요.
 
본인의 의사가 조금도 담기지 않은 정략혼인데도 말인가요?
 
귀족들이란.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여전히 에단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전날 밤, 그런 말을 했대도 인사는 해야 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도착한 식장,
 
그러니까 린튼 가의 대저택의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묘하게 풍기는 기묘한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할정도로 차가운 분위기 속,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결혼식을 할 곳인데 이렇게 장례식 같을 일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럽습니다.
 
유난히 사람들의 말이 뒤섞이는 가운데, 묘한 한 단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 해봅시다.
 
이안 녹티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지나가는 사용인들이 연신 속삭여댑니다.
 
잘 들리진 않지만, 한 단어가 당신의 귀에 선명히 들어옵니다.
 
경찰.
 
....
 
소란스러운 장소로 다가가면,
 
린튼 가의 부인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부인의 남편 또한 넋이 나간 기색입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마주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 하퍼의 시체입니다.
 
이성 판정 해주세요.
 
이안 녹티스: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경찰들이 분주하게 현장을 검거하고 있습니다.
 
경찰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물어볼까요?
 
이안 녹티스:...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걸어본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경찰은 당신이 누군지 알아차리고 동정의 시선을 건넵니다.
 
그리고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경찰 :사인은 총살입니다.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이 총소리를 듣고 뛰어왔을 땐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더군요.
총살이니 빼도 박도 못하고 살인 사건이라 할 수밖에요.
경사로운 결혼식 날 이런 일을 겪게 되심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총살?
 
살인사건?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살인 현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비록 경찰과 린튼 가의 사람들이 있지만,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새 가족이 충격에 점철된 낯으로 조금 살핀다 하여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겁니다.
 
1층 응접실로, 카펫 위엔 쓰러진 하퍼 린튼-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의 시체가 있습니다.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린튼의 시체, 카펫, 열려있는 창문과 장식장 정도입니다.
 
이안 녹티스:(조심스럽게 다가가 린튼의 시체를 살폈다)
 
총살당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눈도 채 감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죽이려는 셈이었던 듯 머리 쪽에 피가 흐르는 것이...정확하게 머리를 쏜 모양입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
 
시체를 살펴보고 있자면...그녀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빼볼까요?
 
이안 녹티스:(고인을 모독하는것 같지만 사실 그녀가 죽은 것에 별 감정이 들지 않아서일까요. 그의 손은 망설임없이 손에 있는 무언가를 빼보았습니다.)
 
은밀행동을 판정해봅시다!
 
이안 녹티스:
은밀행동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하퍼 린튼이 쥐고 있는 것을 몰래 빼냅니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보면..
 
찢어진 쪽지입니다.
 
쪽지 안에 그려져 있는 것은 거미입니다.
 
이건 도대체 뭘까요?
 
난데없이 왜 거미?
 
...린튼의 시체에선 더 이상 볼 것이 없습니다.
 
이안 녹티스:(린튼의 시체 아래에 깔려 있는 카펫을 살피기 위해 몸을 일으켰습니다.)
 
카펫은 핏자국으로 너덜합니다.
 
그 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딱 봐도 고급 재질, 비싼 카펫 같은데.
 
관리도 어려울 것이 피로 적셔지다니 이 방면에서도 난감한 일이군요.
 
관찰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펫에 떨어진 탄피가 보입니다.
 
매그넘 계열.
 
리볼버에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딱 봐도 이게 불쌍한 피해자를 죽인 무기겠죠.
 
카펫에선 더 이상 볼 것이 없습니다.
 
이안 녹티스:(고개를 돌려 열려있는 창문으로 시선을 던지더니 그쪽으로 다가갑니다.)
 
창문 근처에는 마침 경찰이 있습니다.
 
조심해서 살펴보면...
 
창가에 신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크기는..키 큰 성인 남성의 발 사이즈 같습니다.
 
...어쩐지 익숙한 크기입니다.
 
저 신발 자국도요.
 
창문에선 더 이상 볼 것이 없습니다.
 
이안 녹티스:(고개를 돌렸다가 들어오는 장식장쪽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문득 바라본 장식장은 한쪽 문이 미미하게 열린 채입니다.
 
열린 틈 바로 앞에 존재하는 것은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 입니다.
 
...뭘까요? 유독 큰 액자 안 사진이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무슨 사진이었을까요? 한 번 물어볼까요?
 
이안 녹티스:(누구한테 물어봐야만 할까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주변엔 시종과...여전히 창문에 서있는 경찰이 보입니다.
 
이안 녹티스:(경찰이 답을 알리는 없을테니 시종에게 물어보는게 좋겠다 싶어 그는 시종에게 다가가 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잠시.. 물어볼 것이 있는데
 
시종 :..아, 네. 무엇입니까?
 
이안 녹티스:이 장식장 안에는.. 그녀의 가족사진들이 모여있더구나. 헌데... 유독 큰 액자 저것의 사진이 빠져 있어서... 본디 무슨 사진이었는지 너는 알고 있느냐?
 
시종 :(큰 액자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 린튼 가 사람들이 모여 찍은 사진입니다. 이곳엔 안 계신 사촌분들까지 찍혀 있죠.
 
이안 녹티스:.. 사촌들까지? 그들은 가족 구성원이 많은 모양이구나.... 먼 방계 친인척들이 전부 모여서 찍은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 (헌데 그런걸 어째서 빼간단 말일까요. 그는 묘한 눈으로 액자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모든 조사를 마쳤지만..당신도 아무것도 모르겠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경찰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정말 심각한 얼굴입니다.
 
이 망한 결혼식날 당신을 집에 귀가시키기 위해 하인들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코앞에 도달한 경찰이 신중히 묻습니다.
 
경찰 :혹시 에단 루크를 아십니까? 그 집의 고용인이라 들었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사용인들이 말하는군요.
 
이안 녹티스:... 맞습니다만, 그것은 어찌 물어보시는지요? (불길한 예감에 저도 모르게 말이 뾰족하게 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경찰 :오늘 하루종일 보이지 않았다죠? 결혼식을 대놓고 못마땅히 여겼고.
정원사가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인영에 대한 인상착의를 묻고 다니니 모두 그와 비슷하다 증언하길래 말입니다.
혹 오늘 에단 루크가 이 시각에 어디 있었는지 아십니까?
 
이안 녹티스:(그의 눈이 날카로워졌습니다. 지금 감히, 자신의 앞에서 에단을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란 말인가요? ) 에단은 결혼식 내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아무래도 혼자서 제 시중을 들려니 피곤하기도 하고 많은 낯선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것이 지치기도 했기 때문이지요. 결혼식을 못마땅히 여기는것이야, 어느 사용인인들 못마땅하지 않을수가 있을까요? 큰 파티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본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 법이니까요. (유려하게 말하는 그의 말에는 어느덧 가시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는 온몸으로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정원사야 워낙 강렬한 햇빛아래에서 정원을 손질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멀리서라면 착각했을수도 있지요. 에단이 어디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내 사용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는건가요?
 
경찰 :..심기를 건드렸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단지 지금 나온 증거로선 그가 제일 의심스러워서 말이죠.
 
경찰은 심히 미심쩍은 표정으로 일단 수긍하고 돌아섭니다.
 
아무래도 당신의 집까지 함께할 예정인 모양이네요.
 
에단을 찾기 위함이 분명합니다.
 
찜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그러나 어쨌든 확실한 사실은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바닥으로 추락함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귀가하는 마차가 준비되는 가운데,
 
하퍼 린튼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있다 당신을 응시하는게 느껴집니다.
 
무어라 위로의 한 마디라도 전함이 좋을까요?
 
이안 녹티스:... 뭐라고 말씀을 전달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눈을 낮게 내리깔았습니다. 최소한 안타깝다는 인상을 전달해줘야만 하니까요.) .. .. 모쪼록 범인은 금방 잡힐것이고... ...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는 못하겠군요.
 
당신이 위로의 말을 건네보지만,
 
그들은 당신만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습니다.
 
어쩐지 그 태도가 다소 기형적이라 느껴질 지경입니다.
 
이유 모를 꺼림칙함까지 들어요.
 
이만 자리를 뜨기 위해 린튼 가의 저택을 나섭니다.
 
마차에 타기 전...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저택 한구석에 있는 풀숲 속.
 
관찰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하얗고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당신을 응시하다 사라집니다.
 
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일까요.
 
침울한 린튼 가의 대저택을 벗어나, 당신이 탄 마차는 당신의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
 
돌아온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것도 심지어 결혼 대상이.
 
당신은 어떤가요? 괜찮나요?
 
이안 녹티스:.... (이상하기도 하지요. 그의 기분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는 유일하게 이 결혼을 원치 않았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녀가 죽은것은 안타깝기는 했어도 말입니다.)
 
하긴, 그녀와 당신은 정략혼이라는 연 외엔 이어진 것이 없었으니까요.
 
어쨌든 지금 이 상황에서 에단이 가장 미심쩍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장 경찰이 한 말만 봐도 말이에요.
 
그와 닮은 사람이겠거니 하려 해도 여러모로 찝찝한 구석이 많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설마, 에단이?
 
그렇게 극단적인 성격이었나?
 
일단 두 사람은 아주 오래 알아온 사이잖아요?
 
고민해봅시다.
 
당신을 향한 그의 마음은 알고 있지만...그가 살인까지 벌일 성정이었던가요?
 
이안 녹티스:(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가 살인을 벌일 성정은 아니었습니다. 우습게도.. 모든 정황은 그를 미심쩍다고 가리키고 있었으나 이안 녹티스는 그가 이 일에 관련이 없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아니 억지로라도 믿고 싶었습니다. 그럴 사람이 아니야. 날 향해 웃던 얼굴은, 다정한 말들은 한치의 거짓도 없었으니까. 그저 그 분홍빛의 진중한 눈을 보기만 해도 그랬습니다.. 그래, 내가 그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누가 그를 믿어주겠어. 이안은 고개를 강렬하게 저었습니다.)
 
그는 살인을 저지를만한 성정이 아닙니다.
 
..아, 어쩐지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아요.
 
방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노라면..
 
창밖으로부터 에단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인과 가족이 뛰어나가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에단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심부름을 다녀왔노라 답하는 게 시야에 잡힙니다.
 
관찰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창문과 거리가 너무 먼 탓인지, 흐릿한 얼굴에서 무언가를 읽어내기가 어렵습니다.
 
문득, 창문 너머로 에단과 눈이 마주친 듯 합니다.
 
당신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띠었던가요.
 
속을 알 수 없는 저 분위기...
 
어떻게 할까요, 이안? 1층으로 내려가보겠어요?
 
이안 녹티스:어제부터.. 보지 못했어. (더 망설일것도 없이 그는 그대로 1층으로 급하게 뛰어내려갔습니다. 연약한 자신의 몸을 이끌고 말입니다.)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에단의 모습이 보입니다.
 
시내에 주문 받은 물건을 사러 나갔고,
 
그 위치는 린튼 가 저택과 정반대에 있습니다.
 
물건을 산 영수증과 구매한 상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우자 의심스러운 낯을 하고 입구를 지키던 경찰 몇이 결국 수긍하곤 철수합니다.
 
그럼 그렇죠.
 
에단이 사람을 죽일 리 없잖아요.
 
그것도 단지 당신이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데 왜이리 찝찝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당신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에단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그는 언제나와 같습니다.
 
평상시 짓던 그 표정입니다.
 
다를 바 하나 없어요.
 
에단은 가진 짐을 잠시 두고 보다 확실히 자신에 대해 변호하기 위해 자리를 뜹니다.
 
그 사이 그의 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보시겠어요?
 
이안 녹티스:(무엇을 사왔길래... 그의 짐으로 시선을 던졌습니다.)
 
짐가방 안에는 심부름과 무관해보이는 신문이 한 장 들어있습니다.
 
신문을 꺼내보면..
 
1면부터 린튼 가와 당신의 집안의 결혼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이제 내일 신문에는 하퍼 린튼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자료조사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한 페이지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보입니다.
 
왠지 모르게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당신이 신문을 읽고 있는 사이...
 
어느새 다가온 에단이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에단 루크:돌아오셨군요, 도련님.
 
이안 녹티스:(말을 걸어오는 당신에 신문에 던지고 있던 시선이 당신을 올곧게 향합니다.) 그곳에... 있을 수 없었으니까. 에단, 심부름 같은 그런건 다른 사용인들 시키래도.
 
에단 루크:제 일인데 누군가에게 떠넘길 순 없죠. (짐가방을 들고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많이 놀라셨을텐데 방으로 가요. (계단을 오르다 입을 엽니다.) 괜찮으신가요? 사건 얘기는 들었어요.
 
이안 녹티스:... (괜찮..던가? 이렇게 평온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과연 괜찮다고 말할수 있을까요?) .. 잘 모르겠어. 아직 얼떨떨해. (슬픔도 안타까움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원하지 않던 결혼이었으니까 그럴법도 하지요. 따라서 계단을 힘겹고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오르는 그는 오로지 당신의 뒷모습을 응시하기만 했습니다.) 어제는... ... 미안했어.. (갑자기 떠오른 지난밤의 일에 그는 그제서야 자신의 심란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에단 루크:..얼떨떨하군요. (작게 중얼거리고는) 전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먼저 무례를 저지른건 저였는걸요. (당신의 방에 들어간 다음 당신을 침대에 앉힙니다. 연약한 몸으로 아침부터 그런 일을 겪게 되었으니 쉬는게 좋겠다는 판단을 합니다.)
 
이안 녹티스:...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는 너를, 감정은 잔혹합니다. 당신을 향한 마음은 여전히 올곧게 뻗어있기만 하니까요. 자신의 상황같은 고려하지 않은채, 이 순간을 조금은 기뻐하고 있다고... 그는 자신을 그렇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감정을 내보일 수 없었습니다. 오늘도.. 그는 당신을 선택하지 못한 채 겉돌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자신의 감정또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옆에.. 있어줄거야..? (결국 목구멍 너머로 뻗어나오는 말은 다른 말이었습니다. 마치 어리광을 부리듯이 말입니다.)
 
에단 루크:그럼요. (당신을 향해 짓는 미소는 언제나의 표정이었습니다.) 원랜 아침부터 곁에 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으니, 자릴 비웠던 만큼 어디도 가지 않겠습니다. 원래 당신을 보는 것은 제 일이었으니까요. (짐가방은 대충 문 앞에 놓아둡니다. 평소때와 같이 당신을 챙겨야 하니까요.)
 
결혼식날 닥친 살인사건.
 
난리가 났던 아침과는 다르게 평소때처럼 고요한 에단은, 당신에게 편안함을 안겨줍니다.
 
항상 그러했듯, 당신의 저택, 당신의 방 안에서 당신의 곁에 있어줍니다.
 
당신은 괜찮다 했지만 그는 걱정이 되었는지 당신을 돌보고,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밤이 되고,
 
엉망이 된 결혼식날도 이렇게 저뭅니다.
 
누운 당신에게 이불을 덮어준 에단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에단 루크:...내일 린튼 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들었어요. 아마 취소된 결혼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위함이겠죠.
 
이안 녹티스:아.. (그 말에 조금 가라앉은 눈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습니다. 아마도 결혼은 진행되지 못할겁니다. 대상인 그녀가 죽은 이상 엉망진창이 된 관계는 되돌릴수가 없게 됩니다. 마치 쏟아진 물을 억지로 컵에 담아낼수 없는것처럼 말이에요.) ..아마도 결혼은 진행되지 않게되겠지.
 
에단 루크:그런 일이 벌어졌으니까요.
 
문득, 허공을 응시하던 에단이 중얼거립니다.
 
에단 루크:...잘 된 일이야.
 
그는 당신이 무어라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미소를 짓고는 인사를 한 뒤 방을 나갑니다.
 
닫힌 문 너머 에단이 무슨 표정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새벽이 가까워지고, 잠을 잘 수 없는 밤입니다.
 
문득, 문틈으로 빛이 비추어졌다가 사라지는 것이 보입니다.
 
복도로 나가보면..
 
끝에 위치한 에단의 방이 불이 켜진 채 열려 있습니다.
 
안 자고 여태 뭘 하는 걸까요?
 
이안 녹티스:...? (날이 추워 대충 숄을 단단하게 몸에 걸친 채 조심스럽게 밝게 불이 켜져있는 에단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에단의 방으로 다가가면..
 
내부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흐트러진 물품이 바닥에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진 장면이 당신의 눈 앞에 펼쳐집니다.
 
이 늦은 밤까지 무얼 하고 있는건진 잘 모르겠지만,
 
정리는 하고 살라 잔소리를 해야 할 대목인가 싶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에단의 자필로 무어라 적힌 수첩입니다.
 
적힌 것들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익숙합니다.
 
...왜?
 
지능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
 
이 이름들은 본 적이 있습니다.
 
신문에 적혀 있던 실종, 사망자들의 이름이잖아요.
 
이 이름들이 왜?
 
수첩을 넘겨보면 가장 마지막 부분에,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익숙한 이름이 보입니다.
 
하퍼 린튼.
 
이안 녹티스:왜.. 이 이름이.. 여기에..? (무언가 신문지에서 조사라고 하고 있었던걸까요?)
 
당황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당신의 발치에 무언가 걸립니다.
 
탄피입니다.
 
리볼버의 탄피,
 
쓰지 않은 탄피가 굴러왔습니다.
 
근원지는 침대 밑입니다.
 
...에단이 없는데 멋대로 살펴도 되는 걸까요?
 
그러나 찝찝함이 가시질 않습니다.
 
어떡할까요? 이안.
 
이안 녹티스:... (홀리기라도 한것처럼 저도 모르게 침대밑으로 다가가 몸을 수그렸습니다.)
 
관찰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노트 한 권이 보입니다.
 
꺼내어 펼쳐보면..6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 그림.
 
이건 분명 하퍼 린튼의 시체가 쥐고 있던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것입니다.
 
옆에 적힌 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자.
 
문득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일어나면,
 
에단이 방으로 들어오다 당신을 보고 놀란 낯을 합니다.
 
잠옷 차림의 에단은 반팔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팔은...
 
온갖 상처로 가득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건가 싶을 만큼 깊은 흉터들입니다.
 
당신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눈치 챈 에단이 겉옷을 챙겨 입지만..이미 늦었죠.
 
모든 걸 봐버린 뒤인데.
 
에단 루크:...아무리 당신이라 해도, 남의 방에 멋대로 들어오면 안 되지.
 
이안 녹티스:.... 미..안, 아직까지 안자고 있길래... (살짝 시선을 떨군 채 있다가 조심스럽게 당신의 팔쪽으로 시선이 갑니다.) 에단... 그.. 팔은...
 
에단 루크:..당신이 신경쓸 것 없습니다. (당혹감이 미미하게 서린 얼굴로,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제 방엔 무슨 일로 들어온거죠?
별 일이 아니라면, 나가줬으면 하는데요.
 
이안 녹티스:(어쩐지 조금 냉정하게 느껴지는 당신의 모습은 낯설게만 느껴져 저도 모르게 흠칫- 하고 몸을 떨었습니다. 신경쓸 것이 없다니, 당신의 일인걸, 에단 루크의 일인걸, 내가... .. 나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의 일인걸,)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으면... 다음날 일어나기 힘드니까.. 걱정돼서... ..
 
에단 루크:사용인이 늦게 자는 거야 흔한 일인걸요. 걱정할 필요 없는 문제였는데. (웃는 낯을 했던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이 방에 들어올 줄은 몰랐으니까...) ..이안, 뭔가 봤나요?
 
이안 녹티스:... ... 아니, (거짓말을 잘 못하는 그의 얼굴에는 뭔갈 봤다는 티가 역력하게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춰야만 했습니다. 아니, 감춰줘야만 했습니다. 어쩐지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당신의 앞에서 들추어내는 그순간 당신이 사라질것만 같아서.)
 
에단 루크:.....(당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어깨에 손을 올립니다.) 그럼 마저 주무시죠. 몸도 연약하신데, 이대로라면 아침에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건 도련님이 될거예요.
 
이안 녹티스:.. 조금은... 늦게 일어나도 괜찮아. (제 어깨에 손을 올리는 당신이 평소와 같다는 생각에 조금 안심했던 탓일까요. 흘금 바라보던 그는 망설이는듯 하더니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당신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어째서 라는 말은 하지 않고, 묻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의 몸이 엉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자신이 그를 거부할 수 있는 길은 없었습니다.) 몸좀.. 돌보고 살아. 아프지도 않아? 그게 뭐야..
 
에단 루크:....(허리를 안아오는 행위에 잠시 멈칫합니다. 잠시동안 그러고 있었을까요, 웃는 낯으로 당신을 보며 입을 엽니다.) 나름 조심했던 거니까 봐주세요. (그리고는 당신을 문밖으로 배웅합니다.) 잠이 오지 않더라도 누워계세요. 전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서요.
 
이안 녹티스:... 그렇게 할게. (고개를 끄덕이며 뒤돌아서 가려던 그가 멈칫하고 고개를 돌립니다. 아직 무언가의 미련이 남은것 같은 낯을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무언가를 망설이듯 연신 입을 달싹이던 그는 완전하게 몸을 돌려 다시 당신에게 다가왔다.) ..에단.
 
에단 루크:(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웃는 낯으로 대답합니다.) 네, 도련님.
 
이안 녹티스:(머뭇머뭇 거리며 웃는 낯을 하는 당신의 손을 잡더니 그대로 끌어 가져와 손가락에 가볍게 입술을 가져다 대었습니다. 한참동안의 침묵... 아무말 없이 그렇게 손가락위에 마치 상처를 핥아주는 강아지처럼 한참 입술을 묻고 있던 그는 퍼뜩 고개를 들어 당신의 손을 가만히 내려두었습니다.) 잘..자..
 
에단 루크:(이번에는 평안을 유지하기 어려웠는지, 웃는 낯이 깨지고야 맙니다. 멍한 모습인지, 복잡해진 것인지 모를 표정으로 당신을 보다가 당신이 나가기 전, 이번엔 자신의 쪽에서 당신을 불러세웁니다.) ...도련님.
 
이안 녹티스:... ? (어딘지 모르게 부끄러워서 급하게 가려다가 문득 자신을 불러세우는 당신으로 인해 그의 몸이 다시금 당신을 향해 돌아갔습니다.) 왜 불러?
 
그가 자리에 멈춘 채 조용히 묻습니다.
 
에단 루크:..마지막 순간,
만약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그 때 내 곁에 있어줄 수 있어요?
 
곁.
 
내 곁.
 
에단이 근래에 유난히 자주 언급하는 말입니다.
 
이안 녹티스:... ... (대답을 해야하는데 어째서일까요.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 자신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말하지 못할까요? 그런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금방이라도 울듯 일그러진 얼굴을 한 그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입술을 연신 달싹였다.) .... 나는... 에단........ .. 나는.. ..
 
일그러진 당신의 얼굴을 마주하는 에단의 얼굴 또한, 이번에는 슬픈 미소입니다.
 
무언가의 답을 바랐던 것은 아니었던 것인지 그는 그렇게 방문을 닫습니다.
 
완전한 단절.
 
아침이 옵니다.
 
...
 
결혼식 다음날의 동이 텄습니다.
 
아침부터 집안 사람들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이겠죠.
 
가족들의 분위기는 좋지 못합니다.
 
좋을 수 있을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해 잡은 정략 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물론 자식의 혼사가 망쳐졌다는 사실이 더해 더더욱 초상 난 분위기일 겁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당신은 부엌, 휴게실, 뒷마당에 갈 수 있습니다.
 
이안 녹티스:(평소와 다름없이 숄을 걸치고 그는 뒷마당으로 향합니다.) 잠시..산책이라도 다녀와야겠어.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라도 말이지요)
 
뒷마당으로 나가보면..
 
마당 정원을 가꾸는 에단이 있습니다.
 
당신을 보고도 잠잠한 낯입니다.
 
에단 루크:잘 주무셨나요? (미소를 짓지만 어딘가 고요해 보입니다.) 꽃이 예쁘게 폈길래 도련님께 한 번 보여드릴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리카 꽃이에요. 히스라고도 부르는데...꽃말이 고독이라고 하더군요.
 
이안 녹티스:... 고독? (저에게 미소를 지으며 하는 말은 조금은 서글프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처음 들어봐.... 그래도... 꽃은 예쁘네. (가만히 내려다보는 그의 낯이 조금은 은은하게 밝아집니다. ) 이 꽃을 이렇게까지 가꾸고 있었던거야? 평소에는 잘 못 봤었던것 같은데, 그런 네 면목. 말이야.
 
에단 루크:원랜 정원사 분이 가꾸는데, 오늘은 제가 맡겠다고 했어요.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요. (에리카 꽃으로 작은 다발을 만듭니다.) 손님에게 선물할 생각이에요. 자식분을 잃었잖아요.
 
평이한 어조로 말하는 말들은 묘하게 기이한 형태입니다.
 
이안 녹티스:...? 이 꽃을 손님에게 선물하기에는 꽃 말이 너무 슬프지 않아? 애도를 위한 꽃은 아닌 것 같은데,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당신에게 되묻습니다.) 자식을 잃은 사람에게 이런걸 줬다가는 분명.. 뺨을 맞을지도 몰라.
 
에단 루크:그러니까 드리는거예요. (나오는 말은 정정된 것이 아닌, 더 견고히 확인시키는 것 뿐입니다.) 드려야만 하거든요.
 
에단은 문득 당신을 응시합니다.
 
말없이 한참이나.
 
그 눈에 깊게 박힌 애정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맹목.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그가 입을 엽니다.
 
에단 루크:..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
내가, ..내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날 만나러 와.
 
..무슨 뜻이죠?
 
이안 녹티스:.... 에단...? 무슨 ... 말이야....?
 
에단 루크:..그리고 꼭 방아쇠를 당겨.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요.
 
뭘 의미하는 이야기인가요?
 
에단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꽃다발을 들고 자리를 떠납니다.
 
뒷마당은 더 볼 것이 없습니다.
 
부엌이나 휴게실에 가볼 수 있습니다.
 
이안 녹티스:(에단이 무엇을 말하는지 몰라서, 불길한 기분에 몸을 떨던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부엌으로 향했습니다. 음식이 잘되었는지 확인해야만 했으니까요.)
 
당신은 부엌으로 향합니다.
 
하인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음에도 산 자들은 음식을 먹고 살아가기에 맛있는 냄새가 만연합니다.
 
하인들은 당신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무어라 떠들고 있습니다.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이 속닥속닥.
 
듣기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1:린튼 가 사람들이 가문 구성원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그런데 소문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하퍼 린튼 씨가 마지막 후계자였다더라.
 
하인2:그럼 뭐야? 그 부부만 남은 거야?
 
하인1:글쎄, 아직 일가 친척이 몇 살아있긴 했다는데 전부 죽으면 대가 끊기는 거겠지...
 
...부엌에선 더 볼 것이 없습니다.
 
이안 녹티스:(말업싱 휴게실로 향합니다)
 
당신은 휴게실로 향합니다.
 
휴게실은 고요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되어 있을 뿐입니다.
 
탁자와 벽난로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안 녹티스:(조용히 벽난로 앞으로 가봅니다)
 
벽난로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방금 막 장작을 넣었는지 타닥타닥, 잘도 탑니다.
 
...응?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조각이 존재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안 녹티스:(무심코 손을 뻗습니다)
 
당신은 종이조각을 꺼냅니다.
 
기묘한 글자들이 일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
 
...이런 게 원래 있었던가요?
 
이성 판정 해봅시다.
 
이안 녹티스: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종이는 이미 탔던지라, 남은 단어가 몇 안 됩니다.
 
...전염을 통한..지배....
 
..그리고 그 아래에 그려진 소름끼치는 거미 그림.
 
벽난로에선 더 볼 것이 없습니다.
 
지나칠 때 즈음, 당신의 눈에 카펫 아래에서 삐죽 튀어나온 종이가 보입니다.
 
이안 녹티스:(몸을 굽혀 카펫 아래에 튀어나온 종이를 주워봅니다.0
 
어디 책에서 뜯어온 듯한 종이 한 장입니다.
 
적혀있는 것은...암호일까요?
 
전부 지역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최종적으로 이곳에 머무름.
 
가장 마지막에 적힌 글자는 명백한 암호라, 확실하게 읽기가 어렵습니다.
 
교육이나 지능 판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안 녹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저런.
 
교육 판정도 한 번 굴려보겠어요?
 
이안 녹티스: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
 
그러니까...
 
과거 학교에서 배웠는데.
 
해독하자면.....이름이군요.
 
낯선 퍼스트 네임과 익숙한 라스트 네임.
 
린튼.
 
이 필체는 에단의 것 같습니다.
 
우선 이 린튼의 이름은 적어도 하퍼 린튼의 부모님의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른 린튼인가요?
 
친척? 가문 구성원?
 
도대체 이걸 왜 적어둔 거죠?
 
뭘 위해?
 
그들이 지내는 지역은 왜 알아내는 거고?
 
카펫에선 더 볼 것이 없습니다.
 
탁자를 볼 수 있습니다.
 
이안 녹티스:(혼란스러운 시선을 탁자로 던집니다.)
 
탁자엔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이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자 신문이네요.
 
1면엔 하퍼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용의자가 몇 추려졌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속에 빠져드는 중이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에단 루크.
 
머릿속을 스치는 이름입니다.
 
에단 루크...
 
탁자에선 더 볼 것이 없습니다.
 
마침 바깥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인이 찾아와 가족분들이 먼저 응대할 테니 잠시 방에 가 있으셔도 된다고 이릅니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총 소리가 울렸습니다.
 
명백한 총소리입니다.
 
근원지는 현관.
 
이안 녹티스:(놀란 얼굴로 그는 급하게 뛰어 현관으로 향합니다.)
 
현관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피가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에단이 서 있습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그를 응시합니다.
 
에단의 손을 보면,
 
그래요.
 
리볼버.
 
리볼버가 쥐여져 있고, 그리고....
 
바닥에는 린튼 부부의 시체가 쓰러진 상태입니다.
 
이성 판정.
 
이안 녹티스: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1d2를 굴려주세요.
 
이안 녹티스:
rolling 1d2
 
(
1
 
)
 
 
=
1
 
이성 -1
 
피가 튄 뺨을 든 에단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어쩐지 이 현상이 익숙한 얼굴.
 
웃는 낯에는 슬픔이 번져 있습니다.
 
숨을 뱉은 그가 소리 없이 발음한 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이안.
 
이안.
 
에단 루크: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 중얼거림.
 
누군가 외칩니다.
 
날카로운 비명입니다.
 
살인자! 살인자야!
 
사용인들이 뛰쳐나가 에단을 제압하고 총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에단은 단 한 번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무릎이 꿇렸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은 여전히 간절하던가요.
 
절박했던가.
 
추락한 꽃다발이 무참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의해 짓밟힙니다.
 
망가지고 뭉개진 꽃이 지금의 에단 같습니다.
 
마침내 고개를 떨군 그의 어깨 너머,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에단을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집니다...
 
그 가운데 문득 마주친 에단이 입을 벙긋댑니다.
 
권총.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
 
내가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날 만나러 와.
 
마침내 연행되는 에단이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충격은 여전히 당신을 강타한 채 여파를 남겼습니다.
 
살인마.
 
에단이 살인마라니.
 
어떻게 할까요, 이안.
 
지금부터 당신의 선택이 오롯이 모든걸 결정할텐데.
 
이안 녹티스:에...단, 에단. (멍하니 에단의 이름을 되뇌였습니다.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자신이 방금 무엇을 본것일까 몇번을 생각해봐도 답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에단이... 사람을 죽였다... .. 어째서? 그 의문을 파고들기도 전에 그는 힘없이 일어났습니다. 에단을 만나야만 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에단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당신은 에단의 방으로 향합니다.
 
그의 방으로 돌아가 침대 밑을 살피면..
 
정말 그가 말한대로 여분의 권총과,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도 하지 못할 정도로.
 
꺼내어 보면 비밀번호가 걸려 있습니다.
 
다이얼을 돌려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단 하나의 숫자면 되는데.
 
뭐라고 입력해야 할까요?
 
이안 녹티스:어떡.. 하지.. 어떡...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무엇을 입력해야할지 몰라 그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습니다. ) 3... 3...?
 
3을 돌려보았지만, 뚜껑은 열리지 않습니다.
 
어젯밤 에단의 방에서, 한 숫자를 보지 않았었나요?
 
이안 녹티스:...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저도 모르게 다이얼에 6을 입력했습니다.)
 
6으로 돌리면 딸깍,
 
뚜껑이 열리고...내부엔 돌돌 말린 양피지가 놓여 있습니다.
 
꽤나 낡았고, ...예사 종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종이를 펼치면 한 호텔의 주소가 적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귀퉁이에는 린튼의 성을 단 몇 명의 이름이 동그라미 표시되어 있네요.
 
그리고...
 
<시간을 돌리는 주문>이 적힌 상태입니다.
 
그 방법은 타살.
 
자신에게 주문을 건 술자가 타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 시간이 특정 지점-최대 한 달 전으로 돌아간다.
 
술자가 죽인 이들은 돌아가는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과거에 도달해도 여전히 죽은 사람이 된다.
 
이 과정에서 얻은 상처 또한 그대로 육체에 보존된다.
 
고로 타살이 아닌 자살을 할 경우 술자 또한 시간을 돌리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다.
 
이성 판정.
 
이안 녹티스: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1d3 굴려주세요.
 
이안 녹티스:
rolling 1d3
 
(
2
 
)
 
 
=
2
 
이성 -2
 
잠깐,
 
그러고보니 에단이 뭐라 했죠.
 
방아쇠를 당신이 당겨주길 바란다 했던가요.
 
지능 판정을 해봅시다.
 
이안 녹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에단의 몸에 나 있던 상처들...
 
설마.
 
설마.
 
....
 
당신은 에단이 구금되어 있는 곳으로 조용히 향합니다.
 
당신이 피해자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관계임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그는 당신에게 고요히 묻습니다.
 
에단 루크:...총을, 가져왔나요.
 
이안 녹티스:(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린 그는 당신을 향해 물었습니다.) ...에단.. 물어볼게 있어.
 
에단 루크:..뭔가요?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는 낯은 아까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생각이 안 될 정도로 고요합니다.)
 
이안 녹티스:그 흉터.... 어디서 얻은..거야... 이제... 대답해줄수 있지..(덜덜 떨리는 손으로 물어옵니다. 정말로 대답을 듣고 싶었으니까요.)
 
에단 루크:...(당신의 말을 말없이 듣고 있다가 당신을 바라보며 입을 엽니다.) ..당신 혹시, 상자를 열었어요?
 
이안 녹티스:...... (침묵은 아마도 긍정이라고 했던가요. 그는 아무런 대답없이 당신에게 다시 물어왔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음을 직감한 탓이겠죠.) 대답...해줘... ..
 
에단 루크:....(찰나, 허탈함이 스쳤던가요. 당연합니다. 이제까지 잘 숨겨왔는데. 이번 한 번으로...) ..사람을 죽이는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저한테도 위험이 컸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고요한 낯으로 돌아갑니다. 어쩌면 이제서야 진정한 것일지도..)
그게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며 축적되면...제 몸에 점점 그 흔적이 늘어나는 것도 어쩔 수 없죠. 나 또한 죽임을 당해야 하니까.
...제가 다 죽였어요.
시간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돌려서.
 
그렇게 말하는 에단은 고개를 숙인 상태입니다.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그 목소리에 깃든 건...
 
죄책감?
 
고통?
 
혹은 후련함?
 
시원한 복수심?
 
혹은 그 모든 것?
 
에단 루크:...얼마 남지 않았어.
 
끌려가면서 중얼거린 그 한 마디를 연신 반복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에단 루크:이게 마지막이야.
 
못내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말도 안 돼.
 
다정함이라니.
 
다정할 수가 있다니...
 
에단 루크:당신은 끝까지 모르길 바랐는데..
그 양피지를 당신도 본 이상...당신에겐 숨길 수가 없게 됐어. 이제까지 잘 숨겼는데...
...그렇지만 이제 마지막이야.
방아쇠를 당겨줄래요? ...날 죽여줘.
 
이안 녹티스:(가만히 듣고 있던 그는 ... 입꼬리를 당겨 미소 지었습니다. 조금의 평온함? 아니요. 슬픈 웃음이었습니다.) 정말로... 나쁜 사람이야. 에단은,
(가지고 온 권총을 들어 가만히 당신의 이마를 향해 겨누었습니다. 그 손은 애처로울정도로 덜덜 떨리고 있었습니다. 잔혹하게도-, 이제야 제 감정을 입에 담게 된 그는 눈물을 툭툭 떨어뜨렸다.) 널...사랑하는 나에게 너를 죽이라고 부탁하다니... 넌.. 넌 정말 나쁜 사람이야..
(그런 당신을 몇번이고 거부해왔던 우유부단한 자신또한 나쁜사람이지만, 그는 당신을 바라보며 방울방울진 눈물을 그칠줄 모른채 부드럽게 미소지었습니다.) 그렇지만... 들어줄게. 널... 사랑하니까. (그렇게 말한 그는 결국 있는 힘껏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그는 눈을 감습니다.
 
기꺼운 표정입니다.
 
이 순간이 너무나 익숙한 표정.
 
당신이 꺼낸 권총에 놀란 경찰들이 뛰어와 제압을 시도하려는 순간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탕,
 
소리와 함께 그대로 총알이 에단을 관통하고...
 
당신을 보고,
 
희미하게 웃는 얼굴이.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시야가 암전합니다.
 
....
 
정신을 차리면,
 
햇살이 들어오는 방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달력을 살피니 정략 결혼에 관한 통보를 듣던 날입니다.
 
결혼식에서 한 달 전.
 
정말 시간이 돌아갔습니다.
 
정말로 다시 과거에 돌아온 것입니다.
 
잠깐,
 
에단은 어디 있죠?
 
이번엔 또 어디로 간거예요?
 
이안 녹티스:에단...?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숄을 걸치고 방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당신은 에단의 방으로 뛰어가 보았습니다.
 
그의 방으로 뛰어가면, 말도 안 되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정하게 깔린 이불과 텅 빈 방 안.
 
모든 짐이 빠져나간 장소.
 
에단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책상 아래 아주 조금 열려있는 서랍 하나가, 그가 이곳에 있었다는 희미한 증거가 될 뿐입니다.
 
이안 녹티스:...어.. (조금 열려있는 서랍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서랍 내부엔 거미의 얼굴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그 안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 지배한 숙주 명단]
 
[숙주의 근원지인 린튼 가문원 명단]
 
아이호트의 일족?
 
의문을 갖기도 잠시입니다.
 
이 명단,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나요?
 
지능 판정을 해봅시다.
 
이안 녹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실종, 사망자의 명단,
 
에단이 죽인 이들의 이름과 일치합니다.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 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는 내용.
 
그 수를 늘리려 한 내용.
 
수를 늘려 마침내 저들의 신을 불러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그 숙주인 린튼 가의 다음 숙주로 점찍힌 이는,
 
당신입니다.
 
이성 판정
 
이안 녹티스: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1d4 굴려주세요.
 
이안 녹티스:
rolling 1d4
 
(
1
 
)
 
 
=
1
 
이성 -1
 
그 아래 필기체로 휘갈겨진 한 문장은 에단의 글씨체입니다.
 
지켜야 해.
 
...에단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어디론가 사라진 그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방을 나가면 사용인이 지나갑니다.
 
이안 녹티스:(급하게 나가 사용인을 붙잡는다) 저기..!
 
하인1:? 도련님, 무슨 일이세요? 에단의 방에서 나오고.
 
이안 녹티스:그 그게... 어디.. 어디에..? 에단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 (흔들리는 눈으로)
 
사용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습니다.
 
하인1:에단은 방금 떠났는데, 인사 하고 가지 않던가요?
 
떠났다고?
 
도대체 어디로?
 
이안 녹티스:어.. 어디로..? 어디로 간다는 말은 하지 않고..?
 
하인1:마지막으로 남은 일처리가 있다고 했어요. 그것만 말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갔습니다.
 
지능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에단이 마지막 남은 린튼 가의 친척이 머무르는 장소를 메모했던 종이가 떠오릅니다.
 
그래, 씨를 말릴 작정인 모양이죠.
 
그게 무엇을 위한 것이든.
 
그 수많은 살인을 거듭해야만 했던 이유는 당신이었을까요?
 
손에 피를 그렇게 묻히고,
 
그렇게 죽어갈 가치가 있는 존재였단 말인가요, 그에게 당신은?
 
몸에 난 무수한 흉터들.
 
망가져가면서도 지켜야 했던 건가요? 당신을?
 
하인1:...아 맞다, 에단이 도련님께 이걸 전해달라 했어요.
 
사용인은 문득 당신에게 편지를 내밉니다.
 
편지엔 간결한 문장이 몇 개 남겨져 있습니다.
 
다시 돌아올게. 꼭 돌아올게.
 
당신에게 올 거야.
 
그러면 내 마지막 순간에,
 
마지막 순간에,
 
내 곁에 있어줄 수 있어? 그래줄 수 있어?
 
나는 네가 필요했어.
 
나는 너만 필요했어.
 
마지막 순간.
 
마지막 순간!
 
도대체 그 마지막 순간이 뭐길래.
 
정작 지금 곁에 없는 건 그 자신이면서!
 
그래요. 그는 당신을 위해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었나 봅니다.
 
몇 번이고 고쳐 죽어가면서도 이 모든 일을 감내해야 할 정도로 당신을 사랑했나 봅니다.
 
그럼 당신은?
 
당신은 어때요.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나요?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나요?
 
못한대도 상관 없을 겁니다.
 
적어도 그 사람은 할 수 있으니까.
 
그거면 되는 이야기 아닐까요.
 
어떻게 할까요 이안.
 
에단은 당신에게 돌아오겠다 했어요.
 
그를 기다리거나, 아니면...직접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안 녹티스:... 내가, 어리석었어. (편지를 꽉 움켜쥐던 그는 멍하니 중얼거립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를 아낀다고, 사랑한다고 해놓고... 그 무엇보다도 많은 상처를 에단에게 주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자신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뻔하니까요.) 기다리는건.. 지쳤어. 더 이상 널 혼자두고 싶지 않아.
 
지능 판정 해볼까요.
 
이안 녹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에단의 수첩에 적혀있던 메모가 떠오릅니다.
 
이곳에서 얼마 멀지 않은 지방의 한 호텔이었습니다.
 
분명, 지금 쫓아간다면 아주 늦진 않을 겁니다.
 
...
 
당신은 지도를 들고 에단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로 결심합니다.
 
기차를 잡아 타고 움직이는 당신을 누군가 만류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나,
 
그런게 중요하던가요?
 
에단이 향한 장소는 린튼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역의 고급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안쪽으로 들어가면, 에단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주위 호텔 직원을 잡고 대인 기능 판정을 통해, 린튼 가 일원의 행방과 에단의 행방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안 녹티스:(지나가던 호텔직원을 붙잡습니다.)
말재주
기준치: 35/17/7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호텔 직원 :..? 무슨 일이시죠?
 
음...
 
거짓말이라도 쳐볼까요?
 
호텔 고위직과 연결되어 있다거나,
 
지배인의 자식이라든가...
 
이안 녹티스:... 이곳 지배인의 아들입니다만... 아버지께서 이곳에 린튼가의 사람이 머물고 있다고 말씀하셨던걸 들어서요. 심부름 차 그분을 찾고 있는데 혹시 어디 계신지 아십니까?
 
호텔 직원 :아....? 아아...린튼 가...그쪽 사람들이라면 2주 전쯤부터 VIP룸에서 숙박하고 있습니다.
바깥으론 거의 안 나오고 룸서비스를 시켜도 얼굴을 보이질 않아서...어떻게 지내는지는 저희도 잘 모릅니다. 외출을 하는지조차도 모르고요.
 
이안 녹티스:... 그렇습니까? ... 아버지께서 그분을 찾아오신 손님이 있으시다고 하셨는데... . 아, 안그래도 지금 그 손님께서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사라지셔서 그렇습니다만.. 키가 조금 크고 짧은 갈색머리에 분홍색 눈동자를 가진 남성을 못보셨는지..?
 
호텔 직원 :음....(미간을 잠시 찌푸리다가) 혹시 이름을 아시나요?
 
이안 녹티스:... 이름은 아마도, 에단 루크 라고 했던가요.
얼굴이 화려하게 생겨서 곧바로 알아볼수 있을정도입니다.
 
호텔 직원 :에단 루크? 아...그러고보니, 며칠 전에 온 사람의 이름이 에단 루크였던 것 같아요. 오래 전은 아닌데.. 그 사람도 린튼 가 사람들을 찾았었거든요.
바깥으로 유독 자주 나다니던데, 근래 밖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느지라 다들 외출을 꺼리는 마당에 왜 굳이 위험한 짓을 하는지...
 
이 호텔에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럼 이제 문제는 몇 호에 있느냐인데..
 
이 정보에 대해선 대인 기능 판정 어려움 이상이 떠야만 합니다.
 
이안 녹티스:
말재주
기준치: 35/17/7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이런.
 
몇호인지 알아내는 것은 무리였던 걸까요?
 
그 때,
 
마침 룸서비스를 시키는 전화가 들립니다.
 
직원이 저들끼리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야! 또 룸서비스를 시켰대."
 
"901호실 맞지?"
 
901호실.
 
가야할 곳은 정확해졌군요.
 
어서 올라가요, 이안.
 
이안 녹티스:(901호실로 향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올라가면,
 
발을 딛기 무섭게 탕, 하는 총성이 들립니다.
 
얼어붙어 있을 시간도 없습니다.
 
901호실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에단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으니까요.
 
그는 꽤 당황한 눈치입니다.
 
에단 루크:...이안? 당신이 어떻게 여길,
 
이안 녹티스:(당황한 얼굴을 하고 있는 당신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주인을 두고 먼저 가버리는 사용인이 어디있어. 너무 안와서... 마중왔잖아.
 
감동적인 재회....
 
도 잠시,
 
총성에 사람들이 몰릴 조짐이 보이자 에단은 즉시 자리를 뜹니다.
 
에단 루크:....1층, 1층에서 만나요.
 
비상구를 통해 사라진 에단을 쫓아갈 수도 있고, 1층으로 가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이안 녹티스:... (이번에는 오겠지. 급하게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있기로 했습니다.)
 
소란스러워진 호텔 안,
 
한적해진 1층에서 곧 에단이 내려옵니다.
 
에단 루크:....이제 다 끝났어요. (당신을 보고는) ..지금은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진심이 담겨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한 기쁨 또한 있었는지 눈이 희미하게 반짝인 것도 같습니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난 이제 돌아갈 수 없어요.
 
이안 녹티스:왜... 돌아갈수 없는건데, (그를 향하는 시선이 올곧습니다. 언제나와 같이 말이에요.) 이제... 이제 그만해도 되잖아. 이제는.. 그냥, 나랑 있으면 되잖아... 아니야..?
 
이안은 더 이상의 말은 해주지 않고 그저,
 
집으로 같이 돌아가자고만 합니다.
 
에단 루크:..마지막이 머지 않았어요.
모든걸 말해줄테니...같이 돌아가요.
 
이안 녹티스:(그 말에 멈칫한 그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듯하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모든걸 말해주겠다는 그의 말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요)
 
당신과 에단은 돌아가는 기차에 오릅니다.
 
기차 안에서 곤히 잠든 에단은, 살인마라고 믿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투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덜한, 살해를 거듭한 굳은 살이 박힌 손.
 
에단이 잠든 사이, 당신은 신문을 봅니다.
 
1면에는 속보로 뜬 린튼 가 살해 사건에 관한 기사가 적힌 상태입니다.
 
문득 복도 건너편의 누군가가 에단을 힐끔대는게 느껴집니다.
 
기사 내에 서술된 용의자 외관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그러나 옅은 호기심이 전부였는지, 그 이상으로 우리에게 접근하진 않습니다.
 
에단은 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잠에서 깹니다.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기색입니다.
 
어느새 창밖에는 밤이 찾아왔습니다.
 
에단 루크:...저택으로 돌아가요.
그곳 정원이 있는 곳에....히스 꽃이 있는 곳으로 가요.
 
이안 녹티스:... 거긴.. 갑자기 ... (무언가를 말하려는듯 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입니다.)
 
당신과 에단은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
 
저택 뒤쪽에 난 정원으로 따라나가면, 에단이 그곳에 서 있습니다.
 
달빛 아래 에리카 꽃무리에 섞인 그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지치고 상처가 가득합니다.
 
꽃무더기 사이에 주저앉듯 앉는 모습은 일어설 기운조차 없음을 알립니다.
 
뺨에는 너덜한 거즈가 붙어 있습니다.
 
어디서 얻어온 흉터인지 모릅니다.
 
또 늘었군요.
 
또...살인을, 함으로...
 
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에단이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아니, 느껴지는 게 아닙니다.
 
흐릿합니다.
 
제 몸을 보던 에단이 느릿하게 말합니다.
 
에단 루크:..난, 이제 곧 사라질 거예요.
 
이안 녹티스:그게.. 그게.. 무슨..소리야..?
다짜고짜.. 그런 이야기를 하면.. 나는...
 
에단 루크:....(지친 얼굴로 당신을 보는 눈엔 체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당신에게 향한 애정이 들어 있습니다.) 시간을 돌리는 짓을 하는데..대가가 없을리가 없잖아요.
..이번이 마지막이었어...
이제 세상은 안전하겠죠, 숙주들을 모두 없앴으니까...더는 번식하지도 않을거야.
....당신이 결혼을 한다길래, 린튼 가에 대해 알아봤던 것 뿐이었어요.
그것 뿐이었는데...그들이 그런 비정상적인 상태일줄은 몰랐어요.
그들이 다음 숙주로 당신을 고르려 했고...난 그걸 볼 수 없었어요.
 
에단 루크:그게 전부야.
 
이안 녹티스:(숨이 턱 막혀오는 기분이었습니다. 너를 거부하기만 해왔던 나를, 그렇게까지 해서 지켜야만 했던 가치가 있었어..? 그렇게까지 했어야만 했어..? 어떻게 그렇게 사라져가면서 태연하게 말할수 있을까요? 그의 눈에서는... 당신을 다시 잃을수밖에 없다는 괴로움으로 인해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하는데, 손을 뻗습니다. 차가운 뺨에 붙은 너덜한 거즈 다시는 만질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멀쩡하게 사고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잔인한 사람, 차라리 사랑하지 말았어야 함이 옳았을까요.) 난... 너를 선택하지 못했는데, 어째서... 어째서 너는...
 
에단 루크:.....(힘없이 들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떨구며 입을 엽니다.) ..넌 이미 손에 쥐고 있는게 많았으니까. 잃을 수 없었을 테니까....그게 무엇이 됐든..
...처음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땐 미치는 것 같았어.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지? 왜 이래야 하는 거지....(힘없이, 끊길듯 말듯 말을 이어가며 힘겹게 몸을 옮깁니다.) ...네가 미웠어. 아무것도 모르고, 항상 똑같이...약혼을 했다 하는 네가....(세상 누구보다도 미워하고, 그 누구보다도 몸부림을 쳐봤지만 결국..나의 종착지는, 당신의 품 안인걸요. 당신의 어깨에 힘없이 기댄 얼굴을 느리게 부빕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애정표현인 것처럼, 이 이상으론 무엇도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통탄인 것처럼.) ....하지만, 널 사랑하는걸...난 너밖에 없는걸..
....결혼 같은 거 안 했으면 좋았잖아.
 
다정한 목소리입니다.
 
에단 루크:그러게 내가 하지 말라 그랬잖아....
 
이제 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모를 이야기들입니다.
 
너덜하고 상처투성이인 에단은 그저 평온한 얼굴입니다.
 
가시면류관을 쓰고 십자가를 진 메시아가 꼭 저런 모습일까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인간처럼 보이죠...
 
내 마지막 순간에 네가 함께하길 바랐다는 말.
 
그저 내 곁에 네가 있길 바랐다는 말.
 
힘들었다는 말. 아팠다는 말.
 
무던한 문장들이 스쳐지나가고
 
아, 맙소사.
 
이별의 때가 도래했습니다.
 
그렇게,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이안 녹티스:(내가 뭘 어떻게 해야만 했을까, 내가 너를 만나지 않았다면 너는 지금 이자리에서 괴롭지 않을수 있었을까? 이런 상처 없이 그저 행복하게 평범하게 살수 있지 않았을까? 같은 수많은 생각들이 지나갔지만, 자신의 저지른 과오를 되돌릴수는 없는법입니다. 되돌리는 방법이야,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옳은 일일까요? 이 잔혹하고 괴로운 이별을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법일진데, 이안 녹티스에게는, 에단 루크에게는 더 이상 남은 시간이 없게되었습니다. 두 손을 들어 당신의 뺨을 어루만진 그는 한참을 말없이 눈물만 흘리다가 울음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결혼 같은 거, 하지 말고 그대로 있었다면 난, 아마도 너와 똑같은 길을 걸으면서 웃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가문만을 위해 선택했던 모든 일들은 결국 스스로를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잃게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가지고 있었던 하나, 당신, 에단 루크라는 사람을 이제는 잃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에게 남은것은 무엇이 될까요. 슬프게 웃는 얼굴이 당신을 직시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할수 있을까, 자신은 용기가 없기에, 너무나도 약하고 여린 사람이기에 그 무엇도 저지를 용기가 없었지만 아마도 지금은 그럴 용기가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나.. 여태까지 참 .. 말도 안되는 선택을 강요받았고, 했었지..? 그로 인해서 사랑하는 너에게 상처를 줬다니.. 아마도 나는 죽어서도 그 벌을 받게 될거야. (눈을 잠시 느릿하게 감았다 뜬 그가 당신을 올곧게 보며 아프게 웃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네 곁에 있을수 있느냐, 라고 물었었지. 응.. 이제 대답할수 있어. 그럴 수 있어.
(그는 눈물을 흘리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네가 없는 세상은 그저 지옥이야. (어찌 이리 잔혹한 사랑이, 사랑이란 말인가요?) 같이 가자. 어디로 가게 될지는 몰라도 이번에는 제대로 그 뒤를 있는힘껏 따라가볼게. (그렇게 말하고는 평소 품에 지니고 있던 약병을 꺼내들었습니다. 귀족이라면 자신의 신변보호를 위해, 죽어서도 능욕당하지 않기 위해 가지고 다니는 것, 아마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당신은 짐작했겠지요. 그는 망설임없이 약병에 있는것을 삼켜버립니다.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할수 있나. 그래요. 자신 역시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지를수 있습니다. 머지 않아 제 몸도 바스라져버리겠죠. 점점 타들어가는 고통을 잇사이로 꾹꾹 억눌러내며 그는 간신히 당신을 부릅니다.) 에단.
 
에단 루크:(나는 당신이 살기를 바랐던가요?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선택을 막을 힘이 없으며....나의 존재로 지켜낸 세상속엔, 나도 당신도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사무치도록 슬펐던가요, 혹은 억울했던가요. 혹은....사라져가는 나와 함께 하겠노라 남은 숨을 포기하고야 마는 그의 행동에, 그제서야 지독한 사랑을 느끼게 되어 환희에 젖고 말았던가요.
참으로 지독한 시간이었습니다. 고통이었으며, 한 순간도 느슨해질 수 없던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사라져갈 끝을 향해 달려가는 나날들. 그 속에서 당신이라도 살아남아 이 생을 사는 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당신을 뭐라 할 수 없어요. 나는 이 끝자락에서야, 그것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야 말았으니까요. 울연해지는 숨을 희미하게 뱉으며 나는 웃고야 맙니다. 이 세상에서 지워지기 전에 확인 받은, 누구도 방해 못할 사랑...어떻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나요? 이 모든 것이.
나는 이대로 영원히 지워지겠지만,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잃은 당신은, 언젠가 환한 세상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합니다. 언젠가....지독한 고요 속에서 모든 고통도, 나도 잊은 후에...언젠가.)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의 감각이 이젠 희미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손을 뻗어 나를 부르는 당신의 뺨을 만집니다. 고개를 들고 마지막으로 입맞춤을 나누어요. 답하고 싶어도 소리를 잃고야 말았으니, 내가 당신에게 답할 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입니다.)
 
이안 녹티스:(아마도 처음이었습니다. 당신의 눈물을 보게 된것은, 심장이 금방이라도 찢겨질거 같은 고통으로 인해서 입에서 잔기침이 흘러나오고, 그 옅은 잔기침의 여파로 주변에 바람에 흩날리는 히스꽃에 붉은 것이 묻어나와 히스꽃은 어느덧 검붉게 되었습니다. 기뻤을까요. 이 붉게 물든 꽃은 마치 우습게도 자신과 당신의 결혼식때 뿌리는 꽃잎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 머나먼 미래에는 그런 상상을 꿈꿀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로, 잔혹하고 지독한 사랑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울수 없었기에 참을수 없었기에 선택한 방식은 오히려 서로의 사랑을 더 진득하게 얽어낼 최적의 선택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주 머나먼 훗날에 당신을 다시 만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는 당신과 아름다운 사랑을 이룰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결같은 상상속의 당신은 이제 울지 않고 행복하게 웃고 있겠지. 분명..그러겠지. 내 행복은, 네가 아니면 완성되지 않아. 네가 나만을 필요로 했듯이, 네가 마지막 순간에 내가 함께있기를 원했듯이.)
(마지막으로, 그리고 처음으로 제 입술에 와닿는 감각은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사실 그는 잘 몰랐습니다. 서서히 사라져가는 감각은 그런 달콤한맛도 빼앗아가버렸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뺨을 만지며 입맞춤을 하는 당신과의 이 사랑이, 이 행위가 달콤하다고 느꼈습니다. 부드럽게 제 입술위에 내려앉은 입술을 더 느끼고 싶어서 느릿하게 눈을 감은채 당신의 목덜미에 두 팔을 둘렀습니다. 처음 맛보는 애정은, 사랑스러우며 달콤하고... 끔찍할정도로 짜서 따끔거렸습니다.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는 당신의 입술에 가볍게, 몇번 입맞추는 그의 입술이 붉습니다. 핏물로 번져가기 시작함에도 그는 행복하게 웃습니다. 당신과 함께 시작되는 이 죽음조차 나에게는 행복의 완성이니까.) 히스.. 꽃말이.. 고독이라고 했던가. (나지막하게 떨려오는 목소리로 그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전혀 아니야. 이렇게 가득 모여 있으니까. 전혀, 외롭지 않아. (그는 힘없이 웃어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이제 없는것 같았습니다. 희미한 시선을 들어고개를 들어 당신의 뺨을 바라봅니다. 눈물... 이제 그만 울어야 할텐데. 웃어야지. 우리.. 같이 떠나는거잖아. 무의식적인 생각으로 인해 그의 몸이 앞으로 휘청입니다. 흔들리는 시야속에 남는것은 그저 당신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입니다. 천천히 천천히 고개를 간신히 치켜들어서 눈가에 간신히 입맞춘 그가 벙긋 벙긋 입술을 움직입니다. 작은목소리로 뱉은, 세글자.. 사랑해... 그것을 끝으로 실이 끊겨져버린 인형처럼 그는 앞으로 고꾸라지고 더이상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완전한 암전, 그제서야, 그는 끝이 난것입니다. 그제서야.)
 
이 마지막 순간에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붙는다면
 
그 끝조차 우리는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을.
 
달빛이 저희의 몸 위를 감싸고, 당신에겐 그제서야 마지막 선택이 주어졌습니다.
 
오롯이 당신의 의지로 이루어진 선택이요.
 
품안의 에단은 서서히 숨을 잃어갑니다.
 
우리 같이 죽자.
 
이 세계의 끝자락에서 함께 흩날리자.
 
우리, 라는 단어에는 꽤 끔찍한 부분이 있어서
 
단 한 사람의 부재로도 우리, 가 성립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마지막을 넘어서도 우리, 가 되려면
 
같은 세계에 속해야 했던 겁니다.
 
그래서.
 
그 어떤 죽음도 기꺼울 수 없으나,
 
달빛에 반사되는 에리카 꽃의 꽃말은 고독이나,
 
함께라면 분명 외롭지 않을 거예요.
 
분명히 그럴 거라는 생각이.
 
귓바퀴를 스치는 바람은 마치 폭풍처럼 들립니다.
 
이 종말이 아름답게 여겨지는 순간이 도래할까요.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끝에서야 함께 물들어, 꽃들 사이에 묻힙니다.
 
이번에는 시계 초침이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꽃향기가 강하게 풍기는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KPC 소멸, PC 로스트
 
END 4. 친애하는 나의 캐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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